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적으로 금서는 단순히 금지된 책이 아니라 권력이 배제한 특정담론이다. 책의 내용 자체보다도 어떤 지식이 전해질지 말지를 권력이 정하게 하니까.
지하철은 현대의 규범이 가장 일상적으로 작동하는 공간이다(9호선급행에서공항철도로 냅다뛰어오는사람들빼고).
사람들은 줄을서고 빈좌석에 앉는다. 남의 무릎에 앉으면 어떨까? 무튼 현대인들은 물리적 강제가 없어도 CCTV와 타인의 시선덕에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조절한다(판옵티콘은 감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자기규제의 사회를 설명하는 메타포이기도 하다).
그런 현대적 공간에서 금서를 읽는 나는 책을 가방으로 가릴지 표지만 찢어버릴지 북커버를 살지 고민하고 그 순간 권력은 이미 외부가 아니라 나의 내부에서 작동한다. 내가 졌다.
그래도 지금이 60년대라면 내가 안졌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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