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이나의 작사법 - 우리의 감정을 사로잡는 일상의 언어들
김이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평점 :
나를 표현하는 방법
꿈과 현실, 그 간극을 좁히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럴 때마다 주변의 조언을 얻는다. 좋은 사람들이 많아 좋은 의견들을 듣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친한 언니가 이 책에 대해 언급을 했다.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지금 우리들의 상황에 대해 의문을 던지기 좋은 책이다 라고. 더불어 창작자에게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하면 되는지 참고도 된다고 했다. 평소 이런 류의 책을 선호하지 않았지만 언니한테 듣는 그 순간만큼은 직접 사서 읽어야겠다는 충동이 들었다. 언니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집 근처 서점에 들러 구매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 노랑색. 따뜻해지는 기분을 안고 첫 장을 펼쳤다.
정말 간절하게 음악 일을 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불확실한 자신의 재능만 보고 현실을 포기하는 사람이 간절한가, 아니면 현실을 챙겨가며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멀리서부터라도 그 일을 향해 살아가는 사람이 간절한가? (p13)
책을 읽다보면 나의 상황에 적절한 문장을 만나면 반갑다. 근래 만났던 문장 중에서 가장 반가운 문장이었다. 이를 곱씹어보며 작사가 김이나의 삶을 마주했다. 그 중에 그대를 만나, 잔혹동화, 돌이킬 수 없는, 누구나 비밀은 있다 등 평소 좋아했던 노래 가사말을 쓴 사람이었다. 3분 안팎의 짧은 노래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와 고민들이 얽혀 있었다니. 평생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 싶은 내게 많은 자극이 됐다.
나는 때로 '솔직함'이 일종의 거래처러 오고간다는 생각을 한다. 너가 이만큼 보여줬으니 나도 딱 이만큼만, 자 이번엔 네 차례. 이런 식으로 오고가는 솔직함은 얼마나 무의미한가. 하물며 떄론 솔직함의 탈을 쓴 칼일 때도 있다. (p214)
사랑받는 가사를 많이 쓰는 작사가이다보니 마음 속에 와 닿는 문장도 자주 만났다.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고민을 눈에 보이는 활자로 명확하게 표현한 문장이 많다. 그때마다 길을 걷듯이 책을 읽다가 멈춰서 고민했다. 공감도 하고 또는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그 무엇보다도 바닥까지 치닫은 나를 들여다보라는 말은 '아!'했다. 알고 있는 방법이었지만 그동안 외면했던 방식. 그녀가 어떤 과정으로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는지. 배울 점이 많았다.
책의 이름 그대로 작사가를 꿈꾸는 사람에게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하지만 나를 표현하는데 서투른 사람들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진정한 나를 표현하는 것에 대해 모두가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물론 그러기엔 방해물이 많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