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직원은 분명 따로 있다
나는 뛰어난 직원인가?
책 표지에 ‘김경준(딜로이트 상무이사) 지음’ 이라고 적혀 있다. 왜 저자 이름 옆에 그러한 소속을 적은 것일까? 책의 성격상 필요한 과정인 것인가? 아니면 혹여나 저자가 이 분야에서 아직 많이 유명하지 않아서 사족을 단 것일까? 분명한 것은 책 날개에 있는 저자 소개도 문학 서적과는 분명 다른 그것이다. 저자의 학벌을 시작으로 그동안 근무했던 회사 이력들과 그의 경험들이 모아져서 이러저러한 책이 나오게 되었다는 방향으로 적혀 있다. 하는 김에 몇 마디 더 적어볼까? 책 뒷면의 추천글을 써준 사람들도 조금은 다르다. 흔히 추천사를 써 주는 사람들은 무슨 회사 대표나 어떤 유명 서적의 저자들로, 사회적으로 상당한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뛰어난 직원은 분명히 따로 있다』의 추천자들은 실무적이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 인력개발실 임영호 실장’ 이런 식으로 실장, 대리, 과장급 – 현장 실무 최전선의 사람들이 인정하고 추천하여 준 책이다. 저자 김경준씨가 굳이 CEO급의 추천사를 받지 못해서 그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의 타겟은 ‘직원’이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사람들은 바로 동료 직원이나 직속 상사들일 것이다. 그들이 동의하는 ‘조직에서 성공하는 60가지 노하우’를 김경준씨가 정리해서 글로 풀어내었다.
첫 장의 ‘지은이의 말’에서 이 책의 목적을 점검받고 들어간다.
‘회사 생활을 자기 인생의 CEO – 자기 인생의 많은 부분을 자기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사람 - 가 되는 훈련과정으로 생각하라.
회사 생활, 조직 생활에 관한 노하우책, 이 책을 읽는 이유는 현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내 인생의 주인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는 곳에 있는데 이 기간을 더 효과적인 훈련으로 만들기 위한 어드바이스를 받고자함이다. 이 말을 깔끔하게 표현한다면,
1단계. 회사 생활에 대해 기존에 갖고 있던 패러다임을 변경한다.
2단계. 새롭게 받아들일 조직 활동을 잘 수행하기 위한 노하우를 배우고 실천한다.
<1장 – 밥벌이로만 생각한다면 미래는 없다>
01.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 저자는 ‘기회는 평등하게 주어지나 능력에 따른 불평등은 인정되는 시스템’이라고 자본주의를 정의한다. ‘우리 사회의 기업이나 조직에서 경험을 쌓고 성공하고자 한다면 일단 우리 사회의 게임의 규칙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도 분명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뒤에, 05. 경쟁할 자신이 없으면 안주할 곳을 찾아라. 그러나 존경심을 가져라.’ 라는 글에서는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였다. 자본주의라는 단어가 왜곡되어서 이제는 ‘천민 자본주의’ 개념으로 은근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오는 불협화음이었다.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고, 경쟁을 인정하고, 내가 경쟁이 두렵거나 뒤쳐져서 뒤로 물러나있는 것이라면 그들을 존경하고 험담하지 말고 조용히 해라.’ 라는 식으로 들렸다. 어이쿠? 책을 잘못 선택한 것일까? 라는 후회가 살짝 솟으려 하는 순간 이 책의 부제가 다시 눈에 들어오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직에서 성공하는 60가지 노하우’
『뛰어난 직원은 분명히 따로 있다』는 아름답고 다정한 어투로 따뜻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 아니다. 또한 인생 전반적인 내용을 다룬 자기 계발 서적도 아니다. 자기 계발 서적이겠지만, 분명하게 회사 생활 내용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교언영색도 없고, 책장을 덮는 순간 가슴 뭉클한 희망감이나 뿌듯함이 생기는 편도 아니다. 단지 김경준씨는 직선적으로 이야기하고 있고, 직업적인 부분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자들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러므로 책장을 덮으며 하게 되는 사색도 달랐다. 그간의 나의 조직 생활의 태도를 뒤돌아본다. 그리고 눈을 감고 편안한 의자에 앉아 책의 내용을 곱씹는 것이 아니라, 플래너를 펼쳐 들고 힘차게 밖으로 나서며 후반 전략을 짜는 사색이다. 내가 곧 뛰어난 직원이 되기 위하여.
<3장 - 평판이 사라지면 당신도 사라진다>
이 표현은 위에서 언급한 이 책의 스타일을 염두하더라도, 방어적 자세를 줄 수도 있다. 대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나 자신에 집중하라고 권하는데, 아니 이럴 수가, 주위 소문에 따라 나의 정체성이 좌지우지된다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제목으로 강하게 표현된 것이며, 내용에서 김경준씨는 ‘원칙과 인맥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투명 어항과 같아서 지금 저지르는 이런 저런 과오들은 내가 슬그머니 감추거나 세월에 따라 자연스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 드러난다는 것이다. 현재의 나에게 충실하기 위해서 원칙을 지키고, 사회 내에서 보이지 않게 모두 연결되어 있는 인맥들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4장에서는 ‘좋은 행동보다 좋은 습관이 강력하다’ 라는 주제로 15가지 정도의 실천 지침들을 제시한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며, 1~3장은 1단계에 해당하는 “회사 생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질 수 있는 도움글이며, 4장에서는 2단계로써 효과적인 경험과 훈련이 될 수 있는 방안들이다.
또한 이 책이 직선적이고, 때론 당혹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이유가 그가 염려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최면이 걸린 현실 인식’ 을 깨기 위함도 크다고 생각한다. 첫 장에서부터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을 인정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은근슬쩍 장밋빛으로 보고 있는 최면 걸린 현실을 직시하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