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미래 - 앨빈 토플러 (반양장)
앨빈 토플러 지음, 김중웅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앨빈 토플러에 대해서는 더이상 말할 필요가 없으리라. 그 유명한 '제 3의 물결'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로 손꼽히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그의 15년 만의 미래에 대한 비전니 참으로 궁금하다.

 나는 사실 경제니 뭐니 모르는 사람이다. 세상 물정에 어두운 탓도 있겠거니와 나아가서는 부의 흐름이나 이런 것은 삶을 살아가는데 큰 척도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허나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런 생각을 고쳐 먹었다. 상호복잡의 텍스트는 어려운 책에서나 있는 것이 아니었고, 내가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을 뿐 지금 나를 둘러싼 모든 세계의 흐름 그 자체였다.

 저명한 카오스 이론을 알 것이다. 이른 바 남태평양의 작은 섬에서 일어난 나비의 날갯짓이 다른 곳에서는 태풍을 몰아올 수도 있다는 말로 대변되는 이론 말이다. 왜 갑자기 카오스 이론을 꺼내는가 하면, 그 작은 날갯짓을 영향을 받는 것은 민감한 환경 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은 나비의 날갯짓으로 태풍은 몰아치고 그 곳의 금전적인 피해는 또 다른 나라에서의 주식을 조장하고 그 주식의 폭락 혹은 폭등은 더 나아가 어쩌면 제 3 세계의 어린아이를 죽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이제 하나의 완벽한 유기체가 되었다. 하나의 사건이 생기면 그 파동이 1초 안에 수천만가지의 해일이 되서 개인을 덮친다. 우리는 세계의 반대편에서 있는 사람과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심지어는 이런 것들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세상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1초 만에 퍼지는 파급뿐만이 아니라 그에 수반되는 그 많은 해일들은 또다른 이유가 되서 해일을 끊임없이 만들어 낸다. 우리는 이런 해일이 격랑하는 세계에서 작은 판자에 의지한 채 표류하고 있다. 예전에는 국가라는 배 안에서 돛대를 잡고 있었다면 이제는 그 배 마저도 이미 없어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잡고 있는 판자는 무엇일까?

 바로 자신이 사유하고 있는 가상세계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비약이 심할지도 모르겠으나 미래로 가는 길목에서 본다면 이것은 과장이 아니다. 우리가 세계의 온전한 해일을 맞고 있을 수 있는 이유도 바로 통신과 기술의 발달과 그에 따른 복합적인 국가적 사회적 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한 인터넷으로의 항해를 해보라. 아니 이미 이 글을 보고 있는 순간부터 당신은 자신의 판자를 다른 이의 판자와 맞댄 것과 같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미니홈피니 블로그니 인터넷에 자신만의 공간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모두가 자신의 판자를 하나씩 쥐고있는 셈이다.

 왜 갑자기 가상의 공간에서의 1인 미디어를 말하는가 하면 이는 앨빈 토플러가 말한 미래, 즉 부의 미래에 있어서의 핵심인 심층기반과 그 기반을 서서히 잠식해 나가고 있으며 미래에는 점령하게 될 프로슈밍이라는 것이 그 1인 미디어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신만을 위한 행위, 예를 들면 미니홈피에 자신이 산 옷을 올리고 그 옷에 대한 감상평을 올린 달지 자신이 코디한 옷을 입은 사진을 올린 달지 하는 것들은 더이상 무의미한 행위에 지나지 않는, 이른바 개인이 생산하고 개인이 소비하는 단순한 자기 만족이 아니다. 이것은 새로운 부의 가치 창출을 압도록으로 선도하고 있는 행위이다.   

 이는 처음에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그저 옷 입은 사진을 올렸을 뿐인데 그것에 영향을 받는 사람이 차츰 생기게 되고 후일에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자신이 입었던 옷은 유행이 되어 버리는 세계가 되었기 때문이다.

 사이버 경제는 처음에는 무시되었다가 이제는 웹쇼핑으로 하여금 집에서 편하게 물건을 받는 사회로 변모하게 되었으며 더 나아가 어떤 기관이나 사업체가 주도하는 것이 아닌 개개인의 창출이 빛을 발하는 것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이는 극단적으로 단순하게 우리가 하는 블로깅 등에 대한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해주는 저자의 통찰력으로 하나의 미래에 대한 비전으로 보여지고 있다.

 사실 나는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을 보고 어떻게 잘 하면 주식투자나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지고 있었다고 고백한다. 허나 이제는 눈 앞에 거대한 시장이 널려진 느낌을 받고 있다. 이 방대한 유기체의 가판대에서 나는 앞에 흘러가는 판자를 짚고 앞으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더불어 이제는 아시아가 세계를 주도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하고 있는 저자의 앞에서 조금의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유는 그것이 허무맹랑해서가 아니다. 제 3의 물결이 나오고 이제는 나아가 부의 미래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세계의 뒷편에서 쓸쓸하게 이것을 목도하고 있을 제 3 세계, 특히 아프리카를 생각해서 그렇다. 평등과 화합의 세계를 바라는 것은 아직도 먼 후의 일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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