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말은 사물의 그림자를 밝혀준다.

사물에 이름을 붙여 말하는 방식으로 인간과 사물이 어떻게 관계 맺는지 알 수 있다.

(소쉬르의 기호학과 시니피앙, 시니피에는 한 때 관심이 있었던 것 같은데 다 잊어먹었다. RIP.)

나머지 말들은 바람에 흩날리는 고양이털 같은 걸지도 모른다. 어디로 날아갈지 누구의 셔츠에 붙을지 아무도 알 수 없으니까.


나는 보통 조용한 사람이지만 사실 꽤 많은 말을 (속으로 생각)한다.

낡은 소설의 문장들처럼 책장 어디엔가 꽂혀 언젠가 건네질 날을 기다리고 있는 그런 말들을.

말이 되지 못한 것들은 글이 된다.



*

어쨌든 글을 쓰고 나면 내 마음은 잘 씻은 유리컵처럼 투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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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지


'내가 당분간 책을 또 사면 손목을 잘라야'에서 당분간은 며칠일까요? (20점)


나는 당분간이 며칠인지 최대한 긍정적으로 고민하다가 우선 달력을 꺼냈다.

그리고 오늘 날짜에 조그맣게 ‘손목 보류’라고 적었다.

퇴근 후 침대에서 책을 보다 보면, 관련 내용이 자꾸만 연상되고 부풀어올라서(학교 다닐 때 마인드맵좀 함) 필연적으로 또 다른 책을 사고싶게 된단 말야-라고 되뇌이며.


그 순간 내 손목이 미세하게 떨렸다.
하지만 나는 무시했다. 내 몸은 늘 조금 과장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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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려던, 아니 쓰다 만 소설이 있다.

내용은 창피해서 말 못하지만 아무튼 사적인(=책적인) 이야기다.

얼마나 부끄럽냐면 딱 한 사람한테밖에 말 못했다.


아니다 정확히는 한 사람만 물어봐주었다.

하하.



*

따스하고 자그마한 공기 덩어리가 내 피부에 와 닿는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 위에는 물이 뿌려져 있고, 주변에는 장미꽃 향기가 풍긴다.


아무튼 그 대사는 "옛날 옛적에"로 시작해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로 끝난다.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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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모든 창작은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 감독 화가
배설 카타르시스 예술
모든게 연결된 끝말잇기 같다
시니컬해지기 너무 쉬운 세상 작은 따스함을 잊지말자는 다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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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던 소설이 영화화되면
너무나도 즐겁다

오테사 모시페그의 아일린이나
돈 드릴로의 화이트노이즈 같은

소설을 보며 내가 했던 상상이 영화와 어디까지 같은지
어디까지 다른지
정말이지 나에겐 너무너무 즐거운 일

금요일 저녁 앤헤서웨이가 나오는 아일린을 넷플릭스로 보며 행복에겨운 여자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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