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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컬렉션 우노
(주)리브로 편집부 엮음 / 서울비주얼웍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 애플 컬렉션>은 일러스트 잡지로, 국내 일러스트 작가들의 작품이 올 컬러로 수록되어있다. 컬러 그림책 가격이 비싸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 잡지의 가격은 비싼 편은 아닐 것이다. (두 권 다 20,000원 미만에 구입할 수 있다.)

이 잡지는 월간지는 아니고, 계간지 형태로 나오는 것 같다. 지금까지 두 권이 나왔는데, 광고나 글 같은 것 없이 오로지 일러스트와 만화로 채워져있다. 참여하는 작가가 20명 정도 되다보니 일러스트 스타일이 무척 다양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좀 일본풍의 그림에 치우쳐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의해야할 점은, 만화도 일러스트라고 생각하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잡지에 참여했던 작가가 두 번째 잡지에는 참여 안하는 바람에, 만화 스토리가 이어지지 않는다. -_-; 물론 세 번째나 네 번째에 다시 이어서 연재할 수 도 있겠지만, 잡지가 계간지다보니 한참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또 한가지의 단점은 버리기에 아깝다는 점. 다른 잡지는 사서 부담없이 보고 버릴텐데, 이 잡지는 사면 살 수록 계속 쌓일 것 같다. 게다가 무게도 꽤 나간다. -_-

하여튼, 평범한 잡지와 다르게 굉장히 충실한 잡지임에는 틀림없다. 일러스트에 관심있는 사람은 사서 봐도 후회는 안 할 것이다.

이  잡지가 10년이고 20년이고 계속 출판될 것 같진 않지만(일러스터의 노력이 너무 많이 필요한 듯;;), 최대한 오랫동안 나오길 기대해본다.

참고로  잡지 구매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을 가져왔다. 내용은 대략 이런 느낌이다.





여기 링크에 가도 샘플 사진을 볼 수 있다.
http://blog.naver.com/shlcnd23?Redirect=Log&logNo=70030824810


@ 이 잡지와 비슷한 형식으로 동화 일러스트 잡지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잡지에는 동화 스타일은 별로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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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티모시 페리스 지음, 최원형 옮김 / 부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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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 소개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하고 4만 달러를 벌 수 있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 일 하며 살 수 있다!

그게 이 책이 주장하는 내용입니다. 왠지 사기 같죠?

하지만 전 아마존 닷컴 베스트셀러라는 광고 문구에 혹해서 이 책을 사게 되었습니다.
읽어본 결과, 이상한 피라미드 마케팅이나 소개하는, 사기성 책은 아니었습니다. 아니, 한번쯤 읽어 볼만한 흥미로운 책이었어요. 

안 읽어보신 분들을 위해서 책을 요약해보겠습니다.

우선, 이 책의 저자인, 77년생 티모시 패리스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책을 시작합니다.


   
  은행 계좌에 100만달러를 갖게 되는 것, 이런 걸 꿈이라고 할 수 있을까? 꿈이란 100만 달러가 있으면 가능한 더할 나위 없이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말한다. 그렇다면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자. 처음부터 100만 달러를 가지지 않고도 어떻게 하면 완전히 자유로운 백만장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누릴 수 있을까?  
   

티모시 말에 따르면, 사람들은 미래의 자유로운 생활을 위해서 현재를 기꺼이 희생하고 있습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은 가혹한 것이라고, 느긋한 주말과 짧은 휴가에 대한 대가로 9시에서 5시까지 고된 일을 감수해야하는 것이라고 열심히 자신을 납득시키"고 있다고 말하죠. 

나도 알아, 그런 건 나도 알고 있다고! -_-!

일 주일에 4시간 일하고 4만 달러(우리나라돈으로 4000만원 정도 됩니다) 받는 거랑, 하루에 12시간씩 일하면서 8만 달러(운이 좋다면)를 받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좋으냐고 제게 물으면 전 당연히 전자를 고를 겁니다. 효율이 끝내주잖아요. 게다가 뼈빠지게 일하다가 60살이 넘어서 놀러다니는 것보다, 좀 적게 벌더라도 젊을 때 여유있게 하고 싶은 것 하는게 당연히 더 좋지 않겠어요?

