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위상학 한병철 라이브러리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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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성의 폭력은 부정성이 없는 같은 것의 공간 속에서 발전한다. 부정성의 결여는 긍정적인 것이 걷잡을 수 없이 번성하게 된다. ... ... 그것은 같은 것의 테러다.” p.118
재독 철학자 한병철 교수의 <폭력의 위상학(김영사, 2020)>을 읽었습니다.
<폭력의 위상학>이라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이 책은 폭력의 위상, 즉 자리매김을 통해 폭력의 구조, 역사, 정치, 심리,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일화되는 성과사회의 시스템 폭력까지, 폭력에 관한 철학적 분석을 담은 책입니다.
먼저, 1부 폭력의 거시물리학에서는 주권사회에서 근대의 규율사회로, 다시 오늘날의 성과사회로, 사회의 변천과 더불어 그 양상을 달리하고 있는 폭력의 위상학적 변화 과정을 살피고 있습니다. ,
2부 폭력의 미시물리학에서는 시스템, 권력, 긍정성, 투명성, 미디어 드의 폭력이 가지는 내부화, 심리화 등의 특성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신자유주의사회는 성과지향의 사회입니다. 성과사회는 긍정의 과잉을 불러오고, 개인은 자유롭다고 착각하지만, 긍정의 내면적 폭력에 의해 끝없는 자기착취의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후기근대의 성과주체는 누구에게도 예속되어 있지 않다. ... ... 스스로를 긍정화한다. ... ... 타자에 의한 강제의 자리에 자유를 가장한 자기 강제가 들어선다. ... ... 자기 착취는 ... ... 스스로 불타버릴 때까지 스스로를 착취한다.” pp.20~21
“... ... 긍정성의 폭력은 박탈적인 것이 아니라 포화적이다. 실행이 아니라 소모, 배제가 아니라 충일이 그러한 폭력의 바탕에 있다. 그것은 억압이 아니라 우울로 나타난다.” p.115
“... ... 우리 모두를 호모 사케르로 만드는 것은 ... ... 성과의 추방령이다. ...... 자유롭다고 믿는 성과주체는 스스로 성과위 추방령 속으로 들어가 호모 사케르가 된다.” p.198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는 (신)장유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번아웃될 때까지 착취하고 있습니다. 성과사회의 부품으로... 좀비처럼..
“......죽을 수 있기에는 너무 생생하고 살 수 있기에는 너무 죽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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