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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심리학 - 자신감과 열등감 사이에서 방황하는 당신을 위한 심리분석 ㅣ 마인드 북스 4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강희진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리뷰를 쓸 때, 되도록이면 요약본이나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지 않고 먼저 작성하는 편이다. 그런데 글을 완성한 후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읽다 보면 꼭 아쉬운 생각이 든다. 내 생각 이외의 것을 많이 짚어내기 때문이다. 이렇게도 고민해볼 수 있었구나 라는 뒤늦은 후회 비슷한 감정이 밀려온다고 할까?
제목은 이상했다. ‘여자의 심리학’이 뭐야? 그러나 출판사는 부제에서 성공했다.
‘자신감과 열등감 사이에서 방황하는 당신을 위한 심리 분석’
내가 여자이기에 이 책에서 공감을 하였지만, 남자가 아니기에 생기는 질문은, ‘남자는 자신감과 열등감 사이에서 방황하지 않는가? 이런 문제는 여자들에게 주로 나타난다는 것인가?’ 였다. 남자라고 어찌 그러지 않겠는가? 그러나 여자들이 아무래도 사회적인 영향을 더 받는 탓에, 즉 나 자신이라는 self에 대한 뿌리가 비교적 약한 경우가 많기에 저자, 베르벨 바르데츠키는 그녀의 클리닉 경험을 바탕으로 여자들의 심리 문제를 파헤친다.
나르시시즘이란 무엇인가? 내가 짐작하고 기억하던 나르시시즘이란 거울을 바라보며 그 안의 사람을 쓰다듬고 감탄하는, 쉽게 표현하여 일명 심각한 공주병인 특별히 이상한 사람이었는데 실질적으로 나르시시즘이란 그렇게 한 가지 증상만 가진 것이 아니라고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다. 솔직하게 읽다가 짜증날 가능성도 있다. 멀쩡하게 보이던 내가 병원을 가서 상담 치료를 받아봐야 할 환자가 된듯한 조금은 매스꺼운 기운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에 어떤 심리학 박사도 언급을 하였듯이, 정신 질환으로 부를만한 병명은 정말 엄청난 수에 달하고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그 범주를 피할 현대인은 거의 현존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으며 본인의 상태를 너무 심각하게 여기지 말고 나 자신,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 삼아보자.
고백하건대 나는 심리학을 잘 모른다. 꼼꼼하게 읽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여기서 접한 심리학 용어들, 유기, 분리, 방어 체제 등 여러 것들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나 약간의 책들을 읽어보았고 주섬주섬 접한 정보들과 학부 때 들은 몇몇 강의들이 전부이다. 하지만 가장 강력하게 남아있는 것은 ‘프로이트’가 주장한 이론들이다. 그의 이론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라고 이미 여러 세대에 걸쳐 밝혀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이 미치는 효과’를 정립한 학자는 그가 아니던가? 그래서 나름대로 내 어린 시절을 비춰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이 비추고자 하는 충동이라 함은 자연스러운 과거 성찰이 아니다. 진지하고, 도구를 가진 치밀한 바라봄이다. 왜냐하면 심리학을 공부할 때마다 거북스러운 부분이 바로 어린 시절이다. 내 어린 시절의 기억에는 특별히 잘못되거나 결여된 부분이 없다. 그런데 문제의 원인을 그 쪽에서 찾아보라기에, 어디 제대로 파봐야겠다는 충동이다. ‘여자의 심리학’에 등장하는 사례의 여성들은 과거를 고백한다. 그렇게 뭉뚱그리고 있던 꼬인 기억을 고백하면서 실타래를 풀어간다. 이 책을 구성하는 4개의 장 중에서도 치유책을 제안하는 부분은 마지막 장밖에 없다. 3/4를 분석에 할애하였다. 심리 치료가 바로 그런 것이라고 보인다. 진단이 어렵고 그 진단 과정이 바로 치료의 큰 단계이다. 정확하게 파악된 문제와 원인이 이미 치료의 반을 넘어선다. 휴우, 나를 진단해보고 싶다. 그러나 위험이 있다.
