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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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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사람이 살아 남을 사람과 대화하면서, 살아 남을 사람이 알아야 할 사항을 말한> (p172) 것이 이 책. 그 자체이다. 모든 강의가 그것을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듯이, 이 책이 화요일마다 진행되는 하나의 강의라고 할 때, 이것이 바로 이 강의의 학습 목표가 되는 셈이다.

모리교수가 그의 제자를 통해 우리 살아있는 사람,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사람에게 던져주고자 하는 메세지는 죽음과 사랑, 자기 연민이나 용서, 후회 같은 감정들. 그리고 돈이나 가족, 결혼, 문화등에 관한 것들이다. 그 주제들만으로는 매우 방대하여 도무지 잡을 수 없는 것들처럼 느껴지지만 그 모든 주제를 통해 모리교수가 이야기 하는 것들은 일관성 있게 전해진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물론 어떤 면에서는 매우 식상하기까지 한 것들이다. 2000년전 예수 이후로 언제나 강조되어 온 사랑에 관한 메세지는 물론이고, 물질적인 가치들로 가득 차 있는 우리를 기만하는 문화를 지양하고, 참 다운 자신만의 문화를 일구어 나가는 것. 그리하여 영혼을 개발하는 것에 힘써야 하는 것등은 마음만 먹으면 어느 책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깨달음의 명제들이다. 아니 이제 더 이상 어느 책을 통해 동의를 구하지 않더라도 이미 옳음의 가치로 우리 안에 내재되어있는 목록들이다.

식상해. 뻔해. 한 사람이 고통스럽게 죽어가면서 이야기하고 있다는 그 호소력을 제외한다면 이 책은 어디서 그 가치를 찾을 수 있을까. 오히려 그런 한 인간에게는 고통스러운 상황이 상업성을 교묘히 등에 업고 지금 내 앞에 있는 것은 아닐까. 등등의 생각들로 이성은 바삐 움직이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눈물이 주르륵 흐르더라는 것이다. 내가 모리 교수의 화요일 수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내가 친구들과 동생들에게 모리 교수의 그 소중한 수업내용을 성실히 전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삶의 어떤 부분들에 대해 단호히 다짐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언젠가 나에게도 10대의 아이가 생기게 된다면, 꼭 읽게 해 주고 싶은 책이다. 그 아이가 살아간다는 것의 그 어려움과 화해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자신만의 아름다운 문화를 통해 주변에 연민과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온전히 그것이 실현될 수 없더라도 적어도 그런 소박하면서도 원대한 꿈을 가슴에 늘 품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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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 우리 문화 바로 찾기 1
조용헌 지음 / 생각의나무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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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명리학이라고하면 누구라도 처음 떠올리게되는 이미지는 아마 사주, 관상 뭐 이런것들이 아닐까싶다.

동양철학이 그 심오한. 세계에 대한 통찰에 비해 이상하리만큼 지나치게 비하되고마는 것은 왜일까. 그리하여, 사주는 평생을 파고도 깨치기 힘들다는 역철학이 무색하리만큼 그 학문적인 성격은 찾아볼 수도 없이 무슨무슨 보살, 무슨무슨 도사에게 가서 보는 점 이상의 의미는 함축하지 못하는 단어가 되고 말았다.

서양철학에 대한 맹목적이기까지 해 보이는 신뢰와 관심 그것에 비해, 동양인인 우리 스스로가 동양철학을 접할 때 보이는 냉랭하기까지 한 반응들은 분명 동양학을 하는 저자로 하여금 펜을 들게 한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 동양학에 대한 관심어린 저자의 태도와 어떻게든 그 위신을 바로 세워보려는 일종의 사주명리학 제 몫 찾아주기에 대한 그의 열정이 <한자문화권의 천재들이 고안한 인생의 길흉화복의 해석방법, 사주 명리학! 인간과 인간, 인간과 지구, 인간과 우주의 관계에 대한 동아시아 문명 5천년의 성찰! 이제 한자 문화권의 르네상스를 꿈꾼다!> 라고 이 책을 통해 큰 소리 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의도가 과연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그 영향력을 행사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우리 문화 바로 찾기의 기획 선상에 있다는 그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동양학. 특히 사주명리학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 변화를 주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없었다는 것은 적어도 나 개인의 경우에서는 명백했다.

대부분은 이 전에 줄곳 이런 류(?)의 책을 통해서 접했던 일화중심의 깊이 없는 이야기들뿐이고, <토(土)가 많으면 물장사가 좋다. 화(火)기가 강하면 성욕이 발동된다> 등의 여성월간지 기사를 떠올리게 하는 토픽들이 과연 사주 명리학의 <학문적 시민권> 획득하기라고 필자가 표현하고있는 이 책의 시도가 일반인들에게 그릇되게 자리잡은 그 인식들을 돌리는데 얼마나 기여를 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모든 책들이 그 시대상을 반영하여 시류를 파악하는 것에 힘을 다해야 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일이지만, 2002년 12월 19일 대선을 중심으로 후보들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은 과연 이 책이 대선이라는 거사 이후에도 그 가치를 보존하면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어려운 학문을 대중이 좀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쓴다는 것이 꼭 흥미 중심의 일화를 나열하는 것만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기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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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답을 알고 있다 - 물이 전하는 놀라운 메시지
에모토 마사루 지음, 양억관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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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한 잡지의 기획기사로 비슷한 내용의 짧은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 때의 물 결정 사진들이 너무 인상에 깊이 남아있었던 터라 아무 거리낌없이 이 책을 펴들게 되었다.

