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의 썸머 - 아웃케이스 없음
마크 웹 감독, 조셉 고든 레빗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요즘, 어쩌다보니. 내가 몇 번이고 남들에게 일러준 말이 있다.
연애를 한번도 안 해보던가 아니면 정말 많이 만나보던가.
사실은 누군가에게 일러준 말이라기보다 나 자신에게 일러준 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괜히 설프게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면 내 속도 모르는데 남의 속은 웬지 좀 알거같은 이상한 근자감이 생겨나면서도 이래저래 상처만 하나 가득 받고 ' 남잔 다 똑같애. 혹은 여잔 다 똑같애'하는 70년대 신파극조의 시나리오만 잔뜩 떠오르게 된다.
만고불변의 핫이슈인 연애에 대한 환상은 사실 기존의 영화들처럼 마냥 아름답지도 극적이지도 않다. 어쩌다보면 만나게 되고 어쩌다보니 헤어지는 것일 뿐.
사실 세상에 그 들을 가로 막는 것은

별로_없다.

 500일의 썸머는 남녀가 만나서 알콩달콩 사랑을 하다가 덜컥 헤어지는 굉장히 단조로운 전개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헤드라인에 쓰여있듯이 이 영화는 사랑 이야기라기보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 이다.
건축가를 꿈꿨지만 먹고 살기위해 카피라이터 일을 하고 있는 Tom은 회사에 새로 들어온 비서 Summer를 보고 한눈에 바란다.
연애에 소극적인 Tom은 막상 제대로 된 대쉬 한번 못 해본채 전전긍긍 대는데 의외로 Summer가 Tom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그들의 관계를 '친구'로 단정짓는 여자에 비해 남자는 그들의 관계가 언제 끝날지 몰라 안절부절하면서도 그녀가 자신의 동반자임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제 3자의 눈에 비치는 Summer는 그저 어장관리나 잘 하는 가벼운 여자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극 중 Summer가 말했듯 난 단지 너의 짝이 아니었을 뿐.
헌신적으로 사랑에 매달리는 Tom에게 Summer가 그만큼의 사랑을 되돌려주지 않는다고 해서 그 것을 그녀의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사실 동넷집 할머니들 마냥 '아유 걍 좀 만나줘어.'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나와 항상 쌍방향일 수는 없는 마음은 항시 속상하고 괴롭다.
짝사랑도 괴롭지만 연애 자체에도 누가 더 마음을 퍼주었는가에 대한 묘한 신경전은 항상 나 자신과 상대방을 서로 피곤하게 한다.
가벼운 연애관을 지향하던 Summer는 그녀만의 한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안정을 찾는다. 그리고 괴로워하던 Tom은 인생의 전환점과 같은 summer와의 이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꿈꾸게 되고 그 곳에서 Autumn이라는 이름의 여자를 만나게 된다.

남자의 길고 긴 여름이 끝나고, 다음 계절이 찾아온 것이다.

연애가 끝나고 나면 모든 것을 잃은 것만 같지만 딱히 그렇지만도 않다는 얘길 해주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스무살 여자아이가 나에게 연애는 너무 피곤하다고 말을 했다. 다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는게 너무 힘이 든다고.
그냥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영어 단어 한 개를 외우기 위해 수 없이 단어를 되뇌이며 적는 것처럼. 그냥 이 모든 것이 나에게 맞는 누군가를 위한 여정이 아닐까.
아마도 <언젠가는 해피 엔딩>이라는 희망이 있다면 사실 이 모든 것을 감안할 수도 있을 것만 같다. 
 

뻘.

조셉 고든 레빗은 정말이지 한창 풋풋했던 때의 히스레저를 떠올리게 해서 괜히 마음이 먹먹해지곤 한다.
아직 인셉션을 보지 못한 이유도 다크 나이트의 트라우마도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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