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좀 빌려줄래? -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의 모든 책덕후를 위한 카툰 에세이

재밌는 것은 책을 쓴 그랜트 스나이더는 본업이 치과의사라는 것이다. 매번 자신을 책중독자라 말한 저자는 결국 전세계 아티스트에게 영감을 주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본업이 있으면서도 책을 좋아해 작가가 된다는 것은 현실의 벽에 막혀 작가의 꿈을 포기한 많은 작가지망생에게 위로를 주는 것 같다.

재밌는 글과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정말 위로가 되는 것 같다. 정말 책덕후들이라면 그래그래!! 맞아맞아!! 고개를 124번 흔들 것이다. (에피소드가 124개 있음) 보는 내내 몽글몽글해지고 즐거워지는 기분. 책덕후라면 꼭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책 표지도 매력적이고 귀엽다. 강렬한 오렌지색 책장의 창문이 보일 것이다. 열면 매력적인 일러스트가 책덕후를 기다리고 있다. 아무렇지 않게 널부러져 있는 책, 가로꽂기가 일상인 책장, 고양이, 심지어는 책 읽는 고양이까지! 책 읽는 덕후의 마음을 흔들 엄청난 존재들.

책장은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 같다. 나름 크기대로 장르별로 꽂긴 하는데 새로운 책 생기면 또 정리해야 하고... 어느순간 꽂을 공간은 없고 가로꽂기는 늘어나고 앞에 잡동사니 물건이 하나둘씩 쌓여가기도 한다. 책장 정리는 책 덕후에게 가장 어려운 것이다. 벌레 안 생기면 다행. 종이를 바닥에 놔두면 벌레가 잘 생긴다. 우리 모두 책은 책장에 잘 꽂아두고 관리를 열심히 하도록 하자...

 

나를 유혹하는 시설이 판을 치고 있다. 그곳은 바로 공공 도서관, 대형 서점, 마당 세일, 동네 서점, 헌책방, 만화방, 쓰레기통, 사회운동센터

안타깝게 바이러스 때문에 아직도 빌려가는 것만 허용되는 도서관... 여름인데 도서관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면서 책 읽는 것이 얼마나 재밌는지. 아쉽기만 하다. 다 읽지도 못할 책을 옆에 쌓아두고 빌려가고 다시 다 못 읽고 반납하러 가고. 그것이 도서관의 재미인데! 다들 클럽이나 노래방, PC방이나 가고 말이야. 도서관이나 이런 시설은 운영도 제대로 못하는데! 주변에 노래방 가는 친구들이나 필요한 일이 아니라 게임하러 PC방 가는 친구들 보면 참 마음이 불편하고 아프다.

아무튼 대형서점도 안 가본지 오래 됐다. 내가 사는 지역은 플리마켓이나 벼룩마켓 같은 것도 정말 적어서 마당 세일은 본 적도 손에 꼽는다. 너무 재밌을텐데! 아쉽다. 헌책방은 토요일에 다녀왔다. 책도 2권 사왔다. 내가 자주가던 만화방은 공사를 한다더니 그렇게 다시 열지 않았다고 한다... 한 페이지 읽을 때마다 엄청 공감하기 바쁜 책.

 

나도 결정하는 것을 정말 힘들어한다. 이것도 강박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애초에 2개를 선택할 여유가 없으니 1개를 선택한 비용으로 가성비를 최고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강박. 잘못된 선택으로 후회를 한다면?! 사실 책 고를 때도 고민하고 후회하고 결정을 어려워한다. 내가 책을 구매하기까지 몇 주, 몇 달이 걸릴 정도로! 공감이 가는 한편, 이게 바로 위로가 아닌가싶다. 책으로 책덕후에게 위로를 주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목적이 아닐까.

 

책과 관련된 일정이 빼곡해졌다는 거 정말 공감이다. ㅋㅋㅋ 책 반납일, 북클럽 신청일, 독서모임, 북클럽 활동, 서평 작성 마감일 등등. 내 캘린더도 책과 관한 추억을 쌓아가는 것 같아 즐겁다. 그럼에도 가끔 무서워진다. 책을 읽는 것이 과연 내게 도움이 될까? 종종 이런 글을 본다. 지식을 얻는 것과 별개로 이것이 한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냐는 것.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기 바쁜 시대에 책으로 취업을 할 것도 아닌데 이러고 있을 시간이 있냐는 것. 뼈를 맞은 것처럼 아프긴 한데 아무렴 어때. 미래는 모른다고 내가 책과 관련한 일을 하고 있을지 책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을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거 하나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난 5년 후에도 10년 후에도 책을 사랑하고 있을 것이다. 마음이 불편하기만 했던 최근,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었다. 그냥 책덕후를 위한 것이 아닌,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 기분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책에 관해 알 수 있고 책이란 이런 것이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어려워하는 친구들에게도 딱 좋을 것 같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