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상자
신디 팬 지음, 이현정 옮김 / 해냄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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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지 어떤 연령대를 대상으로 기획한 책인지 알 수 없다. 20대 초반의 여성인 내가 읽은 바로는 10대 조카에게 선물하면 좋을 책 이상으로는 평가할 수 없다. 물론, 나 역시 <아직 어린> 세대이기는 하지만중고등학생들에게 영상매체등으로 인해 급격히 자라나버린 그들의 의식에 부응하는 진부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인 성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돌이켜보면 그들에게는 권하고 싶은 내지는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게다가 간간히 보이는 페미니즘적인 시각- 사실 페미니즘이라기보다, 여성을 <아끼는> 따뜻한 시선 정도로 해 두고 싶은...역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아니 이런책을 아이들에게?! 할지도 모르겠지만쉽고 재미있는 문체도 그렇고 가벼우면서도 남는게 전혀 없지는 않은 내용도 그렇고 나는 고1인 사촌 동생에게 선물 했다. -고모가 알면 좋아하실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내가 한번 읽어보련다> 하며 이 책을 집어드는 <어른> 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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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
로저 로젠블라트 지음, 권진욱 옮김 / 나무생각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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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1법칙> 으로 시작하는 내가 유쾌하게 나이 들 수 있다는 그 첫 번째 방법은, 내용을 보지 않아도, 그저 그 짧은 타이틀만으로도 내게는 면죄부 그 이상의 해방이었다. 그렇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1년 전, 내가 죽기 살기로 그토록 치열하게 고민했던 문제들, 그 문제들은 지금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비록, 그것이 해결되지 않은 채 남겨져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더불어 <당신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제2법칙> 라니! 이 얼마나 명쾌하고 나를 평안케 하는 진리인가. 우리의 대부분은, 아니 멀리 갈 것도 없이 내 생활의 대부분은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아파하며,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불필요한 변태적 도취에 빠져 스스로를 짓누른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그리하여 내가, 신파조를 즐기며 스스로를 문제상황과 맞닥뜨려 있다는 착각으로 밀어 넣으면서 시작되는 로맨틱하기까지한 상상들과, 세상 사람들이 나만을 생각하고 있겠지. 그 때 나의 그 말 그 행동에 대해 곱씹어 생각하겠지. 하는 나르시즘을 직시할 수 만 있다면, 아마 동일한 시간에 같은 로맨스를 꿈꾸며, 같은 방식의 나르시즘에서 허덕이는 타자들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나를 생각할 것 같은 그 시간에 그들 역시 자신만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짐 지워져있을 법한 삶 속에서의 지나친 자기 비하에 대해 저자는 <당신을 지겹게 하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야- 제8법칙> 라며, 나를 벌거벗겨 거울 앞에 서게 한다. 그리하여, 이제 모든 것을 확연하게 볼 수 있는 내가 굳이 카톨릭의 제의를 빌리지 않고서도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오소이다- 제6법칙> 를 신실히 고백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일련의 영적 제의를 통해 해방되고 치유된 나는 또한, 이 책을 통해 이제 내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비전마저 보게된다.

<자신이 잘 하지 못하는 분야를 파고들지 말라- 제16법칙> 나는 얼마나 여러 가지 죄목을 붙여 스스로를 회개하게 하였던가. 남의 땅에서 손에 익지 않은 도구들로 내 집을 짓는 일이란 여간 어렵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 마음에 드는 아름다운 집도 결코 지을 수 없었다. 누구나 우주로부터 혹은 어떤 생명성으로부터 부여받은 그 원초적인 탤런트를 기반 하여 살아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우며, 가장 아름다울 것이다. 이것은 다시 말해, 나의 그 기반만큼이나 타인의 원초적 기반 역시 중요함을 역설한다. 그리하여 저자는, <다른 사람을 개선하려 하지 말라.

