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특별한 우울 - 우울증에 걸린 정신과 의사의 치료 일기
린다 개스크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울증에 걸린 정신과 의사의 일기

우울은 개인마다 다른 이유로 펼쳐지는 지극히 사적인 것이라 설명한다. 저자 린다 개스크는 세계보건기구 고문으로 일한 적이 있는 세계적인 정신과 의사라고 한다. 이 책은 그동안 자신이 겪어온 우울에 대한 회고이자 정신과 의사로서 만났던 내담자들에 대한 기록을 풀어낸다. 우울은 언어로 표현될 때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한다. 나 또한 우울할 땐 그 우울한 감정을 글로 표현해내는데 마음에 쌓여있던 우울이 좀 풀리는 것 같다.

목차가 있는데 가장 끌리는 제목은 틀어진 계획, 강박, 과거 마주하기이다. 난 세워뒀던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한다. 극한의 J. 그래서 무조건 계획을 많이 세우는 편, 이런 강박이 있다. 강박적으로 계획을 세우게 되고 또 틀어지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그래서 이 부분을 더 집중적으로 본 것 같다. 상실, 두려움, 외로움 등 고민하는 것들 페이지 찾아서 보면 될 것 같다.

내 우울증은 새 학년이 시작되고 학업 부담이 커질 때마다 도졌던 것 같다. 아니면 생물학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햇빛이 적은 이곳 고위도지방의 겨울이 힘들다. 기분이 우울한 사람 중에는 그런 경우가 많다. 어떤 설명이 맞을까? 알 수 없었다. 지금도 모른다. 나는 그냥 그런 사람인 거다.

나도 새학년이 가장 힘들다. 새시작이라는 것은 백지에 어떤 그림이든 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난 어떤 그림을 그려나가게 될 지 막막한 것 같다. 그래서 억지로 버텨 한 학기가 지난 여름이 찾아오면 다시 버텨야할 다음 학기가 두려워진다. 덥고 습해지고 가만히 있어도 더워지는 여름. 가을이 찾아오면 좀 덜해지는 것 같다. 정말 계절의 영향이 있을까. 날씨는 시원해지고 겨울이 찾아오면 백지였던 종이에 내가 그린 1년이란 시간이 보인다. 다들 1년 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캐롤을 들으며 되돌아보는 시간이 좋다.

정신병원은 안식처 역할을 해야 한다.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기 힘들 만큼 심한 압박감을 겪는 사람은 세상에서 떨어져 온전히 회복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그런 위기에 처한 사람은 정신병원을 뜻하는 영어 단어 'asylum'의 본래 의미처럼, 몸을 피할 곳, 연민의 정, 그리고 위험으로부터 보호를 제공 받아야 한다.

심리상담을 받아본 사람들의 대부분은 꼭 심리상담을 받으라 말한다. 우울증은 혼자 이겨내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상담을 받을 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럴 땐 시설이나 책을 추천한다. 책도 상담의 일종이다. 스스로 이겨내기 어려울 땐 정말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여행을 떠나든 취미생활을 하든,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서 벗어나 다른 일을 해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우울한 기분이 들 땐 샤워하기, 계란후라이하기 등 정말 간단한일로 기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난 평생 우울증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제는 그 원인과 결과에 대해 예전보다 훨씬 많이 알고 있고,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다.

난 평생 우울증에 대해 배워도 나의 우울증도 잘 모를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종종 영상을 보거나 책을 읽으면. 내가 느꼈던 이 감정은 이런 감정이었구나 알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속상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난 지금까지 내 기분을 몰랐구나. 내 기분을 외면한 건 아닐까. 그래서 우울증에 대해 알아나가는 게 두렵기도 한 반면, 성장해나가는 것 같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남색, 노랑색, 흰색만 사용한 표지 디자인이 예쁜 것 같다. 대화체는 폰트를 다르게 사용해 보는 데 이해하기 쉬웠다. 이런 심리학, 우울증에 관련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좋아할 것 같다. 하지만 아까도 말한 것처럼 우울증은 정말 혼자 극복하기 어렵다. 난 그럴 때마다 책을 이용한다. 그래서 이 책이 힘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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