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창에 이마를 가져다 댔다. 두 사람의 남자가 이야기를 나누면서 갑판 위에서 이리저리 거닐고 있었고 달빛이 그들의 얼굴 피부를 잿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그들은 마침내 뱃전 난간에 팔꿈치를고였다.
비록 파도는 일지 않았지만 나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나는 드니즈, 프레디, 게이 오를로프 등 우리 모두의 사진들을 한 장씩 한 장씩들여다보았다. 배가 그 여정을 계속해감에 따라 그들은 차츰 현실감을 잃어갔다. 그들은 과연 정말 존재했던 것일까? 아메리카에서 프레 디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에 대하여 사람들이 내게 말해주었던 것이 기억에 되살아난다. 그는 ‘존 길버트의 둘도 없는 친구였다. 그 말은 나에게 어떤 이미지를 환기시켰다. 어떤 별장의 버려진 정원에서 낙엽과 부서진 나뭇가지들로 뒤덮인 테니스코트를 따라 나란히 걸어가고 있는 두 남자의 이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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