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 - 20세기 최후의 게릴라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99
장 코르미에 지음, 은위영 옮김 / 시공사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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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가 이 책을 산 이유는 티셔츠나 악세사리에서 자주 등장하는 얼굴의 주인공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별을 단 베레모를 쓴, 멋진 콧수염과 턱수염을 가진 이 남자의 이름이 '체 게바라'고, 왠지 이름에 걸맞는 게릴라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왜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는지는 몰랐다.

책을 찾기위해 인터넷 서점에서 '체 게바라'라는 이름으로 검색했더니 상당히 많은 서적들이 번역되어 있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도 이 사람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뜻할 것이다. 그중 가장 많이 팔린 책인 <체 게바라 평전> 도 이 책의 저자가 쓴 것이었는데, 그 책이 두껍다는건 전에 봐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벼운 - 사진이 많은 - 이 책을 골랐다.

처음 책을 펼쳐 책 앞쪽에 있던 그의 사진들은 약간 의외였다. 그리고 왜 그가 우상화되는지도 약간은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시가를 물고 있는 그는 상당히 인상좋은 미남이었다! 물론 외모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지만, 호감가지 않는 외모를 가진 사람이 우상이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어쨌든 미남 게릴라라니! 뭔가 '투쟁'하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지 않은가?

이러한 의아함을 가지고 차근차근 그의 배경과 삶을 읽어나가다보니 분명 그것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그의 삶은 특별했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의사공부를 했기에 충분히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그는, 미국 자본주의에의해 착취당하는 남아메리카 민중들의 비참한 현실을 깨닫고 그것을 바꾸려는 신념으로 쿠바에가서 게릴라가 되는 길을 택했다. 게다가 그는 천식까지 앓고 있었다. 그는 남들이 가는 평범한 길을 택하지 않은 진정으로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던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그는 영웅이 될 조건을 갖추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와 카스트로의 주도로 쿠바혁명은 성공한다. 그럼에도 그는 권력을 잡는데에는 관심이 없었다. 몇년간 쿠바를 위해 일한 그는 모든 형태의 제국주의를 타파해야한다는 그의 믿음을 위해 죽을때까지 게릴라로 남는 길을 택했다. 콩고에서, 그리고 볼리비아에서 잡혀 총살당할때까지. 그는 순교자의 모습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 게바라에 대한 이 책은 이 한사람의 인생만을 담기에는 너무 짧았다. 그가 살아간 냉전시대의 수많은 정치사회적, 경제적인 구조들을 이해하지 않고는 그를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 그만큼 체게바라의 인생은 사회속에서 적극적으로 투쟁해온 인생이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장 코르미에의 또 다른 책과 다른 저자들의 책들도 읽어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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