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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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놨더니 데리고 왔더라.

 

황석영의 신작, '개밥바라기별'을 읽던 중에 내 손에 들어오게 된 그의 작품, '바리데기'이다.

작가, 황석영이란 사람이 내가 일전에 선물을 받고도 제대로 읽지 않았던 '손님'의 저자라니. 그 때엔 잘 읽히지 않았던 책인데 '바리데기'는 개인적으로 '개밥바라기별'보다 더 흥미롭고 술술 읽혀 나갔다.

 

소설을 읽은 후 내 느낀 점을 써보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려 놓고 멍하니 있게 된다. 그러나 소설을 원하는 요즘에는 이렇게 적어봄직하다.

 

북한이 배경이었다. 첫 부분의 배경.

이해하기 어려운 사투리에서 대번 느껴진다. 그런데 당황스러움은 그 후였다.

본문 중,

"수령님이 돌아가셨다. ... 그 때는 구십사 년, 내가 열한 살 때이다."

 

이 책의 배경은 더 이상 70년대, 30년대와 같은 옛날 이야기가 아니다.

알아듣기 어려운 북한의 평양인지 함경도인지 모르겠으나, 하여간 그 사투리는 옛날 옛적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그 쪽에서 통용되고 있는 언어였다.

소설 상의 주인공, "바리"양은 나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인 셈이었다.

한국 나이로 치면 소설 속에서 현재 27살.

 

황석영이 묘사하는 북한의 상황은 정말 끔찍했다.

그러나 탈북에 성공하여, 중국을 거쳐 도달한 영국의 삶 역시 산업 혁명 시대를 방불케 할 만큼 공감대 형성에 어려움을 주었다.

'나보다 한 살 어린 젊은 여자가 겪었을 수 있는 사실적 허구야.'

라고 스스로에게 자꾸만 일깨워주지 않으면

한국의 중년 소설가들이 씀직한 '소외되는 현대화의 한 면'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거의 속독을 하듯이 지나치며 읽었으나

이 작품에서 작가는 토속 신앙적인 분위기를 넘치게 드러냈다.

바리가 가진 특수한 능력, 과거를 읽을 수 있고 죽은 사람들의 혼을 보는 등...

판타지 소설을 읽으며 옆에 있는 나무와 대화를 시도하려 하지 않듯이,

그가 표현한 토속 신앙적인 요소들 또한 흘려 보냈다.

그러나 솔직하게 그리 탐탁지는 않았다.

저자에게는 중요한 요소였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이것들이 없었으면 더 좋았겠다 는 생각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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