물. 이 책에서는 우리 몸은 대부분이(70퍼센트) 물로 구성되어있으므로, 물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주는 것. 더 나아가 이 세계를 간단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해답이라고 까지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한 주장의 과학전 진위여부를 떠나서라도 사실 물의 소중함, 물의 중요성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 수행하고 있는 여러가지 재미있는 실험들은- 예를 들면,물에게 음악을 들려준다거나 물에게 말을 해 준다거나 (좋은 의미의 단어와 나쁜 의미의 단어) 물에게 TV나 사진, 글을 보여준다거나 물을 놓고 기도를 드린다거나 하는 실험들은 그 발상과 의도만으로도 너무 즐겁고 신나는 것들이지만 그 결과물로 얻을 수 있는 물의 결정체는 충분히 우리의 마음을 동요케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것이, 정말 이 책에서 주장하는대로 우리 역시 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물의 결정을 보고 동일한 반응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과학적 실험을 통하지 않고서라도 우리는 우리가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살기 위한 키워드는 미움. 시기. 증오 보다 사랑. 감사 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물을 통한 그것의 입증은 우리에게 또 다른 감동을 주고 있다.

나도 어쩔수 없는 물인가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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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신화론
말리노프스키 / 민속원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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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00쪽 안팎의 매우 얇은 책이며, 분량에서 오는 가벼움도 있겠지만 여타의 다른 인류학 저서들에 비해서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담고있는 내용 역시 가볍다고는 할 수 없다. 인류학의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물론 말리노프스키의 원시적 사고의 이해는 레비스트로스를 비롯한 그 이후의 논의에서 비판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의 저서를 읽음이 무의미한 행위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책은 일상 생활에 있어서 신화의 역할, 기원에 관한 신화, 죽음과 생명윤회의 신화, 주술에 관한 신화로 그 장을 나누어 정말 옛날 이야기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주는 설화및 신화를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만큼, 그 예들이라는 것이 재미있고 신비스럽다.

말리노프스키는 재미있는 멜라네시아 지역의 신화들을 통해, 문자가 없는 이 원시의 상태의 사람들의 사고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욕구나 필요에 의해 결정된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이제 우리에게 있어 기능주의 내지는 실용주의라는 이름으로 이해되고 있는 것들인데 그러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코드를 이해할 수 있다면 누구나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사회제도, 생활 양식, 신념등의 전반적인 것을 이해하고 체계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듯이 물론, 그곳도 사람 사는 세상인데 그런 부분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생활이 전적으로 기능적인 면들을 통해서만 결정되고 측정되어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이 후대 인류학자들의 비판이자 연구의 결과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을 읽고 <야생의 사고>를 함께 본다면 같은 주제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균형있는 시각을 견지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학문적인 즐거움은 차치하고라도, 말 그대로 옛날 이야기 같은 신화가 동시대에 같은 땅을 밟고 같은 하늘을 지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이 너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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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사고 한길그레이트북스 7
레비 스트로스 지음 / 한길사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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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사고(이책) 의 직접적인 주제는 우리들 문명인의 사고와 본질적으로 다른 미개의 사고가 존재한다는 환상의 해체이다.> <야생의 사고(이책)는 레비-스트로스의 미개인관에서 출발한 인간 본연의 보편적 사고구조를 밝히는 작업임과 동시에 그의 신화론에 대한 입문서이기도 하다.> -옮긴이 해제 中

이것이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수인 동시에 이 책의 존재 목적이자, 이유라고 생각한다. <야생의 사고>는 사르트르를 중심축으로 한때 서구 사상을 풍미했던 실존철학에 대해 반기를 들면서 서구중심의 사고에 반성을 가져다 주는 계기로서의 역할을 한 책이다. 그런 맥락을 알고 본다면 레비스트로스. 그의 지성이 주류의 관심에서 벗어난 세계에 대해 가졌던 끝없는 애정과 관심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우리의 주류 중심사고-특히나, 서구를 우위에 두는 이제까지의 사고흐름-를 비롯해서, 문명화된 사고와 미개한 사고의 이분법적 논리의 위험성과 허구성을 적절하고도 풍부한 예시들과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인류학의 방법이 그렇듯이, 레비스트로스는 그 자신의 경험은 물론 이제껏 여러 인류학자들의 관찰과 경험에 의해 논의되었던 갖가지 우리가 소위 원시인이라고 부르는 그들의 생활과 사고방식을 나열함으로써 우리가 그의 생각에 적극 동참하도록 한다. 그러한 예들을 접할 때, -나는 물론. 레비스트로스의 주장이 경험적으로라기보다는 도의적으로라도 매우 적절하며 적극적으로 수용되어야 하는 주장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쨌거나 내가 접할 수 없었던 생활과 사고의 단편들을 봄으로써 소설보다 더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즐거워지는 경험을 하였다.

단지 읽으면서, 신화적 사고의 과학적 특성을 판단하고 입증함에 있어서도- 과학적 특성을 밝히는 것이 신화적 사고 혹은 야생의 사고와 문명화된 사고가 우열관계가 아님을 밝히는 핵심과제라고 레비스트로스는 생각한 듯 하다.- 지나치게 한가지 코드 예를 들면, 일반화 능력이나 질서 지향성들에만 집중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개인적으로는 신화적 사고의 열등성을 반박하기 위하여, 반드시 신화를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 올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신화적 사고를 제 위치에 두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쉽고 가볍게 장을 넘길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여러번 곱씹으며 읽으면서 새로운 세계에 대해 눈뜨는 진지한 작업으로 충분히 우리를 이끌어 줄 수 있는 가치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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