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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너리스 1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2월
평점 :
기묘한 분위기로 시작해 계속해서 묘한 기분이 드는 소설이다.
두 권 합쳐서 자그마치 천 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양이기 때문에 침대에 누워서도,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카페에서도 이 책을 읽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야기를 읽는 그 순간 묘하고 싸한 뉴질랜드 금광촌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는 것.
이야기가 주는 몰입감이 대단하다는 의미다.
각각 다른 사연을 가진, 다른 출신과 직업의, 생김새도 제가긱 다른 열두 남자를 열두 개의 별자리에 연결한다.
등장인물들에 대해 소개하는 부분이 꽤나 길기 때문에 초반에는 사실 공부하듯이 읽게 되었다.
아직도 서양인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종종 헷갈린다.
읽고 또 읽으면서 '아 이 사람이 그 사람이지.' 혼잣말을 한다.
묘하게 <해리포터 시리즈>가 떠올랐다.
마법세상을 다룬 이야기는 아니지만, 책장을 펴는 순간 나를 둘러싼 공기가 달라지는듯한 기분을 주는 소설의 힘이 비슷하다.
이런 저런 설명이 많기 때문에 처음 읽을 때는 앞부분이 가장 읽기 힘들지만 끝까지 읽고 난 뒤에 다시 앞부분을 보면 초반부가 가장 재미있는 점도 그렇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소설의 이야기뿐 아니라 카페에서 한 장 한 장 써내린 소설이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시리즈가 된 작품 외부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루미너리스>도 85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런 작품을 써낸 것이 매우 흥미롭다.
(아마 더 어렸을 때라면 '맨부커상 역사상 최연소 수상 작가'와 같은 문구에 감흥이 크게 없었을 것 같은데, 점점 그 '최연소'라는 기준이 나의 나이와 가까워지면서 왠지 움찔하게 된다.)
어느 주인공이나 그렇듯이 적당한 사연이 있는 젊은이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신대륙, 개척지, 금, 창녀, 죽음.
흥미로울수밖에 없는 키워드가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1권의 초반부가 가장 큰 진입장벽이 될 듯한데,
1권을 무사히(!) 끝내고 나면 2권은 순식간에 달리듯이 읽어버리게 될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