하지만 보통 사람은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하고 4만 달러를 버는 방법을 전혀 모르니까 문제란 말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현재를 희생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을 모르는데 어쩌란 말이야?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좀 더 책을 읽으면, 티모시 패리스가 그에 대한 답을 써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긴, 답도 없었다면 이 책은 정말 사기였겠죠.

다음은 저자가 제시한 4단계에요. 이대로 하면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하고 4만 달러를 벌 수 있다는 거죠. 한 번 볼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D-E-A-L,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하게 만드는 4가지 단계
앞글자만 따서 D-E-A-L이랍니다. 뭔가 그럴 듯하게 보이려고 노력했군요.;;
저자의 의도에 따라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1. Definition 정의
"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명확하게 정의하라." 막연한 목표만 가지고 있으면 당연히 행동도 막연할 수밖에 없죠. 이 이야기는 다른 자기계발서에도 자주 언급되는 내용이라 별 새로울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가장 중요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책에서도 비슷한 예를 들었는데, 만약 "영어를 잘하고 싶어"라고 말하는 사람과 "1개월 내에 미국인과 5분 동안 대화를 하겠어"라고 마음먹은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당연히 후자처럼 구체적인 목표가 있는 사람이 훨씬 더 성과가 좋겠죠?
 
저자는 여기에 덧붙여, 자신이 일상을 바꾸었을 때 벌어질 최악의 상황도 정확히 정의하라고 조언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하다가 실패했을 때, 나에게 벌어질 일은?" 같은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을 하는 겁니다. 위험을 정확히 알면  필요 이상의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거죠. 이 말도 맞는 말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불확실한 미래가 두려운 나머지 현재 상황에 대해 아무런 의문 없이 그냥 안주하는 모습을 보이니까요.

2. Elimination 제거
첫번째 '정의'가 다른 자기계발서와 비슷한 내용이라면, '제거'에서는 약간은 색다른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 선 시간관리에 대한 조언을 합니다. "급한 일보다는 중요한 일을 먼저하라"라든지, "반복적인 잡무는 몰아서하라"같은 거죠. 예를 들어 매시간 메일을 확인하는 일을 생각해보세요. 매시간마다 확인하지 않으면 뭔가 중요한 일을 놓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죠?  하지만 정작 보면 중요한 메일이나, 정말 긴급하게 회신해야 하는 메일이 오는 일도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잡무는 주기적으로 몰아서 하고, 긴급해보이진 않지만 정말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이 낫다는 겁니다.
 
그리고 여기가 좀 색다른 부분인데요. 저자는 개인의 일도 적극적으로 아웃소싱하라고 조언합니다. 책을 읽어보니, 미국에서는 원격으로 개인비서를 고용할 수 있는 회사가 있다고하네요. 예를 들어 인도에 있는 한 회사에 고용된 비서가, 미국에 있는 고객을 위해 인터넷으로 물건 구입을 해준다던지 아니면 인터넷 자료를 찾아 요약해준다든지 한다는군요. 저자는 이런 회사에서 개인비서를 고용하려면 돈이 들긴 하지만, 직접 그 잡무를 하는데 드는 시간 동안 다른 일을 하므로서 좀 더 생산적일 수 있다면, 그 돈은 전혀 아깝지 않다고 얘기합니다. 사업가적 마인드죠.

그렇지 않아도 토머스 프리드먼의 책, <세계는 평평하다>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옵니다. 아웃소싱을 하는 기업들 이야기요. 예전에 읽어본 기억으론, 기업 뿐 아니라 개인도 자신의 일을 아웃소싱하게 될 것이며, 이미 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읽을 때만해도 그냥 넘어갔었는데, 실제로 아웃소싱을 하고 있는 저자의 생생한 증언을 들으니 확실히 느낌이 오더군요. 아, 세상은 정말 빨리 변하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3. Automation 자동화

이 부분이 다른 자기계발서와 다른 부분입니다.  어떻게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하고 살 수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은, 말하자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만들어라!"입니다.

