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아홉살 인생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위기철 지음 / 청년사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MBC!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 달동네에서 사는 아홉살짜리 소년의 이야기.

소설의 주인공 소년은 아홉살이지만 어른보다도 더 어른스러운 소년이었다. 그것은 소설의 화자가 자신의 아홉살을 돌아보는 글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소설의 화자는 달동네의 고달픈 삶과 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극히 평범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 평범함이 오히려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아홉살 인생'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막연한 철부지 순수도 아니고, 방황하고 고뇌하는 십대도 아니었다. 인생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 우리가 종종 잊고 사는- 그 관점이 바로 '열에서 하나 모자른 아홉살'의 관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인생의 어느 한 측면만을 지나치게 과장해, 그것이 인생의 전부이리라 착각할 필요는 없다. 기쁨 때문에, 슬픔 때문에, 낭만 때문에, 고통 때문에, 욕망 때문에 좌절 때문에, 사랑 때문에, 증오 때문에 ..... 또는 과거 때문에, 현재 때문에, 미래 때문에 .... 혼자만의 울타리를 쌓으려 드는 것은 더더욱 어리석은 짓이다.  - 본문에서


ps. 작가가 우리말을 참 맛깔나게 잘 쓴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체 게바라 - 20세기 최후의 게릴라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99
장 코르미에 지음, 은위영 옮김 / 시공사 / 1999년 5월
평점 :
품절


내가 이 책을 산 이유는 티셔츠나 악세사리에서 자주 등장하는 얼굴의 주인공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별을 단 베레모를 쓴, 멋진 콧수염과 턱수염을 가진 이 남자의 이름이 '체 게바라'고, 왠지 이름에 걸맞는 게릴라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왜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는지는 몰랐다.

책을 찾기위해 인터넷 서점에서 '체 게바라'라는 이름으로 검색했더니 상당히 많은 서적들이 번역되어 있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도 이 사람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뜻할 것이다. 그중 가장 많이 팔린 책인 <체 게바라 평전> 도 이 책의 저자가 쓴 것이었는데, 그 책이 두껍다는건 전에 봐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벼운 - 사진이 많은 - 이 책을 골랐다.

처음 책을 펼쳐 책 앞쪽에 있던 그의 사진들은 약간 의외였다. 그리고 왜 그가 우상화되는지도 약간은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시가를 물고 있는 그는 상당히 인상좋은 미남이었다! 물론 외모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지만, 호감가지 않는 외모를 가진 사람이 우상이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어쨌든 미남 게릴라라니! 뭔가 '투쟁'하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지 않은가?

이러한 의아함을 가지고 차근차근 그의 배경과 삶을 읽어나가다보니 분명 그것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그의 삶은 특별했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의사공부를 했기에 충분히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그는, 미국 자본주의에의해 착취당하는 남아메리카 민중들의 비참한 현실을 깨닫고 그것을 바꾸려는 신념으로 쿠바에가서 게릴라가 되는 길을 택했다. 게다가 그는 천식까지 앓고 있었다. 그는 남들이 가는 평범한 길을 택하지 않은 진정으로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던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그는 영웅이 될 조건을 갖추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와 카스트로의 주도로 쿠바혁명은 성공한다. 그럼에도 그는 권력을 잡는데에는 관심이 없었다. 몇년간 쿠바를 위해 일한 그는 모든 형태의 제국주의를 타파해야한다는 그의 믿음을 위해 죽을때까지 게릴라로 남는 길을 택했다. 콩고에서, 그리고 볼리비아에서 잡혀 총살당할때까지. 그는 순교자의 모습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 게바라에 대한 이 책은 이 한사람의 인생만을 담기에는 너무 짧았다. 그가 살아간 냉전시대의 수많은 정치사회적, 경제적인 구조들을 이해하지 않고는 그를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 그만큼 체게바라의 인생은 사회속에서 적극적으로 투쟁해온 인생이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장 코르미에의 또 다른 책과 다른 저자들의 책들도 읽어봐야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 고흐 : 태양의 화가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7
파스칼 보나푸 지음, 송숙자 옮김 / 시공사 / 1995년 2월
평점 :
품절


'태양의 화가' - 책 전면을 차지하고 있는 그의 자화상에서 뻗어나오는 강렬한 느낌. 그렇다. 작가가 그에게 붙여준 별명처럼 그의 얼굴은 태양처럼 불타고 있었다.

빈센트 반 고흐란 이름은 미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도 아주 친숙한 이름이다. 그는 휴대전화 광고에서도, 조용필의 노랫말에서도 등장한다. 무엇때문에 사람들이 그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몇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예술가다워 보이는' 삶에 있을 것이다. 그는 죽기전에 정신병에 시달렸으며, 자신의 오른쪽 귀를 자르고나서 그린 자화상은 유명하다. 그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강렬한 색상, 그리고 자살까지. 그는 고독한 광기속에 번뜩이는 천재성을 가진, 전형적인 천재의 향기를 풍긴다.

