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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아니고 똥푸 - 제17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ㅣ 초승달문고 41
차영아 지음, 한지선 그림 / 문학동네 / 2017년 2월
평점 :
제목을 보는 순간 "풋"하고 웃음이 터졌다. 뭔가 예상되는 이야기일꺼라는 기대? 아님 변비에 시달리는 아이와 꼭 읽어보면 좋겠다는 설레임 등 마냥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일 꺼라 생각했는데,
첫 장을 여는 순간 무한 공감되는 부끄러움이 나왔다.
누구나 방귀를 참거나 똥을 참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방귀가 "뿡"나오거나 똥을 참지 못해 안절부절 못했던 경험...
어린 탄이는 교실에서 똥을 누는 실례를 했고 친구들이 놀릴까봐 아빠를 돌보는 엄마는 오지 못하는 걸 알기에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을까?
근데 세상에 변기에서 나온 쿵푸아닌 똥푸는 탄이에게는 구세주였다.
순간 권정생선생님의 강아지똥이 생각나기도 하는 대목이다.
똥이 얼마나 유익한 지, 황금변은 몸이 건강하다는 증거인데...
똥하면 지저분하고 더럽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 걸 보면 세상의 때가 많이 묻은 어른인가 보다.
똥푸의 똥 예찬론과 모든 사람은 모든 영웅도 똥을 눈다는 그 간단한 진실은 똥으로 창피했던 탄이의 마음을 잘 어루만져 줄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탄이의 엄마가 필리핀사람이고 고향에 가기 위해 딸기농사가 잘 되어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왠지 뭉클한 기분이...
딸기 농사를 잘 되게 하기 위해 똥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모든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장면은
편식쟁이 아들이 꼭 기억해줬으면 싶기도 했다.

여타 다른 똥을 주제로 한 책들과 비교하면 단순히 골고루 먹고 똥을 잘누는 것으로 끝나는 엔딩이 아니라
영웅스러운 똥푸의 도움으로 딸기농사가 성공적이였고 그로 인해 엄마는 필리핀 고향을 방문한다는 내용이여서
우리가 도움을 주는 방식은 어쩌면 아주 사소한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다른 에피소드도 2가지 더 있다.
편식을 한다면,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부끄러움이 있는 아이라면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