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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8
라우라 에스키벨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평점 :
영화로 먼저 알려진 책들도 있다. '반지의 제왕'처럼.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우리에게 그렇게 다가온 책이다.
(그러나 검색할 때 조심. 영화는 '쌉싸름한'이 '쌉사름한'으로 제목이 다르다는 것.)
- 달콤 쌉사름한 초콜릿
감독 알폰소 아라우
출연 마코 레오나디,루미 카바조스,레지나 톤
개봉 1993.06.05 멕시코, 1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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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나도 영화로 먼저 봤던 기억이 난다.
과테말라에서, 안티구아에 있는 작은 영화관에서.
영화관이라고 하지만 실은 100인치 정도의 스크린에 영화를 틀어주는 곳이었다.
처음부터 본 영화는 아니어서 정확하게 내용이 기억나지는 않는다.
영화 끝 무렵에 영어와 스페인어를 섞어서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존의 숙모가 오셔서 같이 식사를 할 때,
숙모님은 듣지 못하시며 영어만 입모양을 보며 이해하시기에
존과 티타는 스페인어로 밀담을 나눈다.
멕시코 영화여서 스페인어 오디오를 영어 자막으로 해주는데,
영어 대화에선 자막이 안 나와서 들으며 어설프게 이해해야 했던 기억...
책을 펼쳤을 때 깜짝 놀랬었다.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하는 경우 미리 책을 접해보지 못한 덕분에 종종 발생한다.)
첫 페이지에 파이 요리법이 있지 않은가.
내가 요리책을 산 것인가 하고 후회의 파도가 크게 밀려올 뻔 했다.
그러나 뭐, 그럴 리 있겠는가?
중남미에 대한 남다른 애착은 누구나 그 곳에 살아보았으면 갖게 되리라.
'교양의 즐거움'이란 책에서 이 소설이 언급되었다.
'백년간의 고독'을 필두로 열심히 세상으로 나오던 중남미 소설들이 주춤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중남미 소설의 물결에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다. 그만큼 평범하지는 않은 책이렸다.
12개의 쳅터로 이뤄져있다.
1월부터 12월이라고 하지만 한 장당 몇 달, 몇 년, 몇 십년을 훌쩍 넘어버리곤 해서 일대기를 다루고 있는 셈.
남녀간의 사랑이야기이며, 정말 그네들의 소설답게 비현실적인 요소가 첨부되어 있다.
'백년간의 고독'을 읽으며 느꼈던 그 고통을 다시 실감했다.
도대체 이거 뭐야? 라는.
그리고 그런 점 외에는 남,녀가 서로 가까이 가지 못하는 연정.
옛날 이야기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