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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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DC갤에 한축을 장식했다던 나상실의 시대,

그 주축에는 영광의 얼굴 무라카미 하루키가 있었다. 대학교 1학년, 청운의 꿈을 안고 찾은 학교는 여대에 빈민굴이라는 암울함을 더블로 안고있었으니, 내가 문학소녀,(혹은 술로 밤을 지새우던)것이 감히 내 업이라 칭하겠다.

으레 들리던(아무이유없이)도서관에서 항상 한 섹션을 차지하고있던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이름을 보며 항상 '뭐하는 놈이야?'하는 어린 소녀의 순수한 마음속의 질문을 갖고 있었더랬다.그도 그럴것이 사실 뭐, 한창 한국에 일본문학이 만연하던 시기였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 숱한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 해설집들은 원래 남잘되는 꼴 못봐주고,사과맛딸기맛 좋고 좋은 스크류바보다 더 꼬인 나같은 심성의 소유자에게는 그저 아니꼬운 일이기만 했다. 서론이 길었다. 어쨌든 그러한 이유로 안봤었다.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사실 덜컥 겁도 났었다. 아니 뭔 놈의 책이 베고자기나 딱 좋은 싸이즈 인데다가, 해리포터책도 아닌데 해설집은 왜 필요한거냐고.

그러다가 조금 다른 이유로 -라이브러리 한국 문학 섹션에 변변찮은 소설이라는게 존재하지않았다-는 이유로 본 책이 바로바로 상실의 시대. 난 무라카미 류의 69같은 역동과 반향의 유쾌한 한페이지이길 바랬다. 그리고 그가 가진 유머러스도 함께 겸비하기를.

Totally different. 처음 영어를 배웠던 초딩시절, 역시 세계 어딜가나 격한 표현은 존재하기 마련이구나 혼자 흐뭇해하며 외워뒀던 표현이었다. 어쨌건간에, 진실은 폭로되고 이상은 깨어지기마련이라는 어떤 세상비관주의자의 현실론처럼. 나의 작은 바램과는 전혀다른 내용전개. 책의 겉표지에 나와있던 사랑운운과 별로 연관성이 없어보였던건 일단 2차적인 문제고, 일문 특유의 사람이 죽어나자빠져도 그것에 큰 개연을 하지 않는 덤덤함과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키는 미미함.

하루키의 소설은  음습하다. 에쿠니 가오리처럼 고요하고, 요시모토 바나나의 것처럼 죽음도 사랑도 아무런 동요없이. 마치 숨을 들이쉬고 내뱉는 일처럼 단조롭게 그려진다.

평생을 다른이의 죽음만을 봐온 나오코의 움울함이라던가, 어떤의미에선 지극히 '평범한 노선'이 더욱 겁이나게 하는 와타나베라던가. 그리고 사실 이야기의 전혀 개연성을 줄수 없는 돌격대나 나가사와 선배같은.

 

Focus를 사랑에 둔것도 같고, 그저 누군가의 인생의 담담한 스케치에 둔것도 같다.

 

잠시 책을 덮고 내가 일본문학을 좋아했던가, 를 기억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을쯤은 이미 책의 3분의 2를 해치웠던 상태. 내가 뭐 항상 이렇지, 라는 씁쓸함과 함께 나머지 책을 모조리 읽어버리고는 하, 하는 짧은 한숨과 함께 내용 전부를 날려버렸던것도 같다.

- 사실 한숨인지 탄성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겄다. 

그 시절 나에게는 조금, 아니 내가 학창시절 가장 혐오해 마지않던 수학책과 마찬가지의 두통을 안겨주었음은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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