그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걸 안다해도-제31법칙> 를 일깨워 주면서 언제나 가장 좋은 상담자, 가장 좋은 선생, 그리고 가장 좋은 의사를 자처하고 나서는 우리 스스로를 말려준다. 그것이 얼마나 무모하며 무의미까지 한가에 대해서 말이다. 하긴, 나 스스로도 그렇고, 내가 고쳐주기를 희망하는 그 대상에 대해서도 그렇고, 일생을 다 걸고 죽기살기의 각오로 개선시켜 본다면야 언젠가 그 창대한 꿈을 이루는 날이 오기는 올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우리 자신이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다. 여전히 잔소리를 하며 우리의 뒤를 쫓고있는 엄마들을 보라. 그녀들의 한결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더한 한결같음으로 변치않는 우리 자신을! 역시나, 그 창대한 꿈에만 매두 몰진 하기에는 내 인생이, 그리고 우리의 인생이 너무도 짧은 것 같다.

물론, 58가지의 모든 항목이 한결같이 나를 유쾌하게 나이들 수 있게 인도해 줄 수는 없었다. 오히려 그대로 하다가는 내 명을 더 재촉할 법 한 법칙들도 있었다. 너무나도 개인주의적이어서, 혹은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어서, 허허. 그렇게 살면 속은 편하겠네. 라고 헛웃음 짓게 했던 더러의 항목들도 있었지만, 짜투리 시간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읽을거리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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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 다치바나 식 독서론, 독서술, 서재론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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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이유들로 책을 읽을만한 심적, 물적 여유를 잃은 사람들도 책에 대한 흥미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음은 확실하다. 또한, 책에 대한 (때로는 무모한 집착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남다른 애정과 정열을 쏟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 있다.

책에 대한 관심은 책보다는 멀티미디어에 더 익숙하다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 이후에도 그 염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꾸준히 지속되고 있으며, 이제는 오히려 미디어와의 협력으로 새로운 책 읽기의 흐름을 꿈꾸고 있는 듯 하다.

이러한 관심은,독서론이나 독서술을 다룬 책에 대한 일반 대중의 반응에서도 쉽게 나타난다. 물론, 베스트셀러라고 하여 반드시 그 책이 베스트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책의 판매 부수가 이 책에 대한 관심이나 효용의 전적인 반영이 될 수 없음도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그 수치가 무시할 수 있을 만큼 미비한 것 역시 아닐 것이다. 독서론과 독서술을 다룬 또 한 권의 책인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가 우리나라 독자층의 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확인 시켜준 것 이외에 또 우리에게 무엇을 생각하게 해 줄 수 있을까.

이 책은 분명 유익한 책이다. 그의 책 읽기의 방법이 누구나 할 수 있으리만큼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의 독서론이나 책에 관한 여러 생각의 단편들을 통해 나 자신의 책읽기를 반성하고 돌아보게 하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그것은 분명, <내가 책을 몇 권 읽었다>의 공허한 포만감이 아닌 나의 책읽기 방식. 좀 거창할 지 모르겠지만 나의 독서 철학을, 그 기준과 잣대를 점검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나를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면에서의 유용함. 혹은 나태해져있을 지 모를 지적 호기심의 자극이라는 측면을 제외하면 우리가 실질적으로 책을 통해서 얻으리라고 기대했던. 예를 들면, 그가 이런 책을 읽어왔듯이 나 역시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어쩌면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일본인이 아니기에.. 그리하여 같은 맥락에서 다시 한번 우리를 안타깝게. 또 반성하게 한다. 우리에게는 왜 다치바나 다카시가 없는 것일까...

'독자들에게 권하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베스트5'에 해당하는 책을 소개해 주신다면에 대한 다카시의 답변이 <나도 이런 책을 읽어야겠다>는이 책을 처음 집어들었을 때의 나의 무지한 욕심을 비웃는다.