“경험에 비추면서 동정심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문제는 이러한 동정심과 공감대는 증상의 치료보다는 유지에 더 크게 기여한다는 점이다. (72)”
마냥 공감하고 내 뒷모습을 살피려 노력하는 것은 치료보다 증상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생각하는 것, 명상하는 것으로 우리의 뇌는 감정과 사건, 또는 상황을 끌어당긴다. 보통 사람들이 책을 읽는 이유는 내 의견, 생각, 기분이 적절하게 표현된 것을 읽으며 기쁨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환자들의 치료 과정에 너무 심취되어 버리고 동일시하게 되면 저자가 지적한 바와 같이 치료가 아닌 더 깊은 수령으로 빠지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해본다. 사실 나부터 그러했다. 처음에는 공감하였고, 다음으론 화가 났고, 마지막에는 이미 이 안에서 나를 매치 시키고 있었다. 결국 나의 부족함을 찾아 보는 작업은 한편으로는 슬픈 현실이 되어 버린다.
<인상에 남는 구절들>
나르시시즘이 자기 자신을 축으로 삼아 빙빙 도는 행위만은 아니다. 좀더 깊이 들어가 보면 거기에는 자기 자신과 자신이 지닌 한계를 필사적으로 찾으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 (9)
1. 여성적 나르시시즘이란?
자신에 대한 깊은 회의와 열등감, 고독, 고립, 혼란스러운 감정 등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환자들은 자신의 고통과 고민에 대해 말하는 것을 꺼렸다. 설사 말을 한다 하더라도 마치 남의 일인 양 격양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정적으로 충분한 거리를 두고 이야기했다.
è 내 입장을 언급할 때에도 부끄러워서일까? 제3자 이야기를 하듯 말하는 습관.
무척 당당한 동시에 연약하기 짝이 없었다. (26)
이 책은 깊은 자기회의에 시달리는 사람,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 때문이다. (29)
è 끝까지 읽은 후 이 책에서 받은 해결책이 모호하게 여겨진다.
영혼의 허기란 절망, 지루함, 슬픔, 고독 등을 의미한다. (31)
이 여성들에게 있어 체중 증가는 살찌고 못난 모습이 되는 것을 의미하고, 살이 찐다는 것은 매력이 없어지는 것, 가진 게 아무 것도 없는 것, 그래서 남들이 자신을 미워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39)
è 솔직히 부쩍 이런 생각이 늘었다.
이 상황에서 ‘카린이 생각하는’ 문제는 단순히 남자친구가 전화를 안 했다는 사실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카린에게 있어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남자친구가 ‘감히’ 자신에게 전화하는 일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불경죄 (44)
자기애적 분노는 ‘버림받았다는 몸짓’이자 ‘애착관계를 향한 외침’으로 해석될 수 있다. 존 보울비는 사람 및 애착관계에 대한 아이의 소망이 계속 충족되지 않을 경우(예를 들어 갓난아이가 오랫동안 울도록 그냥 방치되는 경우), 분노가 지닌 “원래의 목표를 비껴가는 ‘가까이 오지마, 난 네가 싫어’라는 신호와 ‘가까이 와줘, 난 네가 필요해’ 라는 신호 두 개가 동시에 내포된 역기능적 분노(dysfunktionale Wut)가 양산된다. 나아가 그런 의미에서 자기애적 분노는 버림받는 것에 대한 표현인 동시에 자기방어의 수단이기도 하다.” (47)
‘나르시시즘의 확장된 영역’이란 자신이 가진 능력에 아이가(혹은 배우자가) 가진 능력을 더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51)
è 이 정도 특성은 대다수의 부모, 자식, 부부가 가진 특성으로 보인다.
