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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 양장본
고든 맥도날드 지음, 홍화옥 옮김 / IVP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일반적으로 공적인 많은 활동을 하는 사람이 내면적으로 아주 영적인 사람이며, 성경에 대한 지식을 많이 가진 사람이 하나님과 깊이 있는 사귐과 교제를 가진 사람이라고 고지식하게 믿어 왔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은 결국 우리의 내면세계를 희생하게 하고 외적 세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는 유혹에 쉽게 굴복하도록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우리 자신을 지탱해주는 것이 내면세계의 균형 잡힌 질서가 아니라 어떤 외적인 버팀목이라면, 우리는 피로, 환멸감, 실패감, 패배감 등의 엄습을 견디지 못하고 일순간에 무너져 내릴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렇듯 우리가 외면 세계, 혹은 공적 세계와 내면 세계라고 하는 두개의 아주 다른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줌으로써, 어쩌면 지금까지 전혀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는 ‘내면 세계의 질서’라고 하는 영적 실체를 우리에게 밝히 드러내주고 있다. 사실 그러했다. 우리는 부단히 외면 세계로부터 받는 압력으로 인해 무수한 갈등과 고통을 겪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갈등과 고통을 주변 사람들에게 두루 호소해보지만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던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가! 또 우리 주변에는 크리스찬들이 우울증이나 신경쇠약, 혹은 정신파탄이나 자아붕괴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사례들은 얼마나 많은가! 이것은 바로 외부 압력을 견뎌내기 위한 힘의 원천이 내부에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어쩌면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우리에게 한 개인으로서 성장과 계발을 위한 계획을 세우도록 촉구하고 있다. 우리의 지성도 내면세계의 균형 잡힌 질서를 계발함으로써, 기독교적으로 사고하도록 훈련될 필요가 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삶은 하나의 죽은 종교, 덤덤한 신앙, 효과 없는 전도 등으로 점철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적으로 성장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다운 삶과 행동이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에 터잡게 될 것이다. 이것은 그야말로 내면세계의 아름다움이 흘러넘침으로써 우리의 외면세계를 꽃피우기 때문인 것이다.
이러한 지적 성장의 방법으로 저자는 듣는 훈련과 독서, 그리고 훈련된 공부를 추천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방어적인 공부와 공격적인 공부라는 것을 소개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무척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방어적인 공부는 다가오는 설교나 강연을 대비해서 짧은 시간 몰두해서 하는 공부이고, 공격적인 공부란 훗날에 있을 설교나 강연, 책과 글들을 풍요롭게 해줄 방대한 지식과 통찰력을 모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를 가리킨다. 이러한 방어적이고 공격적인 두 가지 형태의 공부가 저자의 삶을 풍요롭게 했듯이 우리 모두에게도 유익하리라고 본다.
저자는 내면 세계의 영적 차원에 질서를 잡는 것을 가리켜, 영적인 정원을 가꾸는 것으로 묘사했다. 많은 영적인 거인들이 ‘영적 훈련’이라고 부르는 것을, 저자는 정원사가 땅을 갈고 잡초를 뽑아내고 정원을 꾸밀 계획을 세우며 또 씨를 뿌려 물을 주고 비료를 주어, 그 결과로서 잘 가꿔진 정원을 즐기는 것으로 묘사했다. 참으로 탁월한 영적인 통찰력이다. 우리도 이러한 영적인 훈련을 저자의 말처럼 ‘시간이 없으므로’ 바로 시작해야 될 줄로 안다. 이처럼 내면의 영적 세계를 정돈하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오셔서 말씀하실 내적인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될 때, 우리는 소명받은 자로서의 삶을 충실하게 살게 될 것이다. 쫓기지 않고 말이다!
저자는 우리의 신앙 생활이 외부의 어떤 받침대도 필요 없이, 내면세계의 바로 잡힌 질서를 통해 빛나도록 하는데 필요한 영적 훈련의 실제적인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는 고독과 침묵의 추구, 규칙적으로 하나님의 음성듣기, 사색과 명상의 체험, 그리고 예배와 중보로서의 기도 등이 있다. 저자가 설명하고 있는 각각의 항목들을 깊이 있게 음미해볼 때, 우리 내면세계는 휴식과 고요 등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자는 우리 내면 세계의 질서를 새롭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안식일적인 휴식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 크리스찬들이 여가가 아닌 진정한 안식일적인 휴식을 즐길 줄 알게 될 때, 비로소 우리는 규칙적으로 새롭게 되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내면세계의 균형 잡힌 질서가 주는 아름다움을 사모하며, 그 아름다움을 내면에 간직하고픈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