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또 혐오하셨네요 - 우리 안에 스며든 혐오 바이러스
박민영 지음 / 북트리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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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에 스며든 혐오 바이러스

저자는 혐오와 거리를 두고자 하는 현대인에게 차별과 편견은 항상 우리의 곁에 함께 하며, 누구나 피해자나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 박민영은 인문 작가, 문화평론가로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이 정도 개념은 알아야 사회를 논하지!', '학교는 민주주의를 가르치지 않는다'등이 있다. 왜 적었냐면 이 정도 개념은 알아야 사회를 논하지 이 책을 나도 읽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개념도 알게 되고 재밌게 읽은 책이었어서 생활기록부에도 기재한 책이다. 박민영 저자의 책을 또 한 번 읽게 되니 반가웠다.

세대, 이웃, 타자, 이념 등의 큰 틀이 있고 그 중에서도 난 세대 혐오에 가장 관심이 많았다. 청소년, 청년, 주부, 노인에 관한 혐오를 이야기한다. 2장에서는 여성, 장애인, 동성애자, 세월호 피해자 혐오를 다루고 3장에서는 이주 노동자, 조선족, 난민, 탈북민. 그리고 4장에서는 일본의 혐한, 정치, 이슬람, 빨갱이 혐오를 다루고 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혐오를 이 책에서 보여주는데 나 또한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몇몇 이들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급식충은 청소년을 비하하는 데 있어서 가장 흔히 쓰이는 말이다. 이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11년 초,중학교의 무상 급식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 때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사회에 기여하는 것도 없으며서 선심성 복지에 무임승차하는 자로서 청소년을 비하하는 '급식충'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청소년은 청소년끼리의 혐오도 심한 것 같다. 친구들 사이에 서열을 만들거나, 다른 친구를 비난하기도 하고 욕을 하기도 한다. 물론 청소년만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청소년 때 했던 혐오가 청년이 되었을 때도 아무렇지 않게 이어지는 것이다. 이들은 서로를 향한 혐오뿐만 아니라 주부를 포함한 여성, 노인을 향한 혐오도 아무렇지 않게 행한다. 이들을 향한 혐오 또한 없애야 하지만, 청소년들도 이 시기에 올바른 인식을 갖는 것이 정말 중요할 것 같다.

'맘충'이라는 말은 2015년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공공장소에서 예의를 지키지 않거나 개념 없는 행동을 하는 일부 주부를 비하하는 말로 쓰였다. 예를 들어 카페나 식당에서 떠들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방치하거나, 아기의 대변이 들어 있는 기저귀를 식당에 몰래 두고 가는 등 민폐를 끼치는 엄마를 칭했다. 그러더니 점점 의미가 넓어져 지금은 엄마 전체를 비하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SNS에서 종종 이런 후기를 보고는 한다. 카페에서 아이의 미지근한 물을 만들어달라는 명령을 한 엄마, 아이가 남의 테이블의 음식을 건드리는 행위를 말리지 않는 엄마, 알림장을 보고도 내일 학교에 가야 하냐며 선생님에게 화를 내는 엄마. 이것은 개인과 개인간의 일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일로 사람들의 '엄마'에 관한 인식이 나빠지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전체를 욕되게 하는 행동일 수 있다. 서로 조심하고 해결하고 인식이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혐로'라는 말이 있다. '노인을 혐오한다'는 말로, 고령사회인 일본에서 2010년 즈음부터 유행한 신조어다. 이 말이 지금은 우리 것이 되었다. '틀딱충', '할매미', '연금충'이라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회에서 유행한다. 전통적으로 노인은 공경의 대상이었음을 상기하면 상전벽해의 변화다.

이 책은 이런 혐오가 언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려주는 점이 좋다. '혐로'라는 말이 일본에서 나온 말임을 새로 알게 되었다. 오늘도 누군가 틀딱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을 들었는데 이런 단어는 정말 지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노인 인구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노인 혐오를 줄이는 것 또한 큰 과제가 될 것 같다.

노인 혐오는 주로 20~30대 청년 세대가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청년 세대는 왜 노인을 혐오할까?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노인 인권 종합 보고서'를 보면 노인에 대한 청년들의 부정적 인식이 일자리, 복지 비용 등을 둘러싼 경제적 갈등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시대가 변해도 세대 갈등은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 현재 청년 세대 또한 노인과 갈등을 겪고 있고 현재의 청년 세대는 미래에 청년들과 갈등을 겪을 것이다. 갈등은 필연적인 것이다. 이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사회의 발전이 좌우된다. 하지만 이 갈등이 혐오로 변질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오늘도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누군가를 혐오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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