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은 현대인들의 성당이야. 고해성사는 거기에서 하면 돼.
그리고 물건을 사. 그걸로
내가 뭘 원하는지, 내가 누구인지, 내가 이 사회 어디쯤
속해 있는지 정하고 새로 태어나.
어차피 우리는 인스타 광고에서 뉴스에서 교통수단 속에서
각종 전문가의 말에서 같은 종류의 언어와 같은 이미지를 공급받았을 뿐이야.
우리는 비슷한 언어를 사용하는 수많은
개인들의 상태가 돼.
슈퍼마켓의 자동문을 향해 걸어가는 것처럼 아주 당연하고 원초적인 개념들도 통계, 의학 정보, 정부 발표, 소문, 광고, 가족과의
대화를 통해 변형돼.
죽음이라는 가장 개인적인 사건조차 대중적으로 생산된 언어를 통해서만 상상할 수
있어.
대량생산된 상품만 마트에 진열되는게 아니라 대량생산된 감정과 개념도 전시돼.
그러니까 희망을
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