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 - 인류 최후의 에덴동산, 아마존 오디세이
정승희 지음.사진 / 사군자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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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올려 본다. <벨벳 골드마인>에서 커트 와일드가 알몸으로 수많은 관중 앞에서 몸부림을 치고, <샤인>에서 데이빗이 알몸으로 음악을 들으며 텀블링에서 뛰던 모습을.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한 가지 느낀다. 아, 완전히 자유로워 보인다고. 어째서 나는 넥타이를 졸라맨 셀러리맨들에게서 사회의 각박함을 느끼고 벌거벗은 사람이 풀밭에 한가롭게 누워있는 장면에서는 자유로움을 느끼는가. 단순하다. 나도 모르게 옷이란 것을 문명의 산물로, 사회의 속박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옷을 벗을 수 없다. 당장에 옷을 벗고 거리고 나간다면 경범죄로 경찰에게 연행되리라.

 그러한 가운데 오늘날에도 벌거벗을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아마존에서 살아가는 인디오, 그 중에서도 완벽하게 자신들만의 생활을 고집하며 대자연과 섞여 살아가는 싱구. 우리는 그들을 보면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우리가 느끼는 알몸이라는 것은 자유이기도 하지만 광음증을 유발시키는 성적 판타지의 대상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그들은 알몸이 지극히 당연하다. 

  왜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을까. 그것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문명의 허례허식 또한 필요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의 알몸을 보고서 부끄럽다. 우리는 자연이 주었던 것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던 것들에게서 만족하지 못하고 욕망을 채우려고 하는 동안 그들은 욕심없이 살아왔고 그것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으니까. 알몸으로 치부를 다 보이고 있어도 그들은 당당하고 우리는 가릴 것을 다 가리고 치장까지 했지만 부끄럽다.

 자연이 주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또한 그 자연을 지키면서 적당하게 취할 줄 아는 욕심없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을. 그들에게는 옷도 필요치 않고 재테크도 필요치 않다. 심지어 어릴 때부터 당연스레 공동생활로 익혀 나가는 교육방법 때문에 조기 교육이니 유학이니 사교육이니 걱정이 없다. 비가 오면 피하면 될 일이고 더우면 물에 들어가면 그만이다. 이 단순하고도 지극히 당연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서 느끼는 것은 단 하나의 자유, 바로 그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욕심이 부끄럽기도 하고 동시에 그 자유에 부럽기도 한 것이다.  

 가끔 맨발로 흙을 밟아보면 우리는 안다. 그 흙의 따뜻함을, 생명을 품은 강하고도 부드러운 그 느낌을 우리는 본능으로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콩크리트에 둘러싸여 인공으로 만들 조경수를 보며 살아가는 우리는 맨발로 온전히 느꼈던 그 포근함을 만끽하지 못한다. 그래서 더욱 우리는 그들이 부럽고 또한 그립다.

 먼발치에서나마 그들의 자유를 보면서 나는 그것을 지켜주고 싶다. 우리가 정신없이 나가는 동안 잊고 있었던 자연과 자유를 만끽하는 그들에게 찬사를 보내며 그렇게 그들은 그들대로 자연스레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떠올린다. 내가 마천루의 끝을 보는 밤에 별을 헤아리며 오순도순 살아갈 그들을 말이다. 그리고 행복할 것이다. 아직은 그래도 어디 한 곳에서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지닌 그들과 함께 사는 지구는 아름답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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