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말은 사물의 그림자를 밝혀준다.
사물에 이름을 붙여 말하는 방식으로 인간과 사물이 어떻게 관계 맺는지 알 수 있다.
(소쉬르의 기호학과 시니피앙, 시니피에는 한 때 관심이 있었던 것 같은데 다 잊어먹었다. RIP.)
나머지 말들은 바람에 흩날리는 고양이털 같은 걸지도 모른다. 어디로 날아갈지 누구의 셔츠에 붙을지 아무도 알 수 없으니까.
나는 보통 조용한 사람이지만 사실 꽤 많은 말을 (속으로 생각)한다.
낡은 소설의 문장들처럼 책장 어디엔가 꽂혀 언젠가 건네질 날을 기다리고 있는 그런 말들을.
말이 되지 못한 것들은 글이 된다.
*
어쨌든 글을 쓰고 나면 내 마음은 잘 씻은 유리컵처럼 투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