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손미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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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마음의 기쁨이만 챙기면 된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하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걸 하면 기쁨이가 기뻐하고 좋아하니까. 내 마음 속 슬픔이와 소심이, 버럭이, 까칠이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아무말이 없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내가 그 언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 꽤 오래전부터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정말 큰일이라고 생각한 순간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되지? 마음을 돌본다는게 어떤 건지. 내 마음의 슬픔이와 소심이 버럭이 까칠이를 일으켜 다시 뛰어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 정말 내가 원하는 대로 마음을 표현하고 뛰어보고 거절해보고 소리질러 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니 까마득한 것 같았다.



4.

내 마음을 내가 어쩔 줄 몰라 쩔쩔매고 있는데, 그 틈을 타서 아이가 같이 종이인형 놀이를 하자고 한다. 종이인형 놀이를 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인형에 옷을 바꿔 입히면서 아이는 놀이 자체에 몰입하면서 즐기고 있었다. 아이는 마음이 내키는 대로 행동하면서 마음과 온전히 소통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서 내 고민의 답을 찾은 듯 했다. 다시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면 되겠구나.



아이를 키우면, 정신이 마음을 조종하면서 '정신승리'하는 더 구체적인 사례가 많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에게 좋은 것, 도움이 되는 것을 주려고 한 건데 아이들이 내켜하지 않을 때가 있다. 학습적인 영역 뿐만이 아니라 분명히 아이도 흥미있어하고 아이가 먼저 배워보고 싶다고 하는 체육 활동이나 예체능 분야에서도 이런 경우는 생긴다. 아무리 재미있는 놀이도 학습, 단계, 테스트 이런 것들과 연결되는 순간 아이들의 마음은 본능적으로 알아채는 것이다. '더 이상 내 마음이 원하는 놀이가 아니구나.'
<어느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를 읽으면서 한 줄 한 줄 내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몰입하면서 읽었다. "나는 그게 행복을 위한 노력인 줄 알았다. 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면서"라는 문장 그대로 내 상황이었다.



132쪽.

결국 어디서 살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인생을 결정하는 건 자기 인생을 대하는 태도다. 행복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이 무엇인지, 자기 삶의 어느 부분에서 욕심과 집착을 덜어내야 할지 아는 것.



243쪽.

마음챙김은 마치 어린아이를 대하듯 자기의식, 생각, 정신, 마음 상태를 다루는 걸 말해요. 예를 들어 '어떤 문제가 있어'라고 했을 때, '걱정하지 마'라고 문을 닫아버리는 게 아니라, 무슨 걱정인지에 관심을 갖는 거죠. 단, 그것이 나쁘다거나 좋다거나 하는 그 어떤 판단도 해선 안 돼요.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도 말아야 해요. 그냥 있는 그대로 품고 바라보고 흘러가길 기다리는 거죠.

일기장을 펼쳐본다.

두 손을 살며시 모아본다.

딱 요만큼, 내 마음에게 딱 요 만큼의 비어있음을 만들어주자.

"lianzhu, 마음의 그릇을 비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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