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의 지혜 - 나와 세상을 이해하는 아홉 가지 성격 유형, 개정판
돈 리처드 리소.러스 허드슨 지음, 주혜명 옮김 / 한문화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때로는 입을 조용히 다물고 듣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다. 나는 무슨 말이든 시작하면 이렇고 저렇고 하며 분석한 이야기를 꺼내는 내가 싫었다. 특히 행동을 분석하고, 생각을 분석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생각을 정도만 말하기로 다짐했었다. 그러나 얼마간이 지났을 때엔 정말 정도밖에 생각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나를 발견하였다. – 일본 소설의 주인공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나의 생각을 언어로 정리해주었기에 내가 나를 발견할 있었을 게다. – 그러나 나는 아직도 그렇게 살고 있다. 감정적인 부분보다는 사실 위주로 이야기를 하며, 그렇기에 덧붙이는 감정의 언어는 비슷비슷하고 식상하여 표현하면서도 나의 표정은 밝지 않다. 설사 좋은 이야기를 때에도 속으로는 다른 언어로 토해내지 못하는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이런 나는 5번이다.

 

에니어그램을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하였다. 열심히 파보려는 의지도 없었고 에니어그램을 아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동참하기 위한 정도로 읽고 어정쩡하게 5번이라는 결론을 얻고 잊고 살았다. 이번에 함께 읽으면서 깊게 접하였다. 4번인 친구가 몸으로 느끼며 읽으며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해준 덕분에 진지하게 읽었다. 표지에 있는 표정 없는 사람들이 주는 위압감은 그럭저럭 해소되었지만 결론적으로 마지막 3부는 건성거렸다. 마치 수련원에라도 기분이 들어서.

 

역자도 솔직히 밝히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9종으로 묶는 유형화에 대한 반발심에 대해. 그러나 역자는 그것을 뛰어 넘고 온전한 단계에 이르는 충만함을 맛본 자로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할 많은 사람들이자가 분석에서 멈춘다. 자신의 유형을 발견하기 위해 열심히 유형에 대해 파헤쳐 후에 유형에 심취한 끝나 버리는 사례가 많다. 책에서 저자가 강력하게 주의를 주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그럴까? 의식적으로 고통을 느끼길 원하는(?) 인간의 본성 덕분일까? 책의 1, ‘내면의 여행에서는 희망찬 시작을 연다. 나를 앎으로, 깊은 나의 내면과 조우함으로 자유로워질 있다고, 모두가 마음 깊이 열망하는자유 우리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2부에서 각자의 유형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을 해준다. 점쟁이를 앞에 두고 복채 값이 올라가는 기분을 느낄 정도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은근히 사람 속을 긁는다는 것이다. 나를 너무 아는 사람에게서 듣는 칭찬이라기 보다는 까발려진다는 기분? 이것이 정확한 감정일 테다. 용하긴 한데 마음 쓰리다 싶으면 이제 3부에서 진정을 시켜주려 한다. 계속 점쟁이 이야기로 끌어가는 것은 타입이 아니긴 한데, 이왕 시작한 김에 이어가야겠다. 대개 우리의 두려움을 잠재워주는 것이 부적 아니겠는가? 3, ‘의식의 변형을 위한 도구 따지고 보면 그런 식이다. 값도 비싸다. 책을 들쳐본 이유가 내가 아는 사실들로 확인사살 하자는 것은 아닐 테다. 자기 계발 서적을 집는 사람들, 나를 알아가는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의 출발점은 대개지금의 , 이렇게는 된다.’ 테다. 그래서 의지를 갖고 움직여야 함이다. 단어로 줄이면실행이다.

 

예를 들어 가만히 앉아서 명상하는 5번은 명상을 하되 걸으면서, 움직이면서 하라고 다그친다. 고요함에서 힘을 얻는 5, 그러나 고요함에 빠져 버리는 오류를 범하는 5번에게, 그러니깐 당신 5번은 대중들 틈에 가는 극복 연습을 해야 합니다 라고 우울한 해결책을 주지는 않는다. 실행하되 내가 되는 부분을 계속 건드려서 강하게 만들려고 시도하다가 중도 포기하지 말고 수퍼 에고를 달래주면서 불필요한 메시지를 줄이면서 본질을 향해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변화는매일의 증거라는 것이다. 나를 아는 것이 자유로워질 있다는 것은 모든 행동 또는 두려움들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 넘을 있는 힘을 주는 진정한자유 갖게 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혼자 여행을 가끔 떠나곤 하는 내게 사람들이 많이 물어본다. 두렵지 않은지, 외롭지 않은지. 나는 대답한다. 엄청 무섭고 외롭고 두렵다고. 얼마 친구가 처음으로 혼자 부산으로 1 2 일정의 여행을 갔다가 당일 저녁에 돌아왔다. 생각보다 빨리 왔구나 라는 질문에 친구는 대답했다. 생각보다 재미없고 일이 없었다고.

이틀을 넘기지 않았기 때문이야.”

 

많은 사람들이 혼자 여행을 떠나면 순간부터 엄청난 자유로움을 느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그럴 때도 있다. 그러나 내가 배운 자유는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함박웃음 짓는 것이 아니었다. 어느새 슬그머니 지어지는 미소, - 바로 이것이 자아를 발견한 다음에 찾아오는, 그러나 어쩌면 한참 뒤에 또는 매일매일 짧은 순간씩만 찾아오는 자유의 기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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