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아주
예술적으로 그러한 점을 나에게 납득시키려 하였다. 그들은 아주
예술적으로 그러한 점을 나에게 납득시키려 하였다.


누구의 농간인지 연휴 내 보고 있는 책 142페이지에 같은 문장이 같은 행간으로 반복된다.
a.아마도 작가는 이 문장을 매우 좋아해서 꼭 두 번 쯤 말하고 싶었다.
b.주인공이 '그들'의 '그러한 점'을 납득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c.해당 출판사의 편집자는 전날 밤 과음으로 인한 숙취에 시달리다 간이 마지막 스퍼트를 내는 바로 그 순간에 p.142를 검수하게 되는데...
아무튼 지금 새벽 세시 반이고 411쪽 읽고 있었는데 자꾸 저 페이지가 생각나서 곤란하다. 그리고 가끔 이렇게 멀쩡한 문장이 의미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럴땐 무한한 인식 밖을 인식하지 못하는 인간의 습성이 축복처럼 느껴진다.
(그냥 원서 구해서 찾아볼까. 도서관에서 일하고 싶어!!)
*
종일 비가 내렸고 난 빗소리에 묻혀 잠들고 싶었다.
간절히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