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7일 - 페로제도
윤대일 지음 / 달꽃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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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는 언제든지 환영이다. 책 표지도 너무 눈에 띄고 예쁜 것 같다. 책의 매력을 하나 말해보자면, 진짜 생동감있게 이 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책 곳곳에 QR코드가 있는데, 이 QR코드를 찍으면 저자가 여행할 때 찍었던 유튜브 영상이 나온다. 여행 사진도 있고, 여행 정보도 많이 들어 있다. 종합적인 여행 서적을 찾고 있는 사람에게 매우 추천하는 책이다. 참고로 저자는 페로 제도를 여행했다.

 

우리는 일을 할 때나 사람을 만날 때나 우선순위에 맞게 일상생활 속에서 움직인다. 여행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여행에도 사람마다 각기 다른 콘셉트와 그 우선순위가 있다. 어떤 때는 식도락 여행 혹은 액티브 여행을, 또 어떤 날엔 그저 휴식과 일탈을 위한 여행을 하고 싶기도 하다. '어디서도 볼 수 없던 자연과 마주하겠다'는 목적과 콘셉트가 확실하니 불필요한 치장과 음식엔 관심이 없어졌다.

요즘에 나는, 혼자 하는 여행도 좋은 것 같다. 혼자 여유롭게 즐기며 구경하는 것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정말 느긋하게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정에 오래 걸리는 나로서는 오랜 시간을 내 혼자 여행을 가보고 싶다. 해외는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여유롭게 즐기는 여행. 나에게도 콘셉트가 정해졌고, 친구도 없으니 치장은 더욱 더 필요없을 것 같다! 갑자기 당장 떠나고픈 생각이 든다.

 

일단 이곳에선 당신도 자동차 CF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신호등도, 뒤를 쫓거나 마주 오는 차도 없는 뻥 뚫린 도로를 오직 우리만이 만끽하는 떨림이 있다. 또 눈앞에 펼쳐진 대자연을 감상하며 달리는 핸들의 촉감은 현실감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하다.

저자가 얼마나 멋진 여행을 경험했는지 그림이 그려진다. 쭉 뻗은 도로로 달리는 한 대의 차. 그리고 그 차에 타서 보는 풍경이 정말 일품일 것 같다. 버스를 타고 보는 풍경도 좋은데, 창문까지 열어서 보는 풍경은 더욱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저자가 자세한 지명이나 이름을 언급해 더욱 현실감이 느껴진다. 나도 여행을 기록으로 남겼다면 더 생생하게 여행을 기억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다음엔 나도 기록하는 여행을!

 

자연이 만든 산물 중에서도 특히나 폭포를 좋아한다. 아마 시각적 미를 넘어 그것이 주는 생동감 때문일 것이다. 분명 폭포의 역동성은 주변을 살아 숨 쉬게 한다. 암반석에 비친 검푸른 물줄기가 아래로 낙하할 때 만드는 흰 물보라는 다소 밋밋한 전체 풍경에 색감을 완성한다.

나는 폭포도 좋고 바다도 좋지만, 무엇보다 가장 좋아하는 자연은 빽빽한 나무숲이다. 울창한 숲 속의 나무들을 보고 있으면, 이게 진짜 자연이구나 싶다. 신선한 공기와 고개를 들어야 겨우 보이는 나무의 꼭대기를 사랑한다. 숲 속에 있으면 정말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는 것 같다. 갑자기 나도 숲 속의 나무를 보러가고 싶다. 요새 등산이 너무 하고 싶은데, 더 추워지기 얼른 다녀와야 하는지 혹은 날이 풀리는 계절이 갈지 고민이 된다.

저자의 책을 읽고 나니 여행 콘셉트 3가지가 정해졌다. 혼자, 기록, 숲과 나무. 예상치 못했던 수확이라 반가운 결과다. 이번 겨울엔 혼자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기록하는 여행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해당 도서는 서포터즈 활동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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