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보장 - 5천만 결정장애 국민들의 속 시원한 고민 해결 상담소
송은이.김숙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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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 하는 팟캐스트는 많았지만 이렇게 히트작(!)은 없었던 것 같다.
심심할 때 간혹 들어가던 팟캐스트를 스마트폰 바탕화면 맨 첫 페이지로 꺼내서 매주 매주 챙겨 듣게 만들던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

개인적으로는 라섹수술을 하고 나서 4일간 눈을 뜨지도 못할 때, 가장 큰 도움을 받았다.
암실 같은 방 안에 누워서 언니들 이야기 들으면서 큭큭대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가데요.

 

 

두둥
오 팟캐스트 전체 순위 1위였구나.

나름 초기 멤버(!)라고 자부하는데, 
(광고 안 들어오던 그 시절.. 폰게임 음악으로 오프닝하던 그 시절..)
점점 광고도 들어오고, 사연도 많아지고, 오프닝 음악도 생기고 (ㅋㅋ)

나는 국민MC 유재석의 무명 시절도 생생한데,
송은이 김숙 이 두 언니들은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유명 개그우먼의 포지션이었다.
여느 대기업이었으면 부장이나 임원 정도 되는 위치 아닌가.
그 정도의 위치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도 참 신기하고 대단하다.
(물론 처음에는 굳이 도전이라고 생각 안 했을수도 있지만)

애청자 입장에서는 알록달록하고 글씨 큰 책장을 열심히 넘기다 보면 가끔 환청이 들린다.
책이 음성지원이 돼..

공부하듯이 두번 세번 반복해서 듣고 암기하려고 한 것도 아닌데 기억이 왜 이렇게 생생할까.
인간의 뇌란 참 신기하다.

 

이건 비밀보장 팟캐스트 정주행할 때 가장 인상깊게 들었고, 그래서 주변에 비밀보장을 추천할 때 많이 언급했었기도 한 에피소드.

소개팅 앞둔 뚱녀, 어울리는 스타일 없을까?

 

뚱뚱함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멋지다는 키워드를 갖고 있는 이국주 씨의 전화연결.

여담이지만 비밀보장 듣다 보면 갑작스러운 전화 연결에서 개그맨 선후배 질서가 얼마나 강한 지 간접적으로 느끼게 된다. 왕선배님들의 전화를 깍듯이 다나까 말투로 받는 후배들. 덜덜. 

이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이국주가 장난스럽지만 진지하게 고민 상담을 해주었기 때문.
사실 들어오는 고민 사연들을 보면 '이걸 어떻게 대답해주려나' 궁금해서 끝까지 듣게 되는 것들도 많다.
그때마다 기상천외한 인맥으로 어떻게 어떻게 또 답을 내주기도 해서 신기.
하지만 개그맨들이라고 대충 해결책을 낸다던가, 고민 제보자를 지나치게 희화화하지도 않는다.
그 선을 잘 타는 것이 베테랑 개그맨이라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애청자 입장에서는 책만 소장하는 것보다, 팟캐스트와 책을 병행하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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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너리스 1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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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분위기로 시작해 계속해서 묘한 기분이 드는 소설이다.

두 권 합쳐서 자그마치 천 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양이기 때문에 침대에 누워서도,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카페에서도 이 책을 읽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야기를 읽는 그 순간 묘하고 싸한 뉴질랜드 금광촌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는 것.

이야기가 주는 몰입감이 대단하다는 의미다.


각각 다른 사연을 가진, 다른 출신과 직업의, 생김새도 제가긱 다른 열두 남자를 열두 개의 별자리에 연결한다.

등장인물들에 대해 소개하는 부분이 꽤나 길기 때문에 초반에는 사실 공부하듯이 읽게 되었다.


아직도 서양인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종종 헷갈린다.

읽고 또 읽으면서 '아 이 사람이 그 사람이지.' 혼잣말을 한다.


묘하게 <해리포터 시리즈>가 떠올랐다.

마법세상을 다룬 이야기는 아니지만, 책장을 펴는 순간 나를 둘러싼 공기가 달라지는듯한 기분을 주는 소설의 힘이 비슷하다.

이런 저런 설명이 많기 때문에 처음 읽을 때는 앞부분이 가장 읽기 힘들지만 끝까지 읽고 난 뒤에 다시 앞부분을 보면 초반부가 가장 재미있는 점도 그렇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소설의 이야기뿐 아니라 카페에서 한 장 한 장 써내린 소설이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시리즈가 된 작품 외부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루미너리스>도 85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런 작품을 써낸 것이 매우 흥미롭다.

(아마 더 어렸을 때라면 '맨부커상 역사상 최연소 수상 작가'와 같은 문구에 감흥이 크게 없었을 것 같은데, 점점 그 '최연소'라는 기준이 나의 나이와 가까워지면서 왠지 움찔하게 된다.)


