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쓰다가 옆에 있는 스포일러포함 칸을 체크하고 싶어졌다.

누가 내 인생 스포일러좀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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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달'하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개념을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옳은 방식이라는 점. 따라서 화가들은 달을 달의 개념에 가장 가깝게 그려야 했고 누가 보더라도 그 그림에서 달이라는 개념을 떠올릴 수 있어야만 잘 그린 그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사람들은 그들의 방식대로 개념을 먼저 설정하고 그에 맞춰 그림을 그렸다. 가령 19세기 아카데미의 화가들은 달을 그릴 때 주위의 빛이나 밝기에 상관없이 밤이든 안개가 낀 밤이든 혹은 실내에서든 실외에서든 동그란 달의 모습을 그렸다.

인상주의자들의 불만이 생기는 것은 당연했다. 같은 달이라고 하더라도 슬플 때 보는 달과 기쁠 때 보는 달의 모습은 다를뿐더러, 낮에 가려진 달과 밤에 뜨는 달의 모습은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이 중 어느 것이 달의 진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만약 사물의 개념만을 그린다면, 이렇게 매 순간 현실에서 마주치는 진짜 사물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나는 내 삶의 개념을 정해놓았던가. 그래서 매 순간 마주치는 내 앞에 놓인 삶이 사라지고 있는 걸까. 지나갈 일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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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들뢰즈를 읽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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