시편들을 숨죽여 읊조리다 침묵의 여울 속에 발을 담군다. 나도 모르게 새어나오는 한숨 소리. 시인의 상처인지 나의 상처인지 모를 그 어떤 풍경 속에 너울거리는 시름. 이내 마음 한구석이 저릿해짐을 느꼈다. 칼날이 남긴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상처가 지나간 자리. 나와 당신, 그 서성거림의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