저 자가 예로 든 것이 인터넷 물건 판매 사업입니다. 저자는 시간이 많이 들고 거창한 사업은, 하루에 4시간만 일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관심 가져야 할 사업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간단한 물건을 팔더라도 자동으로 운영되도록 만들고, 그로부터 지속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백만장자와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다는 거죠. 진짜 그런가요?

곰곰 생각해보면 저자의 말이 맞습니다. 하루에 12시간씩 일하고 일년에 1억2천만원을 버는 경우와, 하루에 1시간씩 일하고 천이백만원을 버는 경우는 시간대비 수입으로 보면 똑같죠. 하지만 후자가 더 나은 점이 있다면, 바로 시간과 자유입니다. 12시간씩 일하는 사람은 통장에 돈은 있지만 쓸 시간이 없겠죠.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다음의 우화로 요약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것들을 잡는 데 얼마나 걸리셨나요?"  미국인이 물었다.
"얼마 안 걸렸수다." 멕시코인은 놀라울 정도로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였다.
"바다에 더 오래 있으면서 고기를 좀 더 많이 잡지 그러셨어요?" 다시 미국인이 물었다.
"가족을 먹여 살리고 친구들에게도 몇 마리 나눠 줄 만큼 잡았는 걸." 멕시코인은 물고기들을 바구니에 담으면서 말했다.
"하지만…, 남는 시간에는 뭘 하시는데요?"
멕시코인은 미국인을 올려다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늦잠 자고, 물고기 좀 잡고, 아이들과 놀아 주고, 아내 줄리아와 낮잠을 잔다우. 그러고는 저녁마다 마을을 어슬렁거리다 포도주도 마시고 친구들과 기타를 치면서 놀지. 살고 싶은 대로 살면서 내 딴에는 바쁜 몸이라우."
미국인은 웃더니 일어났다.
" 저는 하버드 MBA 출신으로 아저씨를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아저씨는 물고기 잡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그 수익금으로 더 큰 배를 살 수 있습니다. 그러면 머지않아 어획량이 늘어나 배를 몇 척 더 살 수 있을 거고, 나중에는 고기잡이 선단을 갖게 될 거구요."
그는 계속했다.
"잡은 고기를 중간 상인한테 파는 대신 소비자에게 직접 팔다가 나중에는 통조림 공장을 여는 거죠. 결국에는 아저씨가 제품과 가공, 유통까지 손에 넣게 되는 겁니다. 물론 이 작은 어촌 마을을 떠나 멕시코시티로 옮겨야 할 거고, 그 후에는 로스엔젤레스 그리고 뉴욕까지 진출하는 겁니다. 뉴욕에서는 유능한 경영진과 호흡 맞춰 계속 사업을 확장하며 운영할 수 있을 겁니다."
"그 모든 일을 이루는 데 얼마나 걸리겠수?" 멕시코인 어부가 물었다.
이 말에 미국인이 대답했다.
"15년에서 20년 정도요. 길어야 25년이죠."
"그 다음엔 어떻게 되우?"
미국인은 웃으면서 말했다.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때가 되면 주식을 상장한 후 회사 주식을 팔아서 엄청난 부자가 되는 겁니다. 아마 수백만 달러는 벌게 될 거에요."
"수백만 달러? 그러고 나서는?"
"그 다음엔 은퇴한 후 작은 어촌 마을로 가서 늦잠 자고, 물고기 좀 잡고, 아이들과 놀아 주고, 아내와 낮잠 자고, 저녁에는 어슬렁어슬렁 마을이나 돌아다니며 포도주도 마시고 친구들하고 기타 치며 노는 거죠…."
 
   

그 리고 저자는 그런 사업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노하우를 제시합니다. 아이템을 찾는 법, 수요를 확인하는 법, 광고하는 법, 사업이 자동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법 같은 거죠. 저자 또한 건강보조제를 파는 사업을 하고 있기 덕분인지 꽤 실제적인 정보를 알려줍니다. 인터넷 사업말고도 지적재산 사업도 잠깐 언급하는데, 여기에 대한 정보는 그리 충실하진 않았습니다. 저자가 별로 해본 적이 없나보죠.