- 그 부탁은 거절하고 싶습니다. 제가 젊었을 때 누군가 추천해 준 책을 읽고 기뻤던 기억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책과의 만남은 자기 스스로 만드는 수 밖에 없습니다.

형이하학적인(?) 책 목록을 얻을 수는 없지만, 형이상학적이기까지 한 여러가지 나만의 독서론에 대해서 정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참고로 나는 책의 필자가 권했듯이 (책을 읽다가도 이 책이 정말 아니다 싶을 때엔 미련을 갖지 말고 접으라는...) 3. 나의 서재, 작업실론은 미련 없이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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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 길 위에서 듣는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 지음 / 작가정신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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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집중하면서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남의 나라 이야기, 게다가 아주 오랜 옛날 이야기쯤으로만 느껴지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작위적인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생활 속으로 끌어와 설명하고 있어 알아가는 즐거움이 더 컸다. 마치....신화가 생활과 유리되지 않음을 목격하는 희열같은 ^^ 다양하고 풍부한 사진 자료들 역시 보는 기쁨을 배가시켜 주었다.

설명의 방식도, 마치 작가가 나만을 위해서 가이드를 해주는 듯한 착각이 드는 구어체인지라 개인적으로는 더 몰입이 잘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리 중요한 것으로 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책장의 질이 좋은 것도 상당히 마음에 드는 것 중에 하나였다.

크게 눈에 나는 흠이라기 보다 아쉬운 점이라면...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2 와 겹치는 부분은 두고서라도, 책 자체 내에 중복되는 부분이 여러부분 있다. 물론, 그리스 로마 신화가 몇몇 상이한 판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야기화' 되는 이야기들은 손에 꼽는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눈에 걸리는 부분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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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양장)
이케다 가요코 구성, C. 더글러스 러미스 영역, 한성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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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행복해 지기를 원한다. 그런데... <행복해진다>는 것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것이 어찌나 상대적인 개념이던지 막상 정의를 하고자 들면 막연하다못해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도대체 행복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니 행복이라는 것이 정말 있기나 한걸까...

행복, 사랑, 기쁨 등등의 인간이 가질 수 있다고 보통 생각되어지는 일련의 감정들 내지는 규준들은(사실 규준이라 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누구나 희구하는 것들이며, 따라서 가치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그 행복이 타자와의 비교 안에서만 가능해지는 행복이라면, 내가 상대보다 얼마만큼 더 가졌다에서 오는 상대적일뿐만 아니라 물질 중심적이고, 이기적이기까지 한 행복이라면..그것은 과연 진정성을 가질 수 있는 유의미한 행복일까

<자가용을 소유한 자는 100명 중 7명 안에 드는 한 사람입니다><만일 당신이 공습이나 폭격, 지뢰로 인한 살육과 무장단체의 강간이나 납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렇지 않은 20명보다 축복받았습니다><만일 당신이 어떤 괴롭힘이나 체포와 고문,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과 양심에 따라 움직이고 말할 수 있다면 그렇지 못한 48명보다 축복받았습니다>

그래서...우리는 축복받았고 행복하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할까?물론 역으로 생각해서 우리가 쉬이 잊고마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물론,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아무 의미도 가질 수 없다- 더 나아가 행동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도 있겠지만많은 경우, 대다수는 <그러므로 나는 행복하다> 의 자기 위안의 동기로 삼는듯하다.

우리는 분명히 삶에서 경험하고 있다.우리가 자동차가 있는 7명이라 하여 더 행복하지 않을 수 있고,대학교육을 받은 1명이라고 더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2명 안에 든다고 더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자본주의 논리 그것만이 행복의 잣대로 작용하는 이 책에서 자기 위안과 행복을 느낀다면 책을 읽기 시작한 10분 후에 (10분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으므로) 우리의 눈이 다시 현실로 되돌아 왔을 때 그 때도 그 신기루 같은 행복이 계속될지 의문이다.

결코 100명으로는 줄여볼 수 없는 이 세계에서도 그 충만함이 지속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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