감정표현을 억제당한 아이, 감정을 거부당하고 반영받지 못한 아이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한다. 내면에 싹튼 감정을 의심하기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자아를 부정하기에 이른다. (53)
거부당한 아이든 과보호를 받은 아이든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맛볼 수밖에 없게 된다. (55)
거짓 독립심, 남성들은 진정한 관계를 구축하기를 꺼리고 자기 혼자서도 충분히 만족스럽게 살아간다. ‘관계 거부자’
여성적 나르시시즘은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면서까지 주변 환경에 적응하고, 대인관계에 있어서는 필사적으로 공생관계를 구축하려 하는 것.
상대방과 진정한 동화를 이뤄내지는 못한다.
이 여성들이 대인관계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오로지 혼자가 되는 상황을 피하고 이를 통해 안정감을 얻으려는 것뿐이다. ‘관계 수용자’ (65)
경험에 비추면서 동정심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문제는 이러한 동정심과 공감대는 증상의 치료보다는 유지에 더 크게 기여한다는 점이다. (72)
2.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인한 상처
태어난 후 최초의 몇 년이 이후의 성장과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여러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미 입증되었다. (83)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부모가 아이에 대해 느끼는 감정도 이후 아이가 갖게 될 기본적 신뢰감 혹은 불신감에 영향을 미친다. (88)
아이가 기본적 신뢰를 갖고 있는지 아닌지는 낯선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생후 몇 개월 동안의 공생기간을 긍정적으로 보낸 아이라면 낯선 사람을 호기심과 감탄으로 대한다. 만약 아이가 낯선 사람을 볼 때마다 겁을 먹고 방어적 반응을 보인다면 이는 기본적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89)
è 저자의 주장에 따르자면, ‘아이가 낯을 가려요.’ 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 부모가 아이에게 적절한 애착을 주지 못했어요’ 라는 고백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인가? 단순한 성격의 탓은 아닌가?
교류분석법에 자주 등장하는 개념으로, 존재의 정당성을 갖지 못한 사람은 대개 불안감, 위협의식, 자기 자신을 포함한 인간 전체 및 세상에 대한 불신, 불안감과 공포심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93)
è 하나님의 자녀라는 신분 확인이 주는 효과
아이는 주위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신의 신호를 올바르게 해석할수록 긍정적인 감정을 개발한다. 그러나 아이가 울 때마다 배가 고픈 거라고 해석하며 젖만 먹이면 아이도 자신의 신체적 요구와 감정적 요구를 혼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안아달라는 신호를 보낼 때마다 엄마가 젖만 먹이면 그 아이는 나중에도 외로움을 식사와 간식으로 때우려고 할 것이다. 그런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자가기 배가 고픈 것인지 외로운 것인지 구분을 못할 가능성이 크다.
è 어린시절에 있는 일들이 이렇게 효과가 크구나.
하지만 식욕이 실망으로 인해 발동되었다는 걸 깨달은 순간 식욕은 완전히 사라졌고, 조금 슬픈 기분이 들면서 자기 얘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98)
신체에 대한 자의식 없이 자신에 대한 자의식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 몸은 나의 일부가 아니라 나 자체라 해도 좋다. 내 몸을 바라보는 관점 및 내 몸에 대한 평가가 곧 나 자신에 대한 시각이자 평가가 된다.
è Because of my body status, I’m losing myself.
행복이 날씬한 몸매만으로 얻어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109)
è 그러나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주어주는 효과는 상당히 크기 때문에 날씬한 몸매를 지향한다.
뚱뚱한 여성들은 오히려 실제보다 자기가 더 날씬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110)
è Oh my gosh!
심장이 타들어가고 가슴팍이 아려온다고 말했다. 심장은 인간의 신체기관 중에서도 사랑과 수용, 애정 등 다양한 감정과 가장 많은 연관성을 지닌 기관이다. 그 부분이 타들어간다는 말은 타인에 대한 애정과 애착이 결핍되었다는 말이다. (120)
è 심장에 느끼는 그 고통이 정말 감정과 연관되어 있구나.
