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 제목만 들어도 이미 마음이 쿵 내려앉을 분위기이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바꿔보자면,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당신에게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쉽게 대답할 수 있는가? 바로 대답할 수 있는가? ‘평소 많이 생각을 해 보았던 질문인가?’ 아니면 ‘그냥 쉽게 대답하였는가?’ 혹시 본인이 후자에 해당된다면 같이 한 번, 진지하게, 깊게 고민해보면 좋겠다.
예전에 교회에서 ‘떡볶이’라는 연극을 공연하였었다. 학생부터 노인까지 몇 사람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물어본다.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평소 좋아하는 것, 신경 쓰고 있는 것들을 대답한다. 그러나 이것이 질문이 아니라 상황이 된다. 정말 나에게 소중한 것을 택할 수 밖에 없는 돌발적인 위기의 상황이 발생한다. 바로 이 때 사람들은 자신이 대답했던 것과는 다른 것을 선택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돈만 밝히던 구두쇠 할아버지는 자식과 건강을 찾고, 각종 보석을 끼고 살던 중년 부인은 가정을 찾는다. 이 연극이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정말 소중한 것을 입으로만 외치고 있지 않나요? 오늘 하루 그것을 위해 보낸 시간이 얼마나 되나요?”
저자 김홍식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던져주고 있다. 아래 3가지의 보기 중 내가 지금 가장 먼저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보자.
1. 급한 것 urgent thing
2. 중요한 것 import!ant thing
3. 소중한 것 valuable thing
이 세 가지 보기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모순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발등에 불 떨어진 것을 외면하랴? 내 앞 길에서 정말 중요한 일을 제끼랴? 나에게 너무 소중한 것을 모른 척 하랴? 그러므로 잘 생각해보자. “이 세 가지만 놓고 볼 때, 나는 지금 무엇을 선택하였는가?” 조심스럽게 답해보자면 1번을 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2,3번을 할 것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과히 그렇지 않다. 우리는 자동으로 당장 급한 것에 나의 에너지를 우선 할당한다.
그러나 나는 질문을 다시 던지고 싶다. 1번을 한 후에는? 혹시 또 1번을 하고 있지 않은가?
이 책에서는 1번과 2번을 정신 없이 왔다 갔다 하는 우리에게 특히 1번에 집중되어 있는 삶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3번, 소중한 것을 돌아볼 것을 조심스레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 김홍식이 생각하는 3번은 ‘관계 회복’이다. 우선 우리의 관계의 화분에 영양을 충분히 주게 되면 그 다음에 우리에게 어떠한 일이 생길지 한 번 지켜볼 것을 제안한다. 소중한 관계가 회복되었을 때,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는 과정에서 내가 하게 될 경험을 기대하라고 속삭인다.
책 자체는 어렵지 않다. 원론적으로 관계는 뭐고 소중한 것은 뭐네 라는 식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례들을 하나씩 소개하면서 작은 코멘트를 달고 있다. 약간의 여유만 있다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릴 수도 있는 정도의 두께와 난이도(?)이다. 그러나 한 번에 읽는 것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였던 『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 또는 『내 영혼의 닭고기 스프』를 읽듯, 곁에 두고 음미하며 읽는 방식을 권하고 싶다.
혹자들은 이 책을 읽고 감동받았다고 말한다. 또는 이런 책은 다 필요 없다고, 별 좋은 말만 다 써놓은 책이라고 표하기도 한다. 전자가 옳다, 후자가 틀렸다 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이라는 평을 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책에 수록된 수십여개의 예화를 보면서 ‘나의 이야기’를 찾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의 이야기를 하나 찾아서 정말 나는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점검해보고 내가 형성하고 있는 관계의 어려웠던 부분이 개선 되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