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서평 《책이 사라진 날》 후기
내가 한솔수북의 '사라진 날' 시리즈 중에서 가장 아끼고 좋아하는 책은 단연 《책이 사라진 날》이다. 이 책을 가장 먼저 접하고 그 기발한 상상력과 묵직한 메시지에 푹 빠진 덕분에, 뒤이어 《꿈이 사라진 날》과 《돈이 사라진 날》까지 연달아 챙겨보게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무시무시한 외계인들이 지구에 쳐들어온다. 그들은 지구인들이 더 이상 지식 정보를 배울 수 없도록 세상의 모든 책을 빼앗아 가버린다. 책이 사라진 세상에서 사람들은 생각하는 힘을 잃고 무기력해지며 결국 외계인의 지배를 받게 된다. 주인공 상진이와 민지가 외계인을 물리칠 방법을 찾아 비밀스러운 책 산으로 몰래 들어가며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진다.
재치 있는 그림과 재미있는 설정들 덕분에 축복이도 책을 읽는 내내 킄킄큭 웃음을 터뜨렸지만, 이 책의 진짜 가치는 다 읽고 난 뒤에 빛을 발했다. 나는 책장을 덮고 축복이와 함께 우리가 왜 매일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하고,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아주 진지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책에서는 외계인이 지구를 지배하려고 책을 빼앗아 갔지?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야. 사람들을 노예처럼 부리기 편하게 하려고, 이른바 '우민화 정책'이라는 걸 쓴단다. 사람들이 스스로 깊게 생각할 시간을 갖지 못하도록, 당장 눈앞에 재미있고 자극적인 인터넷, 메신저, 웃긴 영상들만 계속 제공해서 결국 생각 없는 바보로 만들어 버리는 거야."
내 이야기를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듣던 축복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책을 읽고 지식을 쌓아 똑똑해져야만, 우리를 바보로 만들려는 외계인 같은 존재들을 물리치고 절대 조종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아주 쉽게 이해하는 눈치였다. "책 많이 읽으면 나도 외계인 물리칠 수 있겠네!" 하며 눈을 반짝이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ㅎㅎ.
잔소리 백 번을 하는 것보다,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 한 편으로 아이 스스로 독서와 공부의 진짜 필요성을 깨닫게 해준 것 같아 엄마로서 어찌나 뿌듯하고 좋았는지 모른다. 아이에게 배움과 지식의 강력한 힘을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싶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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