아이가 자율성을 발달시킨 두에 다시 엄마와의 애착관계를 형성하려면 먼저 분리가 이뤄져야 한다. 콜리저는 이렇게 말했다. “우선 이별에 대해 충분히 슬퍼한 후에야 새로운 사람에 대해 마음을 열 수 있다.”
개성화 (individuation) (124)
자존감이 약한 여성들에게 있어서 분리는 한계상황을 의미한다. (126)
“누군가와 헤어져야 할 때면 전 그냥 말없이 사라질 거에요. 눈물도 흘리지 않고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고 말이죠. 그냥 그 사람은 제게 있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셈 칠거에요.” 이런 식이라면 케르스틴은 사랑받지 못하고 버림만 받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을 것이다. (128)
è 이런 유혹을 누구나 느끼지 않을까? 하지만 그 두려움의 유혹을 뿌리치고 일상적인 헤어짐을 가질 때 진정 아름다운 이별이 될 터인데. 나는 그 중간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냥 깨끗하고 투명한 늪으로 조용히 빨려 들어가는 작별이 내가 가진 이미지로 보인다.
감정적 공복상태, 더 이상 관심과 애정을 받을 수 없다는 두려움 등이 물리적인 공복감과 식탐으로 변형되는 것이다. 이때 먹는 행위는 (중독성이든 아니든) 버림받은 슬픔을 표현하는 도구다. 나아가 자존감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자극, 끝없는 나락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의 발로다.
이들은 아무런 계획 없이 여가와 주말을 맞거나 혼자 저녁을 보내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 외부로부터의 관심과 인정이 결핍되면 자아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130)
è 그렇다면 ‘중요성’ 테마는 강점이 아니라 해소하지 못한 부분, 심리학적 문제인가?
è ‘약속 중독’이나 ‘계획 중독’과 같은 이 행위를 어찌 바라보아야 하지? 어려운 문제이네.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내가 요청하기 전에 치료공동체 중 누군가가 먼저 내게 다가왔으면 좋겠다. (131)
è 요청이나 부탁이란 단어들의 이미지는 쭈볏쭈볏 곤두서있는 내 신경이야.
대략 생후 18개월쯤, 아이들은 이 시기에 말하자면 ‘나르시시즘의 최고봉’을 경험한다. 적어도 자기들이 보기에는 자기만큼 전지전능한 사람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기 아이들은 그와 동시에 자신의 능력이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도 뼈아프게 깨닫는다.
위대함(우월감)과 능력의 한계(열등감)를 동시에 체험한다.
è 인생에서 늘 체험한다오!
부모의 지원과 아이 자신의 현실 인식 (140-1)
자기애적 인격 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자립과 의존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이어주는 끈을 찾아야 한다. 다시 말해 자주성을 버리지 않고도 남의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고 개발하는 동시에 남들의 도움도 기꺼이 받으려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143)
많은 어머니들이 임신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두고, 가족과 자녀를 위해 원래 자신이 품었던 원대한 꿈을 포기한다. 이러한 결정은 이후 그들의 가슴 속에 양면적 감정을 일으킨다. 인생에 있어 중대한 무언가를 놓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그런 의심을 상쇄해 주는 수단이 바로 가족을 잘 돌보고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내는 것이다.
è 수단’이라는 것은 너무 극단적인 표현이 아닌가? 또한 자녀를 키우는 것을 잃어버린 어머니 역시도 무언가를 놓친 듯한 의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과연 어느 쪽이 더 행복하다고 이런 사실만 가지고 구분 지을 수 없다. 사실과 감정인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희생으로 대체해 온 어머니들에게 있어 딸의 독립은 존재가치의 하락이나 상실을 뜻한다. (154)
è 엄마들이 이렇게 느낄까? 그럼 집착하지 않는 부모는? 그래도 이렇게 생각하게 되나?
