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사유의 전선들 - 기억과 이야기, 의식적 파리아의 정치
정창조 지음 / 두번째테제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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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아렌트는 행위라는 활동, 즉 인간의 정치적 활동은노동이나 작업과 달리 서로 다른 복수의 인간들 사이에서 "사물이나물질의 매개도 없이 직접적으로"29)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노동처럼필연적인 자동화의 과정 안에 포섭되지도 않고, 작업처럼 어떤정해진’ 목적을 향해 나아가지도 않은 채로 말이지요. 물론 아렌트도인간들이 사물이나 물질로 구성된 세계 위에서 관계를 맺는다는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행위란 기본적으로 의견을 나누는활동인데, 의견이란 자기에게 나타난 것, 즉 그리스어로 도케이모이dokei moi를 언어화한 것입니다. 그것은 물질적 세계에서 그가처한 시좌/관점perspective에 따라서만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또한아렌트는 행위가 삶의 생물학적 필연성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에나가능하며, 행위 역시 그것이 지속적으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그행위를 물화해 줄 이야기꾼의 작업 활동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즉 노동과 작업이 행위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지 않는다면,
그것은 세계에서 지속적으로 출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기도 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 활동의 독립성을 굳이강조하고자 했던 것은 이 활동이 갖는 다른 활동과의 차이를 더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고, 즉 그것이 갖는 지극히 인간적인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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