4. Liberation 해방
여기는 별거 없습니다. 위 방법대로 해서 자유를 얻고 나면, 당신이 은퇴하고 하려 했던 일을 바로 지금하며 행복하게 살아라!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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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제가 느낀 것은 두가지입니다. "아 정말 이런 생활도 가능하구나" 하는 놀라움과, "저런 것이 정말 나에게도 가능할까?"라는 의문이었습니다. 이런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도, 저한텐 꽤 신선한 자극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언급한 방법이 사실상 사업 밖에 없었다는 점이 좀 걸렸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저자처럼 하기에는 좀 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시장이 미국보다 작다든지, 지적재산권 보호가 잘 안 된다든지, 노동시장이 덜 유연하다든지 같은 거죠. (한국에서는 해고당하는 유연성은 꽤 높지만 재취업하는 유연성은 미국에 비해 상당히 떨어지죠.-_-;;) 한국에서 사업하다 망하면 받는 타격이나, 사업할 때 드는 비용도 미국보다 더 클 것 같고요. 아. 그리고 한국에는 원격 비서 회사가 없죠 아마?

저자의 말을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 특히 한국 사람에게 바로 적용하는 어려울 겁니다. 그럼에도 이런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한 번 읽어볼만합니다. 삶의 자극이 될 수 있을 거에요. 특히 '정의'나 '제거' 파트는 당장 생활에 적용해 볼 만한 방법들이 소개되어있습니다.
 

인상 깊은 구절

다음의 구절은 개인적으로 기억해두면 괜찮을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은 대개 우리가 꼭 해야만 하는 일이다. 인생에서의 성공은 주로 그 사람이 기꺼이 하는 불편한 대화의 정도에 따라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 본문 69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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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는 것은 나태한 생각과 무계획적인 행동이라는 게으름의 한 형태다."

일에 치인다는 것은 보통 아무것도 안 하는 것만큼이나 비생산적인 데다가 훨씬 더 불쾌한 일이다. 선택적으로 일하는 것, 즉 일을 덜 하는 것이야말로 생산적이 될 수 있는 지름길이다.
 - 본문 104쪽
 
   

바쁜 건 바쁜 거죠. 하지만 이 말을 격언처럼 기억해두고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좀 더 "효과적"으로 일하게 될 것 같습니다. 책 어디에 씌어있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효율적"이란 말과 "효과적"이란 말을 대조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효율적"인 사람은 주어진 일을 적은 노력으로 빠르게 해냅니다. "효과적"이란 것은 어떤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합니다. 성공하는 사람은 "효율적"인 사람보다 "효과적"인 사람이죠. 인형 눈을 아무리 효율적으로 잘 붙여도, 효과적으로 인형공장 사장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다음의 질문을 계속 자신에게 던지는 것도 효과적으로 일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나는 지금 중요한 일을 피하기 위해서 일부러 불필요한 일을 만들어 하고 있는 건 아닐까?' - 본문 111쪽  
   

이런 경우 많죠. -_-;  중간고사 공부하다가 괜히 책상을 정리한다든지 같은 거죠. 이런 일은 의식적으로 피해야 합니다.


이 책과 연관 있는 책

제가 읽은 책 중 <4시간>과 연관이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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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백만장자>
<세계는 평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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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사장, 샐러리맨의 천국을 만들다 - 인간 중심 유토피아 경영의 신화, 미라이 공업
야마다 아키오 지음, 김현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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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MBC 스페셜>에서 미라이 공업이라는 일본의 한 중소기업을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전 우연히 티브이를 보고 있었고요. 그저 그런 프로인가보다 하고 채널을 돌리려던 찰나, 나레이터의 멘트에 깜짝 놀라 그 프로를 유심히 본 기억이 납니다. 직장인이라면 놀랄 수 밖에 없는 설명이었죠. 그 설명은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미라이 공업의 경영
1. 정년: 70세
2. 근로시간: 하루 7시간 15분
3. 직원 모두 정규직 고용. 잔업, 휴일근무, 정리해고 없음
4. 휴가: 연간 140일! + 개인 휴가
5. 육아휴직: 3년
6. 월급: 동종업계보다 10% 높음
7. 승진: 철저한 연공서열
기타 등등...