여성성을 인정하고 적극 개발할수록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남녀관계에서도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다. 배우자(남자친구)를 경쟁자로 보는 시각을 접기만 한다면 여성으로서의, 그리고 당당한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누릴 수 있다. (159)
원래 세 살쯤이면 독립심과 개성의 발달이 마감되고, 아이는 독립적인 개체로서 자기만의 고유한 자아를 체험한다. (191)
진정한 삶을 방해하는 지나친 완벽주의와 도덕심을 버리고 자신의 감정과 진정한 욕구에 충실한 것이 치유의 길인 것이다. (197)
날씬한 몸매는 매력과 성공, 인기, 활력, 건강을 상징하고, 뚱뚱한 몸매는 의지박약, 무절제, 소외, 고독을 상징한다.
다시 말해 개인적 고통일 뿐 아니라 왜곡된 사회발전에 따른 질병이라는 것이다. 여성들은 이런 맥락을 간파하고 수동적 희생자의 입장에서 탈피해야 한다. (220)
인간의 성장발달에 관한 연구자료들을 보면, 타인의 인정 등 외부적 자극을 통해 자존감을 획득하려는 경향이 남자보다는 여자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남들의 시각이 자기평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남의 말에 더 쉽게 좌우되고, 외부적 자극을 자기평가의 기준으로 삼으며, 중심이 자기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있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로렌스는 여성을 “응시되는 성”이라고 정의했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노출되는 입장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어딜 가든 여자는 늘 응시의 대상이다. 남자들만 여자를 외모로 평가하는 게 아니다. 같은 여자들도 외모를 보고 다른 여자를 판단한다. 따라서 여자들은 해당 사회가 요구하는 미적 기준과 매력 포인트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그래야 남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고, 소외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221)
3. 극과 극을 오가는 삶
자존감이 약한 여성들은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 것과 욕구가 충족되는 것을 동일선상에 놓는데, 이 또한 구두적 우월감의 특징에 속한다. 이들은 ‘자체검열’을 통해 수많은 욕구들 중 실현 가능한 것만을 통과시킨다. 실현 불가능하거나 놀림감이 될 만한 욕구는 절대 발설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요, 아예 마음속에 떠올리지도 않는다. 문제는, 상대방이 자신의 욕구를 말하지 않아도 눈치 채고 알아서 충족시켜주기를 바란다는 데에 있다.
자존감이 낮은 여성들은 절망을 받아들이고 참아내는 인내심이 매우 부족하고, ‘전부가 아니면 아무것도 갖지 않겠다.’는 식으로 생각한다. (244-5)
è 지금 깨달은 사실 한 가지. 내 상태를 설명하는 것에 감탄할 필요는 적다. 해결책을 제시한 것에서 감탄해보자.
4. 여성적 나르시시즘의 치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공할 수 있다는 신뢰
내가 죽이고 싶은 건 내 존재 전부가 아니라 그중 일부일 뿐이라는 내용이었어요. (319)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거쳐야 할 체험들 중 가장 고통스러운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유기체험이다. (326)
è 나는 저자가 왜 유기 체험을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분명 이것은 상당히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늘 겪는 일이 아니던가? 그 체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인가? 잘 모르겠다. 심각한 유기 체험과 일상에서 겪는 그 쓸쓸함과 다른가? 아, 이 부분은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보인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믿을 때 그러한 인생의 기회들이 우리를 찾아온다. 자비로운 신이 우리에게 그 기회를 ‘공짜로’ 선물해 주는 것이다. (348)
자립심은 일상생활 속의 사소하고 구체적인 노력들을 통해 자라난다. (354)
진정한 의존은 공생적 융합관계와 전혀 다른 것이다. 진정한 의존은 자신의 한계를 잃지 않고 상대에게 자신을 맡길 수 있는 능력이다. (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