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 평전 역사 인물 찾기 29
장 코르미에 지음, 김미선 옮김 / 실천문학사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왜 대학생이라면 한번은 읽어보아야 하는 책일까? 한때 나는 이 책이 사람을 '빨갛게' 만들려는 책이라고 생각해서 그 말 뜻이 '젊어서 공산주의자가 되지 않는 사람도 바보지만 사십이 넘어서도 공산주의자인 사람도 바보다' (맞나?) 라는 말과 같은 뜻인줄 알았다. 그런데 전혀 아니었다. 물론 그럴수도 있겠지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주목한 것은 주인공이라는 사람 자체다.

우선 그는 아주 '무모한' 사람이다. 어떤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말씀하셨듯 오늘날 소위 '거대담론' 이란 것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라틴아메리카의 모든 사람을 해방시키는 것. 그렇게 막연하고도 엄청난 목표를 그는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나로서는 잘 그려지지도 않는 그 목표를 위해 너무나도 구체적이고 치열한 삶을 만들어갔다. 주위 사람들이 증언하는 바 그는 '완벽한' 인간이었다. 자신이 남긴 말,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우리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는 말을 살면서 그대로 실천했다고 볼 수 있겠다. 더군다나 그는 쿠바 혁명이 성공한 후에도 안주하지 않았다. 그가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의사가 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흥미로웠던 것은, 그가 '새로운 인간상'을 꿈꾸고 있었다는 점이다. 사회과학을 많이 공부한 것은 아니지만 사회과학에서는 '인간'에 대한 정의는 일단 내려 놓고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금 인간 자체를 파내려가는 것은 인문학의 할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무슨 공부를 하고 생각을 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사회과학 서적에 국한되지 않은 엄청나게 다양한 독서를 했다는 데에서 분명 사회 뿐만이 아닌 인간 자체에 대한 깊은 고민을 했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바라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 정의로우며 진실하고 이타적인 인간상을 꿈꾸었고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고자 했다. 그 인간상이 그와 너무 닮았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이 따라가기 힘들었단 점이 문제였다면 문제일 수 있었으리라.

더불어 나에게는 프랑스 사람이 쓴 글을 읽는 재미도 있었답니다. 번역된 책이기는 하지만 프랑스 쪽 사람들이 쓴 글에는 어떤 특징들이 있기 때문이다. 방대한 양의 자료를 수집하고 될수 있는 대로 그에 대한 진실을 알리고자 했던 장 코르미에 또한 대단한 사람이다.

확실히 '한번쯤을 읽어보아야 할 책'이었다.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다 읽고나서 어떤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좀더 삶에 대해서 용기를 내자고 중얼거려 보았다. '인간은 꿈에 세계에서 내려'온다고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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