아니 저런 꿈 같은 직장이 어떻게 가능해? 하는 질문이 턱하고 올라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휴가가 140일이나 돼요!남과 경쟁해서 먹고 살려면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일해야한다는 암시를 매일같이 받는 한국인 중 한 명으로서, 저런 기업이 존재한다는 것, 그것도 동종업계 상위라는 것, 게다가 그 회사가 북유럽 회사도 아니고 우리나라랑 매우 비슷한 일본 회사라는 사실은 굉장히 충격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실력있는 사람에게 철저한 대우를 약속함으로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서구식 기업모델이 아니라, 일본 특유의 연공서열 모델로 이런 꿈같은 복지를 이뤄낸 것입니다. 미라이 공업의 야마다 사장이 나와서 말하더군요. 미라이 공업에서는 승진이라는 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사원 이름을 적어둔 종이를 선풍기에 날려 멀리 떨어진 종이에 적힌 사람을 승진시키기도 했다고요. 아니 이게 왠 농담같은 소리랍니까?

일본이 침체기에 들어선 기간 동안, 우리는 일본의 경쟁력이 약해진 이유 중 하나가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에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런 제도 하에서 직원들이 경쟁심을 잃고 안이해질 수 있다는 이유였죠. 하지만 미라이 공업은 그런 분석에 대한 명확한 반례입니다. 어떻게, 왜 이런 기업이 생겼는지 너무나 궁금해서, 프로그램을 보고나서 또 책을 샀습니다. 그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도, 무릎을 탁 칠만한 내용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저 사장이 담담한 어투로 자신의 성공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엄청나고 특이한 비밀이 담겨있거나 하진 않았죠. 사장이 자신의 성공의 요인이라 직접적으로 집어 얘기하진 않았지만, 책에 암시되어있는 요인은 아마 다음과 같을 겁니다.


채찍은 필요없다. 당근만으로 충분해.
야마다 사장이 이야기하는 첫째는 바로 사람은 비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느 회사나 뛰어난 인재와 평범한 인재는 있기 마련이죠. 그런데 평범한 인재라고 해서 잘라버리고, 뛰어난 인재만 구하다보면 결국 대기업과 경쟁해서 이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입장에선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이 더 매력적일테고, 결국 중소기업을 떠나 대기업으로 갈테니까요. 그래서 야마다 사장은 그런 평범한 경영 논리를 적용하는 대신, 모든 사원의 능력을 믿고, 그들이 자신의 100%를 하게 만드는 데 중점을 두어 차별화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100%가 모이면 결국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죠. 결국 미라이 공업의 엄청난 복지는,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일하고 싶은 의욕을 불러 일으키게 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사장은 전능하지 않다.
야마다 사장은 자신이 뛰어난 분야는 영업 뿐이라고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그래서 자신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만 하고, 나머지 분야는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맡겼습니다. 그리고 회의나 보고 같은 절차는 대폭 간소화 시켰습니다. 사장이 현장의 일에 간섭하지 않고, 사원 각각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전적으로 신뢰하겠다는 뜻입니다. 이는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하나하나 모니터링하고, 계획을 짜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른 회사의 경영자와는 사뭇 다른 태도죠. 그러기에 야마다 사장은 사원의 실패에 좀 더 관대합니다. 실패는 반드시 있는 것인데,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고, 무엇을 배우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차별화, 차별화
다른 경쟁자와 차별화해야한다. 이 말은 사실 누구나 하는 말이라, 그다지 새롭게 들리진 않죠. 하지만 역시 이것이 미라이 공업이 성공한 가장 주요한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책에 따르면, 미라이 공업은 다른 기업이 만들고 있는 상품을 똑같이 만든 적이 없다고 합니다. 약간씩이라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가하여 새로운 제품을 내놨죠. 수많은 특허와 실용신안이 이 기업의 강점입니다. 그런 특이한 제품때문에,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겠죠.

