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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존 그레이 지음, 김경숙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남자친구가 2년전부터 읽으라고 했던 책. 해라해라 하면 더 하기 싫은 게 사람 마음이려나. 나는 이상한 오기가 생겨서 일부러 더 이 책을 멀리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서야 대체 무슨 책이길래 그렇게 읽어보라고 권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서점에 들렀다.
딱 50쪽까지 읽고나서, 나는 내 남자친구가 희안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힘든 일만 있으면 자기 동굴로 들어가버리는 그를 보고 '정말 유별나. 저런 성격은 못견디겠어'라고 생각한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그도 그냥 평범한 한 남자였던 것이다. 오히려 잘못은 그를 이상성격의 소유자로 취급해버린 나에게 있었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던 그의 권유는, 이해받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의 한 표현이었던 것이다.
이제는 좀더 그의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단, 이 책을 읽었다고 기고만장하여, '이 책대로 좀 해 보라구!' 하는 일은 없으시길. 저자가 자기 책이 그렇게 쓰이는 걸 알게되면 혀를 끌끌 찰테니 말이다. 게다가 그는 화성인이긴 하지만, 유일무이한 화성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