그의 작품을 진지하게 감상한 적도, 그의 전기를 자세히 읽은 적도 없는 나또한 고흐를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짧은 전기를 읽고 나서 그 상상은 바뀌게 되었다.
어린시절 그는 영화 <아마데우스>의 모차르트와는 달랐다. 네덜란드의 한 목사집안 큰 아들로 태어난 빈센트는 그림에 특출난 재능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화가를 꿈꾸지도 않았다. 그저 그림 보는 것과 스케치하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집안이 가난하여 밀도높은 고등교육을 받지도 못했고, 공부를 잘하지도 못했던 빈센트는 삼촌이 경영하는 그림상에서 몇년간 일을 도왔다. 그는 상처받기 쉬운 감수성을 가진 우직한 청년이었던거 같다. 그는 가난한 농민과 탄광촌 광부들의 삶에 매료되어 아버지를 따라 목회자가 되기로 마음먹었으나, 신학대학 입학실패, 실연등을 겪게된다. 이런 상처들이 그의 속에 있던 예술적 감수성을 일깨운 것일까? 그는 더욱더 종교적인 신념에 불타 가난한 동네의 선교사 일을 하려 했지만 그것은 일종의 방황이었다. 교회와의 불화끝에 그의 꿈은 좌절되었고, 전부터 좋아하던 그림을 그리기로 마음 먹는다.

그림을 배우는 과정도 그리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우직한 그의 성격은 착한 학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자신이 다른 화가들과 섞여 작업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는 노력했다. 노력했다는 말이 맞다. 유일한 정신적 우군이자 경제적 조력자였던 동생 테오의 도움을 받아 그는 자연과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을 열심히 그렸다. 하지만 그의 '세련되지 않은' 그림은 그다지 환영을 받지 못한 거 같다. 아마도 그의 비사교적이고 불화가 잦은 성격도 한몫했을 것이다. 그는 흔히 인상주의 화가로 분류되지만 실제로 그 인상주의파 모임에 속해서 활동한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그는 그림을 팔 수 없었고, 보통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는 사내는 가족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법이다. 오직 테오만이 그의 편이 되주었다.
그런 탓인지 몰라도 그는 점점 그림에 몰두한다. 정신병 증세를 겪을 때 그가 스스로 말했듯 그림을 그릴때 그는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었다. 프랑스 남부의 아를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두달간 그와 같이 작업했던 고갱의 말처럼 그는 '가혹할 정도로' 그림 그리는 작업에 푹 빠져있었다.
그의 말을 들어주고, 그림을 봐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일까? 개성 강한 고갱과 고흐의 아를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결국 아를을 떠나겠다는 고갱의 말에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자른다. 그후로 그는 요양원을 전전하며 그림을 그리다 자신의 배에 총을 쏴 자살한다.

그의 그리 길지 않은 인생은 그렇게 고독함과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채워져있었다. 그는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자신이 그림을 그리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람들을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 그들은 그림을 통해 그들 대부분이 알지 못했던 부분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한다. 그러기 위해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는 최선을 다했던 것이다. 잘 정렬된 이론도 아니고, 하늘이 내려준 천재성도 아니었다. 그의 그림들은 대상물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에서 나온 것들이다. 그의 상징인 '해바라기'처럼, 그는 자연과 인간을 불타는 태양처럼 바라보며 그 곳에 다가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것이다. 그 불꽃이 자신을 잡아먹을때까지. 또한 그랬기에, 그의 그림은 그렇게 인상적일 수 있었던 것이다. 굳이 인상주의라는 범주로 분류해넣을 필요가 없을만큼.

그는 천재였지만, 그의 인생은 천재가 아니었다. 짧은 전기였지만 읽으면서 왜 고흐가 사람들을 매료시키는지 얼풋 이해할 수 있었다. 앞으로 난 이 화가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은 답을 알고 있다 - 물이 전하는 놀라운 메시지
에모토 마사루 지음, 양억관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몇가지 과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쓴 판타지(?) 수필. 저자는 물에 좋은 말을 해주거나 음악을 들려주면 얼렸을때 깨끗하고 아름다운 결정을 만들고, 반대로 나쁜 말을 했을 때는 결정이 파괴된다는 실험결과를 책에서 소개한다. 그리고 사람의 몸의 70%가 물로 이루어 져있다는 점, 지표면의 대부분이 물로 덮여있다는 점을 들어 긍정적인 마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과학적인 근거는 거의 없다. 실험결과라고 보여준 결정사진들은 아름답긴하나, 저자말대로 예쁘다, 단정하다, 흐릿하다 등등 주관적인 말로 그 결과를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리고 실험중에 변인통제도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저자가 그 뒷받침 이론으로 말하고 있는 양자역학, 파동물리학의 이론에서 작가의 오개념및 동양사상적 해석을 덧붙인 비약등이 자주 보인다.

비과학이라고 무조건 진리가 아닌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과학이 스스로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책 표지 뒤에 있는 의학연구소원장과 정신과학학회 회장, 한비야씨의 서평처럼 정말 이것이 과학이라고 믿어버리면 곤란하다.

엄밀한 과학적인 사실들이 아니란 점을 이해하고 책을 읽으면, 자연존중사상, 사랑과 감사의 강조등 긍정적인 메세지를 접할 수 있으니 나쁘진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