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사람들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5
제임스 조이스 지음, 김병철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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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나의 책읽기는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다. 수업을 듣기 위해, 레포트를 쓰기 위해 꾸역꾸역 의무적으로 책을 읽어대고 있었다. 어느날, 학교 서점에 갔다가 할인해서 파는 책들 속에 '더블린 사람들'이 있었다. 언젠가 한번은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책이라 집어들었다. 그리고 잠시 잊고 있었다...

나른한 방학이 시작되려는 때, 늘 오래 지하철을 타야 어디론가 나갈 수 있는 나는 '더블린 사람들'을 지하철에서 만났다. 그리고 마치,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잠들어있는데, 나 혼자 깨어있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사실 각각의 이야기들은 어찌보면 굉장히 비슷한 패턴을 띄고 있다. 눈오기 직전, 하늘의 느낌같은 더블린과, 그 하늘 아래 사는 순진하면서도 적당히 닳은 사람들의 이야기. 그다지 대단치도 않은 막연한 꿈이 좌절되는 이야기.. 글은 너무나 담담하게 쓰여져 있는데, 그걸 읽는 내 마음은 너무 화가 나서 밥을 죽도록 먹어서 소화시킬 수도 토할 수도 없을 것 같은 상태가 되고 말았다. 지금껏 제임스 조이스의 이름을 들을 때마다 그냥 그러려니 했던 것이 미안해질 정도였다. 그는 정말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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