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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의 교리의 진수
제임스 뷰캐넌 지음 / 지평서원 / 2002년 12월
평점 :
저자가 서론에서 밝히고 있는 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종교적 감상의 위기를 살펴보면 우리 눈으로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불편하게 하고 안절부절 못하게 만드는 엄청난 위기에 우리가 살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는 오늘날 만연해 있는 이성주의와 의식주의의 폐해로 인해 교회는 ‘칭의에 관한 하나님의 위대한 진리’가 바벨론 포로상태에 묶여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고착 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저자가 정의하고 있는 대로, 이성주의란 자연의 빛과 이성적 논쟁을 통해서 구원의 길을 더듬어 찾고자 하는 그릇된 사조를 가리키는데, 이러한 이성주의의 그릇된 확신과 보증은 그리스도의 복음의 지식과 믿음으로 말미암지 않고 하나님의 율법의 요구와 계명에 대한 무식과 불신앙으로부터 야기된 것이다. 두 번째 의식주의란 성례나 성사, 고행의 실천, 비밀 참회 등과 같은 일단의 종교적 고안품을 통해 마음의 평화와 좋은 소망을 갖고자 하는 급진적인 악의 현상들을 가리킨다. 이러한 미신들은 전체 기독교 역사상 시대마다, 또는 국면마다 그 머리를 쳐들고, 하나같이 성경 복음에 계시된 그리스도의 의로만 말미암는 칭의 교리를 대적해왔다. 또한 순진한 사람들의 마음을 혼미케하고 미혹케 함으로써, 단순한 그리스도 복음에 계시된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함을 받는’ 칭의의 진리로부터 떠나, 거짓된 확신 가운데 멸망으로 이끌어갔다. 이러한 역사는 오늘날도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때에 제임스 뷰캐넌의 칭의 교리의 진수라는 책의 편찬은 역사적으로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 저자는 심혈을 기울여서 칭의 교리의 완전한 의미를 반드시 성경에 계시된 대로 주해하고, 그것에 포함되어 있는 위대한 원리들을 설명하며, 이 원리들이 근거하고 있는 성경적 증거들을 인용하고 적용함으로써, 이 완전한 칭의 교리를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사면과 용인을 획득하기 위해 인간들이 고안해낸 여러 다른 방법들과 대조해 보이는 일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양심들이 각성되었으나 아직 완전히 평화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자들에게 즉각적인 사면과 용인의 확실하고 안전한 근거로 인도하고자 함이며, 또한 여전히 의심과 두려움의 죄짐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신자들을 이 위대한 복음적 특권의 본질과 근거들과 증거들로 인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자들로 하여금 복음의 특권들을 누리게 하고, 이 칭의 교리를 통해서 소망 중에 더욱 즐거워하게 하고자 함이다.
우리는 이 책의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저자의 말처럼, 하나님의 율법을 존중함과 하나님의 정의(공의)의 요구와 하나님의 위대하신 이름의 영광에 대한 올바른 인식 없이, 그저 사죄의 자비를 바라보고 기대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의 소망이라는 것은 그 얼마나 불안하며, 그 뻔뻔스러움은 얼마나 치명적인 일이 될 것인지 깊이 통감하게 될 것이다.
칭의 교리의 역사와 주해를 담고 있는 이 책 ‘칭의 교리의 진수’는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어쩌면 거대 산맥을 넘는 대장정에 오르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독자의 수고는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황홀할 것이다. 이에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