이유를 나열하고 보니, 뭔가 획기적인 방법은 없는 것 같죠?  물론 이 기업에도 운이 따른 적도 많았을 겁니다. 그리고 사장이 이미 아버지 회사에서 전기설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얻고나서, 똑같이 전기설비 기업을 시작했다는 점도 유리한 점중 하나였겠죠. 사장의 말에 따르면, 자신이 연극에 너무 심취해서 극단을 만들고 거기에만 신경쓰다보니, 아버지가 회사에서 쫓아내고 의절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아무래도 음적 양적으로 아버지의 도움이 있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또, 야마다 사장처럼 전적으로 사원을 믿어서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은, 그것이 근면한 사람들이 많은 일본이라서 가능했던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장점들은 소소한 것이고, 소기업이라는 불리한 점은 굉장히 큽니다. 그것을 살려서 성공했다는 것은 이미 두 말할 바 없이 대단한 일이죠.

어쨌든 획기적인 것은 없다고 해도, 미라이 공업의 사례는 미래 사회의 기업이 어떻게 되어야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힌트일 것 같습니다. 최근의 신자유주의의 풍토는 인간마저도 철저하게 경영해야하는 하나의 자원(Human Resource)로 취급하잖아요. 현재 시장을 지배하는 신자유주의적 효율성의 논리는, 능력있는 사람은 너무 많이 일하게 하고, 능력없는 사람은 일자리가 없어 곤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조류는, 전 세계에서 더이상 값싸게 부려먹을  사람이 없어질 때까지, 아니, 전 세계에 있는 인적 자원을 다 '캐낼 때'까지 계속 되겠죠.  하지만 미라이 공업은, 이런 조류를 따라가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야마다 사장이 실험한 이런 모델이 일회성이냐, 아니면 보편적인 방법이냐에 대해 깊이 고찰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후자가 사실이라면, 모든 기업이 그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실 분은, 아마 거의 없을 거라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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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솔솔~ 여섯 색깔 모자
에드워드 드 보노 지음, 정대서 옮김 / 한언출판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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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고 기법에 대한 책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해결하기 위한 회의를 할때면 늘상 쓸데없는 논쟁이나 감정싸움에 휘말려서, 혹은 문제해결과 거리가 먼 정보를 분석하느라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좀 더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을 제안했다. 그게 바로 이 `여섯 색깔 모자` 기법이다.

여섯 색깔 모자 기법의 원리는 간단하다.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생각할 수 없으니, 한번에 한 방향으로 생각하는데 집중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여섯 색깔 모자는 각각 생각하는 관점을 대표한다. 말하자면, 흰색은 객관적인 사실, 빨간색은 사람의 감정, 검정은 신중한 검토, 노란색은 긍정적 관점, 녹색은 창조적 대안, 파란색은 계획과 정리를 뜻한다. 이제 회의에 참가하는 사람은 동시에 모두 똑같은 색깔의 모자를 쓰고 각각의 모자가 대표하는 관점으로 생각하고, 적절한 시기에 모자를 바꿔쓰며 회의를 진행한다.

이 방법의 장점은 초점을 잃지 않고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엉뚱한 의견이나 초점을 잃은 주장에 에 회의가 끊길 일이 없다. 게다가 빨간모자를 썼을 때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허락되기 때문에, 회의도중에 쓸데없는 감정대립으로 논쟁을 벌일 일도 없다.

