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횡설수설 인생에 대한 용기


    내가 갖고 있는 인생 고민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책을 만나면 정말 반갑다. 이 책은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고 살아가는 문제에 대해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인생은 하나의 점이 아닐까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영혼이 쉴새 없이 다음 컷이 있는 내 몸으로 옮겨가는 게 아닐까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이렇게 즐거운 상상을 내 마음대로 할 때가 많았다. 요즘은 부쩍 줄어들었다. 언제였을까. 현실에 정신이 팔리기 시작할 때였을까.

  스스로 진정한 성인에 대한 시기를 정한 적이 있다. 적어도 경제적으로 부모님의 손을 벌리지 않을 때. 그 시기는 바로 대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라고. 그래서 마음이 급했을 수도 있다. 최근 지방생활을 정리하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엄마에게 손 벌리기 싫어서였다. 또한 꿈에 대한 열망 때문이기도 했다. 좋은 책을 만드는 일. 생각보다 공간의 제약을 많이 받았다. 그 한계를 넘고 싶어서 왔는데, 다른 장애물이 생겼다. 머리는 점차 마비되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뭘까?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사게 된 계기는 미움 받기 싫어서였다. 어릴 적 자주 갔던 동네서점을 오랜만에 갔다. 불황 탓에 규모는 점점 작아지고 한적한 서점 안에는 나와 주인 뿐이었다. 단순히 책을 구경하고 나가려고 했다. 살 책도 없었지만 괜히 혼자 찔려서 가장 잘 팔리고 있다는 이 책을 집었다.

  책을 읽기 전에 참고했으면 좋겠다. 이 책의 형식은 플라톤의 '대화'를 차용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대화를 떠올린다면 보다 편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기본적인 이론은 다르지만.

  아들러의 이론은 흥미롭다. 병들어 있는 한국사회를 조금은 더 부드럽게 만들 수 있는 요건들이 있다. '트라우마'에 벗어나고 원인과 결과에 벗어나고 있는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아주 잘 알고 있는 요건들이지만 직접 행동으로 옮기기엔 한계가 있는. 마지막 장, '춤'이라는 단어를 봤을 때! 그래, 삶은 춤이다 라고 많은 공감을 했다. 그동안 내가 책임감이랍시고 짊어지고 있던 고민들이 가벼워졌다. 하지만 그 고민들을 놓지 않았다. 춤이라는 다른 방식으로 지켜보았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 책을 읽고 용기가 생겼지만 인생이 바뀐 것은 없다. 촉박할 필요는 없다. 그 이유는 이 책에도 잘 나와있다. 아들러 심리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삶을 변화시키려면 '그때까지 살아온 햇수의 절반'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고 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마음의 안심이 됐다. 그러나 안일함에 대해 경계를 해야겠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러나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수 있다.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고 인생이 흔들릴 때마다 뽑아들어 마지막 장을 꼼꼼하게 읽어야겠다.

 자네가 극장 무대에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게. 그때 극장 전체에 불이 켜져 있으면 객석 구석구석까지 잘 보일거야. 하지만 자네에게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면 바로 앞줄조차 보이지 않게 돼.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라네. 인생 전체에 흐릿한 빛을 비추면 과거와 미래가 보이겠지. 아니, 보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겠지. 하지만 '지금, 여기'에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면 과거도 미래도 보이지 않게 되네. (p3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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