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콘서트 1 - 노자의 <도덕경>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까지 위대한 사상가 1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대향연 철학 콘서트 1
황광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철학 콘서트(philosophy concert) 광우

 

 

1.       콘서트 감독을 맡은 황광우, 그가 궁금하다.

 

군대에 있다가 사회에서 저지른 일이 밝혀져서 육군 교도소에 수감되어야 했던 비운의 사나이, 황광우. 그는 일반 교도소로 이감되며 해방을 외치며 행복을 느낀 사람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반독재 시위에 참여하였고, 그의 운동 경력은 대학 시절로 이어지며 그 후 민주노동당원으로도 활동하게 되었다. 현재는 광주에서 고전을 가르치고 있다는 저자는 스님과 시인이라는 특별한 두 형님의 영향도 받았을 테고, 굴곡 있는 삶의 뒷면을 그 간의 철학 분야의 독서 이력이 장식하고 있다. 젊은 시절 힘찬 지적 욕구로 시작한 철학과 고전들을 고개 끄덕이며 내려 놓기까지에는 긴 세월이 흘렀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저자는 그것들을 하나 둘 모아서 작은 콘서트를 준비하였다. 어디 한 번 즐겨보자.

 

2.       그 콘서트에서는 누구 나오나요?

 

노자의 <도덕경>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까지 위대한 사상가 1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대향연으로 초대합니다.

 

소크라테스라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나요? 철학 콘서트에서는 왜 그가 독배를 마시고 죽어야 했는지를 화두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조금 자세히 들어가보겠다. 자신은 무지하다고 주장하던 소크라테스는 사회에서 등에와 같은 역할을 하였다. 그는 자신이 오직 아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무지하다.라는 사실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그와 마찬가지로 사회의 중추 세력들 또는 젊은이들에게도 문답법을 가지고 그 사실을 깨닫도록 돕는 산파였다. 그러나 이 과정은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기에 때로는 그가 던지는 허를 찌르는 질문들은 소 등의 등에가 되었다. 이러한 소크라테스가 기득권층에게는 곱게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 아니꼬운 대담가를 따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슬그머니 겁도 주고 구슬려서 망명이라도 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소크라테스를 고발하였다. 하지만 이 철학가는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독배를 들었다.

 

그 다음으로 등장하는 유명인은 이상국가 프로젝트를 가진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이다. 철인 정치를 주장하던 플라톤은 금, , 철로 사람들을 구분하여 지배권자와 피지배권자의 역할을 규정짓는 모습에서 그리고 잠시 서양에서 동양 쪽으로 눈을 돌리며 중간에 만나는 고통의 바다를 건넌 석가도 초대되고 천하주유에 나선 돈키호테, 공자, 예수, 이황, 토머스 모어, 애덤 스미스, 그리고 카를 마르크스까지 그들의 철학 콘서트가 진행된다. 참으로 다양하고 굴찍한 출연진들이 아닐 수 없다. 황광우 감독은 출연진을 정하기까지 상당히 애를 먹었을 것이다. 미니 콘서트이지만 간략하게 할 수는 없고, 멋들어지게 알토란 같은 콘서트를 개최하고자 하여서 사상 별로 대표적인 인물들만 힘겹게 추렸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면서 본문 중간 중간에 비슷한 분위기를 풍길 것 같은 사상가들을 비교해주고 대립되는 자들을 정리해주는 센스를 발휘하고 있다. 바로 이 점에서 철학 콘서트가 여타의 입문서와 다르게 따로 놀기, 따로 알기 현상이 적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자칫하다가는 10명이나 되는 화려한 경력자들을 나무로만 바라볼 수 있었는데, 서양을 아우르는 철학이라는 숲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어서 이 부분을 높이 사고 싶다.

 

또한 책의 전반적인 진행을 볼 때 황광우 감독의 여유로움이 물씬 묻어난다. 기존의 철학 서적들이 딱딱한 심포지엄 같은 스타일이었다면 이 책은 진지하고 열정적인 공연을 보이다가도 가끔씩 위트 있는 무대 매너를 잊지 않고 있다.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기 보다는 입문서로서 접근시작의 목적에 충실하기 때문에 이런 사족들이 가능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고전을 읽기 전의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홍보를 위한 소책자들의 묶음과 같은 인상 또한 주고 있다. 이 점이 한편으로 장점이다. 관객으로 하여금 심도 있는 고전을 접하고자 하는 욕구를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플라톤의 국가나 마르크스의 자본론, 노자의 도덕경 등은 정녕 읽으면 좋겠지만 이라는 변명을 하며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하는 책이다. 하지만 황광우씨 역시 6개월에서 20년에 걸쳐 읽어 온 고전들을 나도 한 번 도전할 수 있겠구나, 읽어보고 싶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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