색깔이 다른 모자를 쓴다는 비유도 적절하다. 보통 회의도중에 감정싸움이나 논쟁을 유발하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당신의 의견은 너무 감정적이군요", 혹은 "너무 부정적인 쪽으로만 생각하시는군요" 같이 상대방의 의견을 규정하면서 시작하곤 한다. 하지만 드 보노씨가 제안한 방법에 따르면 "당신은 지금 빨간모자를 쓰고 있군요", "잠깐 검은 모자를 벗어주시겠습니까?" 같이 돌려말할 수 있게 되고, 감정이 상할 일도 적어진다. 참 좋은 통찰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어딘가 찾아갈 때, 그냥 무작정 나가서 헤메는 것보다 처음에 시간이 좀 들더라도 지도를 구해서 찾아가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빠른 경우가 훨씬 많다. 이 여섯 색깔 모자는 바로 그런 `생각의 지도`를 만드는 직관적인 방법이다. 그런 면에서 꼭 회의뿐 아니라 혼자 생각할 때도 이 방법을 쓰면 괜찮을 거 같다. 여럿이 가든 혼자 가든 `지도`가 필요한 건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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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 - 우리가 아직 몰랐던 사랑의 심리
헬렌 피셔 지음, 정명진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인간이 느끼는 `사랑`이라는 심리를 인류학,생리학적으로 설명한 책. 저자는 정욕,애정,애착이라는 세가지 짝짓기 욕구가 복잡하게 영향을 미쳐 `사랑`이라는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각각의 욕구는 서로 다른 신경화학물질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정욕은 테스토스테론,애정은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세로토닌, 애착은 옥시토신, 바소프레신이라는 식이다. 우리가 사랑에 웃고,울고,행복해하고,괴로워하고, 화내고 즐거워하는 이유는 이런 호르몬이 복잡하게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또 저자는 이런 욕구가 각각의 목적을 가지고 진화했다고 한다. 정욕은 짝짓기 자체를 위해서, 애정은 한 개인에게 관심을 집중해 에너지를 절약하게 하기 위해서, 애착은 적어도 아이 하나를 기를 수 있을 기간만큼 짝과 함께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진화했다. 이런 욕구는 동물에게도 있지만, 인간이 가장 고도로 발달시켰다는 설명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정욕,애정,애착이 복잡하게 얽힌 결과물이라는 저자의 설명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다른 낱말로 표현하자면, 성욕,로맨스,안정감 정도로 부를 수 있을 거 같다.) 우리가 여러가지 감정을 뭉뚱그려 `사랑`이라고 부르고 있긴 하지만, 사람따라 정말 다양하게 `사랑`을 정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정욕을 사랑이라 부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애정을 사랑이라 부를지도 모른다. 또 어떤 사람은 애착이 없으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저자의 관점에 따르면 셋 다 옳다. 거기에는 그냥 용어의 혼란이 있을 뿐이다.

또한 사람들이 사랑에 `미치거나` , `중독되는` 이유는 이런 본능적인 욕구를 발동시키는 천연각성제, 즉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같은 뇌안의 호르몬 때문이라는 얘기도 흥미롭다. 실제로 사랑에 미치거나 중독된 사람은 마약에 중독된 사람과 비슷한 뇌를 가지게 된다고 한다. 참 얄궂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짝짓기를 위해 진화한 것이므로 목표를 달성하면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근거로 결혼후 4년이 지나면 이혼하는 커플이 많다는 사실을 든다. 옛날 인간의 조상이 짝짓기를 하고 자식을 낳아서 그 자식이 자립할 때까지 키우는 시간이 4년 정도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로맨스가 계속되게 만들려면 이렇게 짝짓기를 위해서만 진화한 뇌를 어느정도 `속여야`한다고 말한다. 이런. 진정한 사랑을 위해선 자신을 `속여야`만하는 것인가? 이것 또한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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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느낀 것. 간략서술.

세로토닌이니 도파민이니 이런 호르몬의 이름이라든지, 고대 인류가 어땠느니 하는 인류학적인 설명은 잊어버려도 좋다고 생각한다. 기억 할 것은 인간은 무한한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설명하듯 우리는 호르몬에 영향받고, 환경에 영향받고, 통계적으로 비슷한 행동을 하는 존재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100% 수동적인 존재는 아니다. 적어도 우리는 환경을 어느정도 선택할 수 있는 의지는 있다.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다면 적어도 혼란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똑같은 행동을 해도 충동인지 선택인지의 여지는 있다. 사랑이든 뭐든, 삶에 끌려가지 말고 삶을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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