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지인과 만나 영화 한 편 보았다. 여러 사람들의 대화속에서 오르내리던 영화 밀양. 감독은 무엇을 끄집어내고 싶었던 것인지.
여자가 아닌 나, 어머니가 아닌 나, 누군가에 의해 전도 되지 못한 나, 커다란 상처를 하나님께 치유 받아보지 못한 나, 누군가를 용서해보려고 치열하게 고민해보지 못한 나, 나는 그 여인의 심정을 짐작할 수가 없었다.
용서. 하나님의 용서와 은혜는 저 태양빛 처럼 모두에게 흩 뿌려져 있을지도 모르지만, 상처받은 자 만이 상처 준 자를 용서할 수 있다는 피할 수 없는 그 논리는 아직도 남아있으리니. 고통받는 자에게는 함께 고통받는 어린양이요, 고통을 준 사람에게는 한 없는 용서를 주는 자비로운 하나님. 하지만 예수는 말하지 않았던가. 예배하기 전에 먼저 용서를 빌고 용서를 하고 화해하고 오라고 말이다. 용서의 하나님도 좋고 자비의 하나님도 좋다. 대속의 하나님 좋고 모두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좋다. 하지만 진정 그것으로 다 인가? 이미 아이는 죽어버렸다. 아이를 살리든가 무슨 책임은 져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내가 용서하지 않았는데 누구 맘대로 용서 받았다고 그리 뻔뻔하게 이야기 하고 있느냐 말이다. 진정 용서 받았으면 먼저 용서를 구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젠장. 어지럽고 힘겨운 장면들의 연속.
그나마 우리 신애씨가 죽지 않아 다행이다. 우리 카센터 사장이라도 곁에 있어주어 다행이다. 온갖 치장된 구원의 남발을 잘 몰라도 술맛과 담배맛 아는 사장님 있어서 다행이다. 진정 하나님의 볕이 들어야 할 곳은 누구의 가슴 속 인가?
나! 이 파렴치한의 가슴 속!! 용서 받고 싶다. 하나님이 아닌 사람에게. 내가 상처준 모든 이들에게 용서를 빌고싶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젠 그렇게 살지 않겠습니다. 조금 더 생각하고 고민하고 제 삶을 살겠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세요. 그래야 하나님앞에 회개의 기도를 감사의 예배를 드릴 수 있답니다. 이렇게 당신께 용서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