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어린이 출판사에서 나온 요괴 아파트 세 번째 이야기 《요괴 아파트 3 소곤소곤 숲의 요괴》를 읽어봤다. 도미야스 요코의 탄탄한 스토리와 야마무라 고지의 독특한 삽화가 어우러진 책인데 아동 문학 분야에서 신뢰도 높은 고향옥 작가가 번역을 맡아 문장의 호흡이 매끄럽고 안정적이다. ㅎㅎ 자극적이기만 한 공포 괴담이 아니라 서사적인 완성도가 돋보이는 도서다.
이번 편은 소곤소곤 숲이라는 의문의 공간을 배경으로 그곳을 둘러싼 기묘한 소문과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본문 속에서 외눈이 같은 개성 넘치는 요괴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긴장감을 높이는데 단순히 무서운 분위기만 자아내는 게 아니라 인과관계를 짚어볼 수 있는 단서들이 촘촘하다. 20년 전에는 흔적이 없었다거나 수백 년 전의 소문과 오늘날의 사건을 대조하는 대목 등 이야기를 따라가며 이성적으로 추리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개가 인상적이다. ㅋㅋ
야마무라 고지 작가 특유의 정밀한 흑백 펜화 스타일 삽화도 이 책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준다. 숲속의 어두운 음영이나 캐릭터들의 생생한 표정 묘사가 세밀하게 살아 있어서 시각적인 흡인력이 상당하다. 내용의 밀도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지만 장면 연출이 직관적이라 초등 저학년부터 중학년 아이들이 흐름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몰입해서 읽기 딱 좋은 호흡을 가지고 있다.
터무니없는 공포심을 자극하기보다 사건 뒤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 가는 과정이 꽤 짜임새 있게 그려진 웰메이드 판타지 동화다. 이야기 전개가 늘어지지 않고 깔끔하게 떨어져서 지루할 틈이 없고 책을 읽고 난 뒤에 숨은 단서들을 복기하며 대화 나누기에도 유익한 도서라는 생각이 든다. 축복이와 함께 부담 없이 읽으며 서사 중심의 스토리에 집중하기 좋은 책이다.