어느 주인공이나 그렇듯이 적당한 사연이 있는 젊은이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신대륙, 개척지, 금, 창녀, 죽음.

흥미로울수밖에 없는 키워드가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1권의 초반부가 가장 큰 진입장벽이 될 듯한데,

1권을 무사히(!) 끝내고 나면 2권은 순식간에 달리듯이 읽어버리게 될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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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중국을 공부하는가 - 중국 전문가 김만기 박사의 가슴 뛰는 중국 이야기
김만기 지음 / 다산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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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여러 방면의 책들이 굉장히 많다. 정말로 최근에 많아진 것인지, 원래 많았는데 이제야 내 눈에 보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많다. 


<왜 나는 중국을 공부하는가>는 2016년에 나온 따끈한 신책!
중국인으로 보이는 모델의 흑백 화보와 빨간색 포인트
중국에 대해 다루는 책은 거의 흑백+빨강의 색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세련되게 잘 나온 표지인 것 같다.


책을 접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해 책갈피 느낌으로 포스트잇을 붙인다.
이 책은 다시 보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책을 다 읽고 나서 나조차도 포스트잇 개수에 놀랐다.
<중국 천재가 된 홍대리>도 집필했다고 하는데 글을 굉장히 재미있고 쉽게 쓰시는 분이라 홍대리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다.

<나는 왜 중국을 공부하는가>는 저자의 이력부터 흥미롭다.
1992년 한중수교가 된 이후 한국인 1호 유학생으로 베이징대학교에 진학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중국학 석사를 한 뒤 한국에서 중국학 박사 과정을 거친 '중국 통'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 이력이 철저하게 계획된 어떠한 코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책의 초반부는 저자가 어떻게 중국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고 어떤 중국 생활을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어, 중국에 대한 책이라고 하는데 본인 자서전 아니야?'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 앞부분의 이야기를 통해 오히려 '중국 유학 다녀온 어떤 아저씨'가 본인의 이야기를 해주는 듯한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 본래 길은 없다. 사람들이 가면 그곳이 바로 길이 된다."

- 루쉰 (魯迅)


20대 초반 절박한 심정으로 중국으로 가는 배에 오른 이야기, 유학 시절 거리에 나가서 중국인들에게 말을 걸며 진짜 중국어를 배우던 이야기, 학교에 다니면서도 걸핏하면 딴짓을 하면서 진짜 중국을 공부하고 이해하게 된 이야기를 읽다 보면 괜히 나도 젊어지는 것 같은 기분까지 든다. (아저씨의 이야기인데!)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중국에 대한, 중국인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 지점에서는 소름이 돋기까지 한다. 요즘 중국이 무섭다는 이야기는 많이들 하지만 조금 더 들어가 살펴보니 더 무섭다고 할까.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중국은 이미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우리가 무심코 구매하는 제품의 상당 부분이 중국산이고, 한국 곳곳에 관광하러 온 중국인들은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메르스가 우리나라를 강타해 중국 관광객들이 급감하자 바로 경제가 위축되고, 중국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빨간 등이 켜졌다. 중국이 한 번 기침을 하면 우리나라는 곧바로 심각한 몸살에 걸릴 정도로 중국의 파급력은 크다."  - 프롤로그 중


이 책은 중국의 역사와 중국의 정치뿐 아니라 최근 중국의 O2O 비즈니스까지 여러 측면에서 중국을 다루고 있다. '중국어'에 대한 꼭지가 따로 있기도 한데, 책 내용 중간에 나오는 중국 단어나 중국 고사성어, 한시 인용구를 읽다보면 중국어라는 언어나 한시, 중국 고전 등에 대한 흥미도 생긴다.

나는 중국에 직접 다녀와 보고, 많지는 않지만 몇몇의 중국인과 중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만나보면서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가장 적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 중국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많은 정보를 얻게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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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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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의 가장 큰 키워드들 중 하나는 <미생>이 아니었을까.
나는 미생을 연재 당시 웹툰으로 업로드될 때마다 보았다.
회사원도 아니고, 취업준비생도 아니었던 그냥 학생이었지만 미생을 통해서 어렴풋이 사회생활을 간접체험했던 것 같다.
이후에 이동진의 빨간책방에 윤태호 작가님 출연하는 것도 찾아 들으면서 한창을 열광했었다.

그런데 왠지 오히려 회사원이 되고 나서는 드라마 미생을 보지 않았다.
학생 때야 그것이 간접 경험이었지만, 지금의 나는 굳이 퇴근하고 나서도 또 회사 이야기를 볼 필요가 있겠냐 하는 것이 그 핑계였다.
최고의 히트 유행어인 '헬조선'이 나와 무관한 이야기가 아닌데, 혼자서 쉬는 시간에는 전혀 다른 세상 이야기를 보고 듣는 것이 더 좋았다.

