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자를 외국어로 하면 뭐라고 할까?  이미 보통명사에서 고유명사가 되어 버린 Superman일 수도 있고, 나의 전공 언어로 이야기 하자면 超人 chaoren 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굳이 외국어로 다시 확인해 보지 않아도 초능력자라고 하면 자신의 비범한 능력을 희생정신을 발휘하여 대의를 위해 쓰는 사람을 그동안 일컬어왔던 것 같다. 만화가 강풀 역시 그의 만화 '어게인'에서 비범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앞서 위기를 예측하고 막기 위해 노력함을 그렸고, 박민규도 그의 소설 '지구영웅전설'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죽기 싫은 주인공이 슈퍼맨 흉내라도 내려고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묘사하였다. 왜냐하면 초능력자는 한 마디로 '영웅'이므로.  

그런데 이 영화 초능력자의 초능력을 가진 강동원과 고수는 새로운 초능력자의 전형을 창조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원한과 복수심으로 자신의 능력을 쓰는 강동원과 물불 안 가리고 머리를 쓰지 않고 '몸'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또 다른 초능력자 고수. 이들의 모습에서는 예전의 대의 및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영웅적인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을 뿐더러 개인적인 원한 및 복수 역시 워낙 시시하여 어떻게 두 시간이나 영화를 찍었나 싶었다. 차라리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처럼 착하기라도 했으면 좋았을 걸..   

영웅의 개인화 및 정의파의 단조로운 전형을 깨어보겠다는 시도는 좋았으나, 나처럼 지극히 평범하여 초능력자에 대한 선망을 가진 보통 사람들에게 너무나 황당한 초능력자가 등장하여 우리의 이상에 먹칠을 했다는 분노를 일게 했다. 그보다 두 청년을 황당한 캐릭터로 망쳐 놓은 것에 대한 분노가 더 크려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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