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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 우리 문화 바로 찾기 1
조용헌 지음 / 생각의나무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주명리학이라고하면 누구라도 처음 떠올리게되는 이미지는 아마 사주, 관상 뭐 이런것들이 아닐까싶다.
동양철학이 그 심오한. 세계에 대한 통찰에 비해 이상하리만큼 지나치게 비하되고마는 것은 왜일까. 그리하여, 사주는 평생을 파고도 깨치기 힘들다는 역철학이 무색하리만큼 그 학문적인 성격은 찾아볼 수도 없이 무슨무슨 보살, 무슨무슨 도사에게 가서 보는 점 이상의 의미는 함축하지 못하는 단어가 되고 말았다.
서양철학에 대한 맹목적이기까지 해 보이는 신뢰와 관심 그것에 비해, 동양인인 우리 스스로가 동양철학을 접할 때 보이는 냉랭하기까지 한 반응들은 분명 동양학을 하는 저자로 하여금 펜을 들게 한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 동양학에 대한 관심어린 저자의 태도와 어떻게든 그 위신을 바로 세워보려는 일종의 사주명리학 제 몫 찾아주기에 대한 그의 열정이 <한자문화권의 천재들이 고안한 인생의 길흉화복의 해석방법, 사주 명리학! 인간과 인간, 인간과 지구, 인간과 우주의 관계에 대한 동아시아 문명 5천년의 성찰! 이제 한자 문화권의 르네상스를 꿈꾼다!> 라고 이 책을 통해 큰 소리 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의도가 과연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그 영향력을 행사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우리 문화 바로 찾기의 기획 선상에 있다는 그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동양학. 특히 사주명리학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 변화를 주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없었다는 것은 적어도 나 개인의 경우에서는 명백했다.
대부분은 이 전에 줄곳 이런 류(?)의 책을 통해서 접했던 일화중심의 깊이 없는 이야기들뿐이고, <토(土)가 많으면 물장사가 좋다. 화(火)기가 강하면 성욕이 발동된다> 등의 여성월간지 기사를 떠올리게 하는 토픽들이 과연 사주 명리학의 <학문적 시민권> 획득하기라고 필자가 표현하고있는 이 책의 시도가 일반인들에게 그릇되게 자리잡은 그 인식들을 돌리는데 얼마나 기여를 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모든 책들이 그 시대상을 반영하여 시류를 파악하는 것에 힘을 다해야 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일이지만, 2002년 12월 19일 대선을 중심으로 후보들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은 과연 이 책이 대선이라는 거사 이후에도 그 가치를 보존하면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어려운 학문을 대중이 좀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쓴다는 것이 꼭 흥미 중심의 일화를 나열하는 것만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기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