사실 일본 소설을 즐겨 읽지는 않는다.
나라마다 분위기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왠지 일본 여행에 가서도 나는 매번 이유 모를 답답함을 느낀다.
일본 소설을 읽을 때도 항상 그 비슷한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또한 이야기의 시작부터 가슴이 답답했다.
살짝은 과장된 감이 없지 않아 있는 주인공의 회사 생활.

편도 두 시간에 달하는 중소기업으로 통근하는 아오야마는 매일 6시에 기상, 25시에 취침한다.
입사 반 년도 안 된 신입인데 회사에서 겪는 수모는 상상 이상이다.
다양한 막말과 윽박지름과 모욕, 그 와중에 일어나는 정치 싸움과 계략과 음모.

회사를 그만두는 것보다도 삶을 그만두는 것을 먼저 생각할 정도로 힘들고 지친 나날들이 반복된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섣불리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실제로 직장 생활 스트레스로 회사 건물에서 목숨을 저버린 케이스를 우리는 생생하게 겪지 않았나.
친구와 함께 일하던 팀에 있던 분이었기 때문에 직접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나에게는 조금 더 충격적으로 남아있는 것 같다.

기차역에서 우연히 만난, 자칭 초등학교 동창 야마모토를 만나 종종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술도 마시면서 회사 욕도 진탕 하고, 가끔은 옷도 사고 머리도 하면서 아오야마는 조금씩 변해간다.
하지만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지는 않는 법. 나 자신은 조금 더 나아졌을 지 몰라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상황의 변수는 너무나도 많다. 특히 그 자신이 입사한 지 반 년도 안 된 사회생활 신입이라면 더욱 더.

사실 내가 이 소설을 이렇게 속도감 있게 후딱 읽어버릴 줄은 몰랐다.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아 작가의 맺음말까지 몽땅 다 읽어버렸다.

가장 최근에 읽었던 또다른 일본 소설인 <스물아홉 생일, 1년 뒤 죽기로 결심했다> 도 비슷한 분위기의 이야기였는데.
헬조선 이전에 탈동경이 있었던 것처럼 일본 젊은이들도 참 힘들게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 생활도 시작했고, 나이도 점점 먹어가면서 스스로도 계속해서 느끼는 바는,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내가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범생 기질과 착한아이 컴플렉스가 지금까지 문제 없이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해 주었을 수는 있지만, 앞으로 남은 인생에서는 어쩌면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학교 공부와 인생 공부는 다르니까.

다행히도 회사에서 죽을 만큼 힘들어 했던 아오야마의 부모님은 퇴사가 뭐 대수냐며, 세상에 회사가 거기 하나만 있냐며, 너는 아직 젊다며, 맛있는 케익이나 함께 먹자며 따뜻한 이야기를 건네신다.

'힘들어도 너는 잘 할 수 있어'라는 말이 때로는 더 폭력적일 수 있다.
'너가 힘들다면 당장 그만둬버려'라는 말이 더욱 더 힘이 될 수 있다.

내가 나의 인생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크고 작은 문제로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도 배울 수 있는 이야기였다.

어릴 적에 그 애니메이션을 즐겁게 보던 때의 감정과 지금의 감정 사이에 놓인 큰 차이에 눈물이 나올 뻔했다.

내 인생에 참견할 수 있는 사람은 진심을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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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스페셜 에디션 한정판)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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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 하야마 아마리

'헬조선'부터 '탈조선' 까지 우리 세대의 현실을 반영하는 씁쓸한 단어들이 이제는 유행어를 넘어 일상어가 되었다. 요즈음 인기있는 책 <사축일기>의 '사축'도 일본 온라인 상에서 먼저 유행했던 단어라고 한다. 이 책의 이야기는 이런 시기를 조금 일찍 겪었던 일본의 젊은이의 이야기다. 나는 아마리처럼 비정규직도 아니고 3평 단칸방에 사는 것도 아니지만 나와 관련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17
3평짜리 원룸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노래를 부른다. 
..
동네 편의점에서 사온 조각 케이크엔 달랑 촛불 하나.
 
이 와중에 '그래도 일본이니 편의점 케익이라도 맛있겠네 :0'라는 생각이 든 나..

20
갑자기 마음의 끈이 끊어졌다.

