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잠깨어 - 한시로 읽는 다산의 유배일기
정약용 지음, 정민 엮음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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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뛰어넘는위대한 정신의 내면풍경을 만나다『주역』에 감지次上란 말이 있다. 물이 흘러가다가 구덩이를 만나면,
구덩이를 다 채워 넘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면 나올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상처만 남는다.
묵묵히 감내하면서 자신이 구덩이에 빠진 원인을 분석하고 반성하며,
구덩이를 다 채워 흘러 넘칠 때까지 수양하며 기다릴 뿐이다.
다산의 유배 한시는 이렇듯 환난과 역경과 시련 속에 처한 인간이절망과 분노와 좌절을 극복하고 본래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진솔하게 보여준다.
다산의 위대함은 그가 이룩한 놀라운 성취 때문만은 아니다.
그 성취가 이런 절망을 딛고 나온 것이어서 우리는 그에게 더욱 놀라고 경탄한다.
보통은 작은 시련 앞에서도 남 탓하며 세상을 향해 원망과 적의를 품게 마련이다.
좌절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 다만 그때의 내 자세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올해는 다산 선생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다.
위대한 다산도 아름답지만, 인간적인 체취도 아름답다.
그도 우리와 같은 보통의 사람이었구나 하는 안도감을 준다.
나는 그간 다산의 자취를 찾아 여러 해를 길에서 헤맸다.
이제는 무심한 시구 속에서도 그의 내면을 훑고 지나가던이런저런 풍경들이 조금씩 보인다.
머리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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