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가까운 -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김현우 옮김 / 반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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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제목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은, 소녀가 자신의고행을 끝내기 위해, 바람의 도움을 받으며 가야만 했던 먼 거리를 암시한다. 그녀는 바람을 타고 이동하며 트롤들의 계략을 물리치고, 그녀의 고행이 시작될 무렵 곰으로 변한 왕자의셔츠에 떨어뜨렸던 세 방울의 촛농을 닦아 낸다. 고대 로마에서 사랑의 신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노르웨이에서는 북극곰으로 등장한다는 사실은, 이야기들 또한 이동한다는 점, 그리고연인으로서 프시케의 정체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 준다. 그는 혼란에 빠진 연인이다. 그는 어딘가 다르지만, 감히 설명할 수 없으며 설명되지도 않는다. 그는 전체가 되기 위해 되찾아야만 하는, 잃어버린 무엇이다. 북극곰은 카리스마가 있으며, 낮에는 짐승이었다가 밤에는 사람으로 변한다. 옛날 옛적 북구의 누군가는 이 이야기를 할 때, 그가 여름의 긴 낮 동안 줄곧 짐승이었다가 겨울의 긴 밤에는 대부분 인간으로 지냈다는 점을 분명히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인간과 동물이 결혼하는 구성은 이미 많은 이야기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것이다. 특히 동물 수컷과 인간 여성의 결혼이 대부분이다. 바다여신의 이야기에서도 여성이 개와 결혼하거나, 풀머갈매기, 바다제비, 혹은 인간이 아닌, 곰으로 변신하는 낯선 이와 결혼한다. 1948년 7월 16일, 북부 캐나다 유콘 지역의 화이트호스 근방에서 마리아 존스라는 눈먼 노파가 인류학자 캐서린 매클래런에게 해준 틀링기트족 설화에서도 여성이 곰과 결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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