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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
로저 로젠블라트 지음, 권진욱 옮김 / 나무생각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1법칙> 으로 시작하는 내가 유쾌하게 나이 들 수 있다는 그 첫 번째 방법은, 내용을 보지 않아도, 그저 그 짧은 타이틀만으로도 내게는 면죄부 그 이상의 해방이었다. 그렇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1년 전, 내가 죽기 살기로 그토록 치열하게 고민했던 문제들, 그 문제들은 지금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비록, 그것이 해결되지 않은 채 남겨져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더불어 <당신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제2법칙> 라니! 이 얼마나 명쾌하고 나를 평안케 하는 진리인가. 우리의 대부분은, 아니 멀리 갈 것도 없이 내 생활의 대부분은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아파하며,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불필요한 변태적 도취에 빠져 스스로를 짓누른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그리하여 내가, 신파조를 즐기며 스스로를 문제상황과 맞닥뜨려 있다는 착각으로 밀어 넣으면서 시작되는 로맨틱하기까지한 상상들과, 세상 사람들이 나만을 생각하고 있겠지. 그 때 나의 그 말 그 행동에 대해 곱씹어 생각하겠지. 하는 나르시즘을 직시할 수 만 있다면, 아마 동일한 시간에 같은 로맨스를 꿈꾸며, 같은 방식의 나르시즘에서 허덕이는 타자들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나를 생각할 것 같은 그 시간에 그들 역시 자신만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짐 지워져있을 법한 삶 속에서의 지나친 자기 비하에 대해 저자는 <당신을 지겹게 하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야- 제8법칙> 라며, 나를 벌거벗겨 거울 앞에 서게 한다. 그리하여, 이제 모든 것을 확연하게 볼 수 있는 내가 굳이 카톨릭의 제의를 빌리지 않고서도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오소이다- 제6법칙> 를 신실히 고백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일련의 영적 제의를 통해 해방되고 치유된 나는 또한, 이 책을 통해 이제 내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비전마저 보게된다.
<자신이 잘 하지 못하는 분야를 파고들지 말라- 제16법칙> 나는 얼마나 여러 가지 죄목을 붙여 스스로를 회개하게 하였던가. 남의 땅에서 손에 익지 않은 도구들로 내 집을 짓는 일이란 여간 어렵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 마음에 드는 아름다운 집도 결코 지을 수 없었다. 누구나 우주로부터 혹은 어떤 생명성으로부터 부여받은 그 원초적인 탤런트를 기반 하여 살아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우며, 가장 아름다울 것이다. 이것은 다시 말해, 나의 그 기반만큼이나 타인의 원초적 기반 역시 중요함을 역설한다. 그리하여 저자는, <다른 사람을 개선하려 하지 말라.
그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걸 안다해도-제31법칙> 를 일깨워 주면서 언제나 가장 좋은 상담자, 가장 좋은 선생, 그리고 가장 좋은 의사를 자처하고 나서는 우리 스스로를 말려준다. 그것이 얼마나 무모하며 무의미까지 한가에 대해서 말이다. 하긴, 나 스스로도 그렇고, 내가 고쳐주기를 희망하는 그 대상에 대해서도 그렇고, 일생을 다 걸고 죽기살기의 각오로 개선시켜 본다면야 언젠가 그 창대한 꿈을 이루는 날이 오기는 올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우리 자신이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다. 여전히 잔소리를 하며 우리의 뒤를 쫓고있는 엄마들을 보라. 그녀들의 한결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더한 한결같음으로 변치않는 우리 자신을! 역시나, 그 창대한 꿈에만 매두 몰진 하기에는 내 인생이, 그리고 우리의 인생이 너무도 짧은 것 같다.
물론, 58가지의 모든 항목이 한결같이 나를 유쾌하게 나이들 수 있게 인도해 줄 수는 없었다. 오히려 그대로 하다가는 내 명을 더 재촉할 법 한 법칙들도 있었다. 너무나도 개인주의적이어서, 혹은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어서, 허허. 그렇게 살면 속은 편하겠네. 라고 헛웃음 짓게 했던 더러의 항목들도 있었지만, 짜투리 시간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읽을거리임에는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