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지금, 책으로 대리만족만 하고 있는 신세가 속상하다. 국내라도 여행 갔으면 좋겠다 싶지만 그것도 불가능. 나중에 돈 모아서 무작정 떠나보는 여행을 계획해보고 싶다. 난 계획을 세우지 않고는 여행을 가지 못하는 성격이고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혼란스러워지는 '계획'이라는 틀에 강박증을 가진 사람이다. 이런 것을 다 버리고 몸과 돈만 챙겨서 끌리는 곳에 가서 되는대로 여행해보고 싶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서 주인공 월터는 다음 호로 폐간될 잡지의 표지사진을 잃어버린다. 표지사진을 찍은 숀을 찾기 위해 무작정 그린란드, 아이슬란드로 가게 되고 나중엔 히말라야 산맥까지 오르게 된다. 정말 충동적으로 움직이는 여행으로 월터는 돈만 가지고 다닌다. 이 영화 얘기를 꺼낸 이유는, 이게 바로 내가 원하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사실 걱정은 많지만, 언젠간 해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내 버킷리스트. 그래서 지금은 가지 못하는 미국을 대리만족으로 즐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