27
가끔은 '아무런 열정도 설렘도 없는' 사람이 공부를 잘 하는 경우가 있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음악, 미술, 춤, 게임 같은 것들에 그다지 흥미를 못 느끼다 보니 그저 책상 앞에 앉아 공부만 하는 그 지루한 시간을 비교적 덤덤히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28
세상에는 그런 식으로 '공부만' 잘했던 사람이 꽤 많다. 자기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디도 모른 채 고속열차처럼 학창시절을 내달리다가 어느 날 '툭'하고 세상에 내던져진 그런 사람들 말이다.

33
그 남자에 대한 미련보다는 그에게서 얻을 수 있었던 미래를 잃어버렸다는 상실감이 나를 더 힘들게 했다.

34
세상은 널 돌봐줄 의무가 없다. 그리고 너에겐 어떤 일이든 생길 수 있다.

37
나쁜 일은 이어달리기를 좋아한다.

39
'대체 난 뭘 위해 살고 있는 걸까?'
그 순간, 갑자기 소름이 쫙 끼쳤다. 무시무시한 생각을 하고 만 것이다. 마치 절대로 열어서는 안 될 재앙의 상자를 열어 버린 느낌이었다. 다시 닫으려 해도 이미 뚜껑은 열리고 말았다.

41
지금부터 여든까지 산다고 치면 앞으로 약 50년, 그 숫자를 떠올리자 몸서리가 쳐졌다.

46
지금 나에게는 '죽지 못한 탓에 맞이하게 된 시간'밖에 없다. 나는 지금부터의 시간을 '남아 있는 목숨'이라 부를 것이다.

53
계획, 목표...... 그런 게 이토록 대단한 것이었나? 시야를 변화시키고 사람의 걸음걸이마저 확 바꿔 버릴 만큼 힘있는 것이었나?

61
목표가 생기자 계획이 만들어지고, 계획을 현실화시키려다 보니 전에 없던 용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인생의 구석구석에서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리 무모하거라고 일단 작정을 하고 나면 무슨 일이든 생길 수 있다.

62
'기적을 바란다면 발가락부터 움직여 보자.'

76
'가진 게 없다고 할 수 있는 것까지 없는 건 아니지.'

86
사람들은 긴 학창시절 동안 참 많은 것을 배운다. 수없이 시험을 치르고 성적을 올리고 많은 공부를 한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 직장을 구하고 열심히 일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도 대부분 인생의 수단을 갖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그 다음'은 가르쳐 주지 않고, 또 그럴 수도 없다. 그것은 자기 안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96
두려움이란 건 어쩌면 투명한 막에 가려진 일상인지도 모른다. 그 투명 막을 뚫고 들어가기 전까지는 미치도록 무섭지만, 정작 그 안으로 들어가면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또 하나의 평범한 세계가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122
출세니 성공이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잣대를 갖는 거라고 생각해.

144
하지만 난 도저히 꿈을 포기할 수가 없어. 하고 싶은 걸 못 하면 죽을 때 엄청 후회하게 될 거야.

145
"난 늘 혼자였지만 외롭다는 생각은 별로 안 해봤어. 혼자서 그림 그리고 생각에 잠기는 그 시간이 좋았거든. 늙어 죽을 때까지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살고 싶었어. 하지만 사람들 속에 파묻혀 있다 보면 오히려 내가 가고 싶어 하는 방향이 뿌옇게 흐려지곤 했어. 그래서 자꾸 나도 모르게 무리에서 떨어져 지내게 되더라. 적어도 혼자서 나를 만나는 그 시간만큼은 내 믿음을 확신할 수 있었거든."

156
"닥치는 대로 부딪쳐 봐. 무서워서, 안 해본 일이라서 망설이게 되는 그런 일일수록 내가 찾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160
"롯폰기를 좀 더 학구적으로 활용하는 게 어때?"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모르는 사람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자기 꿈을 당당히 얘기한다.

168
'적의 행군을 막으려면 술과 고기를 베풀어라.'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186
"초보 카레이서들은 매순간 가속페달을 있는 힘껏 밟으려고만 한대. 하지만 노련한 카레이서는 가속페달보다는 브레이크를 더 잘 쓴다는 거야. 지금 너에게 딱 필요한 말 같지 않아?"

193
어쨌거나 상관없다.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에서 내가 진짜 얻고자 하는 것은 일확천금이 아니라 '느낌'이니까.

197
옷만 제대로 입어 줘도 마음의 자세가 엄청나게 달라진다는 그 분명한 진실을 이제 나는 알고 있다.

199
남이 어떻게 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이 순간을 얼마나 즐길 수 있는가, 오직 그것뿐이다.

229
가슴속에 아주 분명한 무언가를 품고 있으면 반드시 표시가 나게 돼 있어. 사람들은 그런 힘에 마음이 끌리거든.

230
'해보기 전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231
나는 다시 벌거벗은 기분으로 세상 앞에 섰다. 아직은 어떤 길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길이 아주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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