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빈곤의 도시를 만드는가
탁장한 지음 / 필요한책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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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지역의 문제점을 어떻게 제시했을지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지역 사회의 문제와 공간에 관심이 있어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지역사회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인 것 같다. 실제 사진의 책 표지 디자인이 책의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그동안 쪽방촌 공간을 보아 온 관제적이고 지배적인 기억은, 이곳을 '가난의 상징'으로 통제한 후 줄곧 소비하는 것이었다. 선거철마다 유력 정치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쪽방촌에 들러 민생 탐방을 진행하며 주민들에게 불쑥 찾아가 손을 잡고 위로를 건네곤 했다.

사람들은 쪽방촌을 '가난의 상징'으로 단정 짓고 빈곤의 공간으로 소비한다는 것이다. 정말로 선거철과 같은 날짜가 되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쪽방촌으로 모여 든다. 쪽방촌은 정치인과 기업인들의 보여주기식 선행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빈곤밀집지역의 주된 이미지는 깨진 창문과 만연화된 범죄, 각종 인프라의 부재, 고성방가의 연속, 특유한 가난의 냄새, 어둡고 우울한 느낌 등으로 굳어져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든지 누려야 할 기본적 주거의 권리에서 소외된 이들 동네는 대중들이 빈곤(구조)과 빈민(사람)을 구별하지 못하게끔 하는 착시의 공간이기도 하다.

인프라가 갖추어지지 못한 공간은 점점 더 도태되어 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만 갖추어진 인프라는 지역 사회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쪽방촌과 같은 빈곤 지역은 말할 것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으면, 그 지역에 사람이 생길 거라고 주장한다. 나도 서울에만 있는 인프라 시설을 어느 정도 다른 지역으로 옮기거나 만들어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이용하는 사람이 없다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지역 사회에 인프라를 설치하는 것이 어렵지만 말이다.

사태 이후에도 또다시 삶은 이어지고 있다. 추방이 끈질기게 이루어지는 만큼, 추방을 선고받은 사람들의 응집력 또한 못지 않게 공고해져 왔다. 각종 사회적 압력으로 인해 이미 탈진 상태에 놓여 있는 빈곤한 쪽방촌 사람들이 흩어지지 않고자 대항해왔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이제는 국가가 벼랑 끝에 서 있는 그들의 절규에, 경고에,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

사회복지는 당사자의 거주 욕구와 건물주의 추방 요구에서 고민한다고 한다. 하지만 약자들이 주거권을 침해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가가 어떻게 이들의 삶을 도울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들의 거주지가 허무하게 철거당하지 않도록 많은 사람들의 관심도 필요할 것 같다.

지역 사회, 빈곤에 관해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라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논문 같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도 빈곤, 지역, 사회 등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서평 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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