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 꾸준히, 천천히, 묵묵히 삶을 키우는 나무의 지혜
리즈 마빈 지음, 애니 데이비드슨 그림, 박은진 옮김 / 아멜리에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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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에게 삶을 배우다 —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리즈 마빈

이 세상에는 약 6만 종의 나무가 존재한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서로 다른 환경에 뿌리를 내리고 적응하며 살아가는 나무들. 리즈 마빈의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런 나무들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며, 우리가 잊고 지낸 삶의 태도와 지혜를 전해주는 따뜻한 책이다.

이 책은 60여 종의 나무 이야기를 통해 자연이 들려주는 삶의 철학을 들려준다. 저자는 과학적 사실에 감성을 얹어, 나무를 단순한 식물 그 이상으로 바라보게 한다. 나무는 ‘말 없는 스승’이 되어, 고요하지만 강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건넨다.

예를 들어, 느릅나무는 애벌레의 공격을 받으면 페로몬 유인물질을 내뿜어 기생말벌을 불러들이고, 가시자두나무는 가지가 잘려나가면 상처 호르몬을 분비해 방어 체계를 세운다. 흑호두나무는 강철만큼 단단한 심재로 고난을 이겨내고, 바오바브나무는 무려 2,000년의 세월을 살아내며 그 자리를 지킨다. 너도밤나무는 동물에게 상처를 입으면 타닌이라는 떫은 맛의 물질을 내어 스스로를 지킨다. 이처럼 나무는 가만히 서 있는 듯 보이지만, 매 순간 치열하게 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미송나무에 관한 것이었다. 미송은 흙 속 균류를 이용해 서로를 지탱해주는 보이지 않는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간다. 심지어 쓰러진 그루터기에도 생명이 꺼지지 않도록 숨결을 불어넣는다. 종이 달라도 기꺼이 도움을 주고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미송의 모습은, 인간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용히 가리키고 있는 듯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어떤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고 있는가?
나는 다른 이의 삶에 숨결을 불어넣는 존재일 수 있을까?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단순한 자연 에세이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삶의 방식에 대한 사색이며, 잊고 있던 ‘자연스러움’에 대한 회복이다. 조용히 자라며 제 자리를 지키고, 타인을 지탱하고, 주어진 환경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나무들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바로 오늘, 나무를 닮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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